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문학] 가을 바다 > LIFE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LIFE

문학 | [밴쿠버 문학] 가을 바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석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10-28 07:49 조회729회 댓글0건

본문

758783364_uq4TjdJC_573112d6c64a5be1d89732ada5f4d19337774324.jpg


김석봉

(사) 한국문인협회밴쿠버지부 회원


 

물안개가 파도를 감싸고 달래고

흐린 구름이 하늘을 따라 길게 늘어선 해안에 

가을을 만나러 간 그날

바다는 사색에 잠겨 있었다 

가을 속으로 몇 걸음 걸었다 

멀리 파도가 밀리며 성큼성큼 바다가 걸어 나왔다 

아직 물기가 흠뻑 한 외투를 접으며 눈인사를 한다

바닷속 정적의 무게 만큼 깊이 맺힌 짙은 눈동자

서로의 눈길이 약속처럼 먼 앞을 향하고

어깨를 곁에 하고

오랜 침묵을 헤치고 

우리는 함께 걸었다

긴 해안의 모래 언덕을 지나

계절을 가르는 바닷새의 행렬을 보며

말로는 할 수 없는 생각을 나누며

많은 말을 아끼며 

느낌으로 알아가며

서로의 가슴을 조용히 보듬었다 

눈물이 흘렀다 

 

한참을 걷고

바다는 따뜻한 웃음을 남기고

다시 파도가 몰려오는 쪽으로

외투를 걸친 훌쩍한 뒷모습을 남기고 

오랜 친구처럼 물안개 속으로 걸어갔다

해변에 나를 남기고 가을 속으로 돌아갔다 

사색에 잠겨 떠난 발자국 따라 길게 하얀 물길이 들어온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LIFE 목록

Total 5,758건 15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