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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인동꽃,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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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0-25 22:27 조회4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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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빈 (시인, 캐나다 한인문학가협회 회원)


1.


인동꽃이 피었네

강원도 내린천 산천에 무성히 피던 꽃들이

머나먼 이국 땅

내 집 안마당에 피었네


어릴 적, 동무들과 앞다투어 꽃 꿀 빨아먹던

아버지, 마른 꽃 한 줌 씩 탕약에 넣으시던


나팔 모양 하양 노랑

인동꽃이 피었네

꽃술 가득 벌떼를 부르며



2. 


삼칠일 나들이로 집 비운 사이

꽃잎들 간데 없고 

조롱조롱 열매들이 가득 맺혀 반기네


단꽃 자리에 

저리 붉고 투명한 알보석들이 맺혔네


정직한 뿌리로 시간을 버티어

검은 땅 끝에서 끌어올린 오, 저 불타는 빨강



꽃만 누릴 줄 알았지 

열매를 기다릴 줄 몰랐던 시절이 있었네


아버지, 

이제는 하양 노랑이 변하여 빨강이 될 때까지

진득이 기다려 볼테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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