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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바이러스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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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3-23 07:34 조회7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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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 양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모든 일이나 물체에 양면이 있듯이 코로나바이러스도 양면을 경험케 한다. 물론 지독한  병균임에 틀림없다.  한없이 답답한 상황이지만 뜻밖에 주어진 시간을 선용할 수 있는 것도 그 다른 면이라 볼 수 있겠다. 경제가 어려움에 부딪혀 많은 사람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있지만 의외로 호황을 누리는 직업들도 있다고 하니…!

    

    처음 몇 달 동안은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어려웠는데 이 기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몰라 새 일과를 만들어가며 익숙해져야 했다. 전 세계인이 같이 겪는 어려움 가운데 2020년 가을, 남편에게 무서운 통증을 동반한 <척추 압박 골절>이라는 질환이 발생했다.  넘어지거나 다친 일이 없는데 골다공증으로 인해 자연 발생했으며 치유 또한 자연적으로 된다고 한다.  노인 간호가 전문직이었던  나에게 가장 가까운 이가 아픈 데는 이야기가 달랐다. 통증 외에도 정서 불안이 겹쳐 왔고 전에는 무심히 지냈던 혈액형 A와 B의 부조화도 늘그막에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여러 달이 지난 뒤에 교인들의 첫 만남인 야외예배에서 모두 깜짝 놀랐다. 단체로 모이면 그중에 키 큰 사람만 찾으면 쉽게 보이던 사람이 얼마나 줄었는지! 지난 여름은 밴쿠버에 온 이래 반 세기가 넘는 동안 처음 경험하는 폭염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냉장고까지 더위를 먹고 일을 멈춰버렸다. 인내심이 한계를 넘어 멀리  바라보이는 씨모어 산을 향해 소리라도 치고 싶었다.  

    

    이러다가는 우울증에라도 걸릴 것 같아 생각 끝에 미루어 두었던 성경 필사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신 구약을 한글로 마친지 2년이 훌쩍 지난 뒤이다. 곧바로 영어로 써 보리라 마음먹었던 것이어서 이 기회에  마태복음 첫 장부터 시작해서 요한계시록 마지막 장까지 마칠 수 있었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바이러스가 가져온 뿌듯한 선물이다. 주님께 감사했다. 지난 가을 3개월 동안에는 다행히  <아름다운 노래 교실>이 열려 지인들을 만나고 형제들도 한자리에 모여 함께 노래 부를 수 있었다. 마스크 쓰고 노래 부르기는 처음 경험하는 일이고, 가면 아닌 가면속의 얼굴들을 알아보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서로 조심하면서 노래를 통해 정신적으로 활기를 조금 되찾을 수 있었고 지도하시는 목사님에게 감사했다. 주님께서 그분의 사역에 동행하시고 축복해 주실 줄 믿는다. 

    

    취미 삼아 우쿨렐레를 배우기 시작한 지 몇 년 되었다. 속해 있는 합주 반인 밴기우(밴쿠버 기타 우쿨렐레)도 바이러스 영향으로 휴강과 개강을 반복하면서 찜통 같은 더위를 무릅쓰고 선생님의 열정으로 영상 촬영도 틈틈이 하여 누구나 볼 수 있는 유 튜브에 선 보이기도 했다. 무료할 뻔했던 이 시기를 취미생활을 통해 자주 만나며 배움을 이어갈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바이러스가 가져온 또 하나의 선물이다. 

    

    어쨌든 행복바이러스는 우리와 늘 함께 하고 코로나바이러스는 하루 속히 물러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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