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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밴쿠버 문학] 낙엽과의 조우(遭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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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철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12-07 08:29 조회7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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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철현

사)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낙엽이 일어선다 


다 내어주고 길바닥까지 밀려난 것들이 

헤진 손으로 땅 짚고 일어선다 


더러는 바람에 들려 푸르렀던 그 자리 

기웃거리기도 하지만 


마지막 여정 서둘러 끝내려는 듯 

휘청거리며 저문 강가를 찾는다 

물속 깊은 품에 마른 가슴 눕힌다 


살다보면 우리도 그럴 때가 있다 


무릎 짚고 끙끙 일어나 남은 길 

서두르고 싶을 때가 있다 


한 줌 뼛가루로 뿌려져 

세월 강 깊은 적막 속에 잠들고 싶을 때가 있다 


떠나는 계절의 푸석한 뒷모습과 

껍데기처럼 너덜한 남은 길 


저문 하늘가에서 튼 살 서로 부벼주며 조우(遭遇)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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