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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밴쿠버문학] 말도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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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숙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11-20 10:32 조회2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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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숙려

사)한국문인협회밴쿠버지부회원

 


말도 자란다

천둥번개를 안고 비속에서도 무럭무럭 자란다. 


이래저래 커가는 말이 있다

귓속말이 어느덧 산이 되어 풀도 함께 자란다 


어여쁜 말들로 세상을 바꾸어야 할 이유 있으나

밤 말도 낮말도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올라

하늘을 찌르고

자박자박 내 뒤를 따르는 말들의 유희 


격정에 겨운 이 가을을 무야유야 지나버리면

내 눈 내리는 겨울을 맞을 때

그 쓸쓸한 공허를 어찌 견디랴 


마음 문 열어놓고 후야후야 날려 보내리

오동잎 이파리에 흘러가는 물 떠서

씻고 씻고 또 씻어 흘러보내리 


잠을 설치는 날엔

만 가지 나무를 키우다 일어나 서재로 간다

뒤척거리다 주운 싯귀 한 수

귀하고 귀한 한 수를 건지고 보면

아름다운 세계가 열리고

열정적인 내가 시인임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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