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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전재민리포트] 줄리아 헤븐 김의 [썸 타는 여자] 수필집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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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재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09-19 13:08 조회3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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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4288453_8ynO6xFw_508cfbfd9d55e7ef8d45c06bae2cfa73503f7f5b.jpg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행사에 갔다가 만난 줄리아 헤븐 김님의 수필집 썸 타는 여자를 소개한다.

사실 제목이 썸 타는 여자 그런데 적지 않은 나이에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녀가 발표하면서 일부 낭독을 했기에 대충 감을 잡긴 했지만 책을 펼쳐 들고 나서야 썸 타는 여자를 다시 읽었다.


역시 소제목마다 성경구절로 수필을 마무리 한다.


먼저 줄리아 헤븐 김은 이름만 들으면 2세쯤 되어 보이기도 하고 머리 색이나 사진에 비친 그녀의 모습이 외국인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두 아들을 캐나다에서 길러낸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어머니와 비슷한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다.


그 녀의 수필엔 둘 째 아들과의 에피소드가 정말 많이 나온다. 자상한 엄마와 자상하고 재잘재잘 딸이 없는 집에 딸 같은 아들이 수필에 많이 등장한다. 어릴 때는 자신이 좋아 하는 음식과 왜 좋아 하는지를 분명하게 밝힐 줄도 알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를 사랑하는 일찍 사춘기를 맞이한 아들과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아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엄마의 모습을 마치 옆에서 훔쳐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제임스가 우네...” 고맙게도 그 말을 들은 울 아들놈의 그녀는 나를 앞서서 아들에게로 향했다. 녀석의 손을 꼬옥 잡아주며 “다음엔 누나랑 둘만 데이트하자” “하버에도 놀러 가자” “영화 보러 가자...”라며 달래 주는 그녀.


그 모습에서 나의 첫 사랑을 떠올렸다.나도 국민학교 4학년 때 담임이던 하oo선생님을 짝사랑했다. 시골아이들과 엄마들의 햇빛에 그을린 모습만 보다가 하얀 살결에 하얀 셔츠를 즐겨 입던 젊은 선생님은 시골 아이의 눈을 홀리고 마음을 훔치기엔 충분했다.분명 이성적인 사랑이지만 이성적 육체적인 반응이 아닌 순수한 마음에 사랑이었다. 그렇다고 뭘 시도하거나 해본 것은 없다. 그냥 좋아 했다는 표현이 맞을는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남자 선생님과 말하거나 다른 남자 학생들에 잘 해주는 것조차 시기하고 질투한 것은 맞다. 제임스도 그런 사랑을 한 것은 아닐까 짐작이 된다.


그리고 어머니의 뇌출혈과 아버지의 사망이다.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한국에서의 생활과 캐나다에 있는 아들 둘을 돌보기 위해 오가던 마음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었을 시기의 수필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는다. 그럼에도 혈육의 죽음 앞에 슬퍼하지 않을 사람은 드물다. 나 또한 아버지의 죽음과 삼베로 된 상복을 입고 대나무 지팡이를 집고 상주로써 곡을 하던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한다.어머니가 돌아 가셨을 때는 장례식에 가지도 못하고 아니 그 후에 한국을 가질 못했다.

보통은 딸은 아버지를 더 사랑하는데 엄마의 코걸이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필자의 모습과 엄마와의 한국과 캐나다 생활의 수필은 나의 뒷모습을 거울을 통해 돌아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줄리아 헤븐 그 녀는 어릴적에 공주처럼 자랐다. 오빠만 3명있고 고명딸로 막내딸로 원하는 옷과 빨간 구두와 피겨 스케이트를 가지고 피아노도 가질 수 있었던 여유로운 집에서 자라고 공주처럼 자란 모습이 그려 졌다. 나도 가난한 집이었지만 부모님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원하는 것을 받아 본 적보다는 가지고 싶은 운동화를 못가지고 검정고무신으로 모래성을 쌓던 나의 어린 시절이 많이 비교 되기도 했다. 조기 살을 밥에 올려 먹는 모습은 어쩌다 제사때나 되어야 조기 한마리가 올라온 상에서 눈치를 보면서 한 점 먹을 수 있었던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기도 했다.


빅토리아에서 그러서리를 하면서 에피소드들.

캐나다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하던 비지니스가 그로서리 비지니스였다. 지금은 대부분 문을 닫았는데 큰 대형마트들이 잠식해서 이다. 코스코나 수퍼스토아,세이브 온 푸드,월마트등이 작은 그로서리의 입지를 다 없애 버렸다.조금이라도 싼 대형마켓으로 사람들이 쇼핑을 하다 보니 많은 그로서리가 문을 닫게 되고 약국 체인조차도 대형그로서리화 되면서 대부분 사라지게 되었다.

사실 그로서리는 이윤이 낮고 시간이 길어도 한인들이 언어장애등에도 불구하고 몸으로 오랜 시간 일하면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사업이었기때문에 많이들 했던 업종 중에 하나다. 물론 코인라운더리등도 한인이 많이 하는 업종중에 하나다. 그런데 필자는 그로서리를 하면서 손님들과의 관계와 한인 유학생의 관계 등을 통해 작은 일도 마음 씀이 틀린 일화를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힘을 가진 것처럼 작품에는 보인다.


빅토리아를 떠나 밴쿠버로 이사를 하고 시온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면서의 이야기와 이웃과의 이야기 그리고 암인줄 알고 놀랐던 이야기들은 우리가 살아 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겪고 겪어야할 이야기 들이다. 캐나다에 이민을 오거나, 아이들의 유학을 위해 캐나다에 오려는 사람들에겐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글들이 많다. 생활 속에 모든 에피소드를 긍정적으로 풀어 가는 필자의 말속에는 이웃의 자상한 언니같고 이웃같고 아이들 엄마들의 수다 같기도 한 모든 면이 있다.


고담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아들에게 받은 생일 깜짝파티가 마음에 오래 오래 남았을 필자의 생일이 다가 온다. 장미꽃을 받아 들고 기뻐하는 필자와 행복한 스테이크가 먹는 사람의 입이 행복한 것이 아닌 행복하게 죽은 소라는 아들의 말은 분명 일리가 있다. 같은 소고기 스테이크라고 해도 고 통속에 죽어 간 소고기는 질기고 맛이 없다. 스페인에서 돼지 축제를 할 때나 몽고에서 양고기를 얻기 위해 양을 잡을 때도 그들은 최대한 고통이 없게 죽어 가는 양이나 돼지가 되게 노력하는데 몽고의 양은 심장을 움켜쥐고 죽는 줄도 모르게 죽게 아주 편안한 죽음을 만들어 준다. 스페인의 돼지를 살 처분 할 때도 전기 충격으로 단 번에 죽음에 이르게 한다.


매사 감사하는 마음과 남을 위하는 마음 봉사하는 마음을 엿볼수 있는 수필집이었다.물론 여유로움이 묻어 나기도 했다. 삶에 찌들어 힘겹게 살아 가는 모습보다는 하느님에 감사하는 삶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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