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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친절과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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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02-08 04:25 조회8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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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옥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작년 2022년 봄 한국 방문 때 예전과 달리 한국 사람들이 아주 친절하여진 것을 느꼈다. 불안하고 어두운 터널 속의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사람들의 마음이 더 푸근하여지고 다정해진 것 같았다. 코로나 팬데믹 전에 거의 매년 한국을 방문하였는데, 그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친절과 배려의 마음이다. 수년 전 일이지만 한국에서 어느 곳을 찾기 위하여 길에서 물어보면 “몰라요”하고 불친절하게 아줌마이건, 젊은이건, 대답하는 모습을 여러 번 경험하였다. 작년 방문에서는 길에서 만난 젊은이가 찾는 곳을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검색하여 친절하게 알려 주어 감동을 하였다. 팬데믹이 시작된 후로 머리 염색을 안 하기로 하여 하얘져 가는 머리카락 할머니의 모습이라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전철을 타면 젊은이들이 간혹 자리를 내 주기도 하는 것이 고마웠다.  

 

  전통시장에 갔을 때 상인 아줌마가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다른 품목을 사려고 하니 그 상품이 있는 가게를 소개해 주었다. 혹시 내가 시장 내에서 길을 잃을까 봐 따라와서 기다리고 안내해 주었다. 쇼핑한 물건들을 맡아 주고, 가지고 다니던 핸드백도 이렇게 메는 것이 좋다며 고쳐 주었다. 고국 사람이 마음의 고향같이 좋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다.

 

  작년 봄 4월 말에는 팬데믹이 시작되어 2년 반이 되었을 때인데,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발표가 있는 때였다.  시장에 가니, 많은 상점이 문을 열지 못하고 극히 일부분만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동안 어려웠던 시간을 보내서, 상인들도 힘들어 보였고, 이제 막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이 느껴졌다. 물건을 구입하며 깎기도 미안하여 거의 부르는 대로 지불하며 사게 되었다.  비싸게 사는 것을 알 때도 있었지만, 그러면 상인이 득이 되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중학교 동창 친구와 만나 점심 식사하다가 듣게 된 이야기가 있다. 친구 남편이 근무하는 곳에서 매일 아침 출근할 때 직원들에게 회사 내에서 마스크를 1개씩 착용하라고 회사 사무실 입구에 쌓아 놓는다고 한다. 회사 사람들이 모두 단 1개씩만 가져가고 절대로 많이씩 가져가는 사람들이 없다고 했다. 누가 보든 안 보든 정직하게 1개씩만 가지고 간다며 이제 한국인의 수준이 높아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예전보다 생활이 경제적으로 윤택해지고 풍요로워져서 문화 수준이 높아져 가고, 타인에 대하여 돌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친절해지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팬데믹의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지내며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공감하며 서로에게 친절하고 정직해질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상대방의 형편과 처지를 이해하여 배려해 주는 일은 참으로 보배롭다. 필자의 경험으로 배려받지 못하여 섭섭한 마음을 겪게 된 잊을 수 없는 일이 있다. 진정 부담이 되어 원하지 않는 일을 강요하는 것은 배려가 아니다. 모임에서 중대한 일을 결정할 때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존중하여 동의를 구하며 결정하는 것도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하는 모습이라고 본다. 사랑은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는데, 배려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은 무례하게 행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곳 캐나다로 이민을 와서 캐나다인들과 한국인들을 비교할 때 많은 사람이 한국인들은 불친절하고 무뚝뚝하다는 인상을 받는 것 같다. 자기에게 이득이 없을 때도 친절하게 시간을 내서 도와주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고, ‘시간은 생명이다’라고 한다. 시간은 소중하고, 생명같이 귀한 것이기에 소중하게 시간을 사용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서 남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 것은 생명을 나누어 주는 일이요, 친절과 배려는 아름답고 고귀한 일이다. 상대방의 형편과 처지를 이해하며 서로 친절하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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