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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나의 라이브 콘서트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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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재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0-19 07:33 조회4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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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사람들의 함성, 음악에 맞춰 손을 흔들며, 화려한 조명아래 혼신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무대를 바라본다. 객석에서 콘서트를 관람하며, 함께 호흡하고, 공연을 즐기는 관객 중에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한 사람이 있다. 나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신나는 음악에는 발을 동동 뛰기도 하고, 손을 뻗쳐 누르며 박자를 맞추기도 하고, 잔잔한 음악에는 핸드폰의 라이트를 켜서 흔들며 함께 떼 창을 하기도 한다. 

 

    세 달 전의 일이다. 평소 즐겨 듣던 가수, 라우브의 라이브 콘서트 소식을 스포티파이에 뜬 알림 창을 보며 알게 되었다. 자신의 신곡발표를 위해 전미 투어를 돌면서 밴쿠버에도 공연을 한다는 소식이었다. 이 곳 캐나다에선 콘서트가 어떤 분위기 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직접 한 번 가서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아이에게 같이 콘서트 갈 것인지 물어보았다. 평소 이런 장르의 음악을 즐겨 듣는 딸아이도 같이 가겠다고 했다. 바로 티켓 예매 사이트로 들어가 무대 중심은 아니지만 제일 그래도 잘 보일 것 같다는 자리로 예약을 하고, 티켓을 구매했다. 핸드폰에 좌석의 자리번호가 들어간 바코드로 바로 입력이 되었다. 이제 전화나 온라인 티켓 예매 후 프린트 하는 것도 예전 방식이 되었다. 모든 게 모바일 핸드폰에 있는 앱으로 다 해결이 되는 세상이었다. 점점 세상은 편하고, 편리하게 바뀌어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연이 열리는 날,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의 썬더버드 경기장으로 향했다. 공연시간에 늦지 않게 일찍 나섰다. 공연 30분 전부터 벌써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공연장 주변에는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이 멀리서도 보였다. 입장을 하기 전에, 안전요원들의 사전 몸 수색과 가방 검사가 있었다. 핸드폰에 저장된 티켓을 보여주고, 콘서트장 안으로 입장하였다. 중앙에는 좌석이 따로 없고, 서서 공연을 감상하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아직 코로나의 위험이 사라지지 않은 터라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걱정이 되고, 신경이 쓰였다. 내 자리는 무대를 왼쪽 앞쪽에서 바라보는 좌석이었다. 공연은 7시부터였지만 게스트로 나온 가수의 공연이 먼저 진행이 되었고, 본 공연은 8시가 훨씬 넘어서야 시작했다. 드디어 무대의 조명들이 다 꺼지고, 라우브의 라이브 공연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현장에서 듣는 라이브 음향은 더욱 생동감 있고, 사실감 있게 내 귓전으로 다가왔다.  음악과 더불어 라우브가 무대에서 펼치는 퍼포먼스와 노래에 맞춰 바뀌어지는 조명과 무대 배경 화면도 노래에 따라 바뀌었다. 역시 그냥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듣는 음악과는 달리 현장에서 가수가 직접 부르는 노래를 보면서 듣는 감정은 달랐다. 저절로 내 몸이 음악과 리듬에 맞춰 반응을 하고, 즉흥적으로 펼쳐지는 무대와 관객들과 같이 하는 호흡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공연을 하는 가수와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이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가사를 다 외우지는 못하지만, 자주 듣고, 익숙한 멜로디에 함께 흥얼거리고 아는 가사는 따라 부르기도 했다. 공연 중간에 관객 중 한 커플이 나와서 가수와 함께 노래 한 소절을 나누어 부르기도 했다. 잘 부르는 노래는 아니지만 용감하게 열심히 열창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젊은 나이에 여러가지 다양한 악기들을 연주하고, 작곡까지 하는 라우브는 천재 음악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월에는 한국에서의 공연도 잡혀 있다고 들었다. 한국에서도 라우브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고,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고, 모처럼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감성을 한껏 올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젊음의 열기와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한동안 콘서트의 여운이 가시질 않고, 내 귀를 계속 맴도는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내 귀에 꽂은 아이팟에서는 현장에서 들었던 라우브의 음악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나에겐 신선한 하루의 일탈이었고, 삶의 활력소를 가져다준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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