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 (시인, 캐나다 한인문학가협회 회원)

윤나는 검은 머리칼 사이로

별빛이 아른거리는 눈망울

탱글탱글한 살구빛 볼

양팔 양발 휘휘저어

세상을 지휘하는

천사가 나타났다

너의 프로필 사진에

낯이 익은 듯 함박함박 웃더니

어느 날은 성큼성큼 걷더니

어느 날은 한뼘 장단지로 숲길을 달리더니

어느 날은 두둥치 두둥치 춤을 추는

너의 프로필 사진에는

아낌없이 주는 큰 나무가 된

외할머니 품에서

대한의 남아는 숨만 쉬어도 자라나며

너의 꿈이 되었구나

너의 사랑은 그에게

행복한  봄날의 햇살

안락하게 온 몸을 감싸는 바람

두려움을 지우는 촉촉한  단비...

우리가 서로 마주하여

다 마치지 못한 꿈 이야기가

녹슬어 가는 동안

시시때때로 바뀌는 사진처럼

시간 시간 사이로 세월이

그렇게 고이지 않고

푸른 강물처럼 흐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