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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버킷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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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은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12-28 09:08 조회5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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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세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또 한 해가 저문다.

오늘과 내일이 별반 다를 게 없지만 내일은 새해라 고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신년 계획을 세운다. 그 중에 얼마전부터 들불처럼 유행이 된 버킷 리스트를 공들여 만드는 이들이 많다.


중년에 들어 노후의 여행 계획으로 버킷 리스트를 세우는 것은 아름다운 계획이 맞다. 젊은 사람들이, 그 중에도 혹자들은 세상에 나서 직업을 가져보지 않은 이들도 서둘러 정한 버킷 리스트를 채우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한 단다.


캐나다의 젊은 이들은 고등학교나 대학을 마칠 무렵 전후로, 드넓은 캐나다나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많은 생각과 정보를 찾아보고, 아르바이트 한 돈을 모아 아주 검소한 여행을 떠난다. 그들의 목적은 보고 싶은 세상을 통해 자신의 미래 비전이나 직업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하는 스님들의 구도 수행과도 흡사하다. 여행중에 자신의 비전이나 꿈을 찾아 그 나라에 정착을 하는 경우도 많아 전 세계 구석 구석 의외의 지역에 정착하는 케네디언이 많은 이유 중의 하나다. 귀국해서 여행중에 얻은 영감을 실천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돈을 벌어 그곳으로 찾아 가 정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이는 한국의 50배나 넓은 캐나다를 여행하다가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골에서 농사 일을 했단다. 캐나다는 거의 기계화 영농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넓은 농지 때문에 농기구들의 규모가 엄청나다. 오랜 세월 활용하며 개선을 해서 편리하고 효율적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도시에서 온 학생이 한 큰 농기구를 보고는 좀더 효율적인 생각을 하고는 고심하다가 농장주인에게 제안을 했단다.


농장주인의 생각에도 어설프기는 해도 그의 의견이 옳은데 현실적으로 개선을 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아 함께 연구하기로 하고 그를 후원하기로 했단다. 대학에 가서 그 분야를 공부하고 결국은 해결을 하고 그 분야에 취업을 해 열심히 산다고 했다. 얼마나 신나는 삶이고 의미 있는 여행이었던가 싶다.


1996년 무주 동계 유니버시아드 경기를 준비할 때였다. 유럽 동계스포츠 중계방송 연수까지 다녀온 합동 방송단이 힘들다고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가장 힘든 스키점프 장이 한국 최초로 건설되고 첫 시범 경기를 추석날 생중계를 하기로 했었다. 아무런 경험 없이 생방송까지 한다고 하니 유럽의 큰 스포츠 마피아라는 별칭을 달 정도의 전문 동계 스포츠 방송제작업체에서 직원 한 명을 보내 주었다.


나이는 아주 어려 보이는데 웬만한 방송국 경력직들에게 훈수까지 하는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회사 전용비행기를 타고 전세계 동계스포츠 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그 회사를 목표로 자원봉사부터 유럽 여러 나라를 쫓아다니며 정성을 다 했단다. 아르바이트지만 해외 지원까지 다니게 된 독일 대학생이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그 회사에 취직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덕분에 추석날 시험 생방송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합동방송단이 다시 무주 대회를 하겠다고 해서 성공적으로 해내게 되었다. 성공적인 평창 동계 올림픽의 첫 걸음이 되었고…


이런 문화적 충격을 받은 뒤 10년, “버킷 리스트”라는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한국이 IMF를 단기간에 극복하고 불어온 호황에 해외여행과 버킷 리스트가 유행을 하기 시작했다. 앳된 처자가 힐링 여행이라며 카메라 스탭까지 동반하고 해외의 오지를 찾아 가 며칠 쉬고 오는 경우를 보고 놀라기도 했다.


해외여행이 힘들고, 잃어버린 우리 고조선 역사를 찾는다고 공산권 국가를 다닐 때는 종교 단체 등에 끼어 나가 혼자서 따로 다녀야 했다. 잡히면 피하기 쉽게 작은 카메라 하나만 들고 다니느라 배낭마저 안전지대에 맡겨 두고 다니는 긴 세월을 보냈다. 전 세계 방방곡곡으로 힐링이나 버킷 리스트 여행을 떠나는 젊은 이들이 너무도 행복해 보인다. 한국의 높아진 국격에 고맙고 감사하며 자랑스럽다.


백발이 된 지금도 잃어버린 고조선 역사를 찾아 가 보고 싶은 곳은 많기는 하지만 버킷 리스트는 아직 생각을 해 본적이 없어 어색하다. 하지만 세계적인 전쟁과 경제대란으로 암울한 이 시절에도 연말을 맞아 새해 계획으로 버킷 리스트를 세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가슴 설레는 새해맞이 임에 틀림이 없다. 맛 나는 것 사 먹고 인증샷이나 찍고 오는 여행이 아닌 의미 있는 구도의 여행이라면 얼마나 가슴 벅차고 행 복한 꿈인가. 


좀더 열심히 살다가 꼭 한 곳만 골라 찾아 가서 한 동안 조용히 지나 온 삶을 회상해 보고도 싶기는 하다. 27살에 군대 가기 전에 머물렀던 양산 통도사 취운암이나 여름에도 록키의 만년설을 바라보며 야외 온천을 할 수 있지만 겨울 동안 문 닫는 캠프에 홀로 한 겨울을 지내고 오면 좋겠다.


건강이 허락된다면 고조선으로 추정되는 중동의 백두산 즉 태백산이라 할 카자흐스탄의 4,500 미터가 넘는 단군(탱그리)산에 올라 하느님께 잃어버린 고조선에 대한 힌트 하나라도 귀 뜸 해 주실 때가지 엎드려 빌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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