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밴쿠버 문학] 결석(結石)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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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완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11-24 07:46 조회1,023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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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완기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회원
얼마만큼 아파?
근심 가득한 얼굴로 묻는 아내에게
내가 지나는 고통의 시간을 알려준다.
몸을 번쩍 들어서 3층 높이에서 던져진 만큼
옴짝달싹 못하게 뒤주 안에 가두어서
틈 사이로 날카로운 창 끝이 찌르는 만큼
내 몸으로 아기를 낳아본 적 없지만 해산하는 만큼
모르핀이 준 짧은 구원과 안식 사이에
비유로밖에는 설명할 수 밖에 없는
언어의 감옥이 슬프기만 하다
그리고 마침내
내 젊은 시절 강원도 양구 대암산 자락 GOP 철책선 따라
체감온도 영하 30도 칼 바람 추위에
나무 끝에 피어 오른 눈꽃을 만났듯이
너, 5mm의 칼끝 같은 돌과 마주하다
네가 그토록 날카롭게 뾰족한 것은
내가 그토록 모질고도 독한 맘으로
오랜 세월 너를 품어온 까닭일 터…
化石된 나의 과거에
눈물 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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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힘님의 댓글
한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3층 높이에서 떨어진 적도 없고 뒤주에 갇힌 적도 없으면서 더구나 애를 낳아본 적도 없으면서 그만큼 아프다니 독자 역시 그런 경험이 없으니 그 고통의 깊이를 모른 채 그저 빙그레 웃어본다. 많이 아프긴 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