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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밴쿠버 문학] 헐렁한 것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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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숙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7-07 07:40 조회9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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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숙  려

사)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평안한 것이 좋아진다. 

짧게 생각하고 많이 웃고 싶다.

탓하고 싶지 않고 

자꾸 덕분에, 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젊음은 다 어여쁘다 말하고 싶고

자꾸자꾸 추겨 주고 싶다.


무엇이든지 내가, 내가 으뜸이고 싶어지던

젊은 날엔 시새움도 많아 발돋음 하고 섰었지만 

그래도 때론 성에 차지 않아 날밤도 새우던 그 시절

커가는 죽순처럼 하늘 향해 뻗어만 가든 청 푸른 나무는 이제

가지는 처지고 속은 비어 욕심 없는 고사목이 되고 있나니,


바람이 분다.

고즈녁한 저녁 바람은 마당을 돌아 

옛 얘기처럼 다정하고

아가는 자라 어른이 되는 세월 곁에서

만사 조용히 바라보고 싶다.


비우고 비워보면 가벼워지는 진리 앞에 

하나둘 내려놓으니 이리도 가벼워짐을

몸도 마음도 헐렁해짐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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