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람깃 당겨 > 문학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문학

문학 | [기고] 바람깃 당겨

페이지 정보

작성자 천세익기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7-20 11:58 조회414회 댓글0건

본문


뒷 뜰 사과나무에 바람이 나부낀다 / 내 마음도 바람 따라 불어간다/   
먹고자 하는 과일을 수확하기보다 능금꽃을 보고자 심어 놓은 사과 나무이다/
짧은 봄날 그렇게 화사하게 / 나를 보고 웃어주던 그 꽃은 / 지금쯤 어디에서 그 꽃잎 날리는지 
소식도 없는데/ 다람쥐 한쌍 사과알을 따 먹고자/ 나뭇가지에서 곡예를 한다 / 멀지않아 북극에 
찬바람이 불어오면 / 그 바람깃 당겨 /바람꽃은 하늘을 날다가 / 겨울 매화 동백꽃 알버타의 
들장미로 피어나리라 / 이름도 모르는 그 여인이 좋아하던  꽃으로 피어나 / 내년봄 할미꽃과 
진달래 꽃으로 웃어주리라.

명상에 잠긴 이밤 / 7500종류의 사과 나무 / 그 사과 나무 75년을 살아가면서 생산하는 사과의 
수확량은 얼마이며 /그 사과 나무의 효능은 인류에게 무한의 건강을 주건만 / 사과에 대한 
감사함을 모르며 오늘도 사과를 입에 물고 / 바람깃 당긴다.

생존의 뒤 안길에서 / 네 탓 내 탓 내 잘낮다 네 잘낮다 핏대 올려도 / 개다짝이 남의 땅을 내 
땅이라 도둑 고양이로 날 뛰어도 / 희생 없는 애국자들/ 목에 힘을 주고 왕초라 해도/ 그 품에서
희희 낙낙 즐거움 찾는 칼자루 /폭염과 가믐은 이내 심장 울리고 울려도 / 잡힐듯 열릴듯 한 먼 
마음 / 파도소리에 울고있는 동구밖의 개짓는 소 리/ 저녁연기 합장을 하니 / 초가삼간 호롱불에 
눈물이 고이는구나 / 분명 갈 길이 있고 가야할 길이  있건만 / 갈 길도 가야 할 목적 의식도 없는 
허무는 /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흘러갈까 / 회억의  바람소리여.

바람깃을 당기면  /소식 없듯  두견새의 울음소리 들릴까 / 아지랭이 꽃으로 피어나는/.
모자익한 해이 덩쿨의 외로움/ 한 생애 안고가는 업보를 /자랑으로 생각하는 낭인의 발길에 
휘파람 소리 슬프다 / 로키산에 흰 눈이 쌓이면/ 사슴 떼들 먹이를 잃고 / 먹이 찾는 꿈 하나/
꿈 하나 먹으며 태평양에서 파도로 울었지 / 울다가 지친 파도소리/ 바람 속으로 빗물 속으로 
대양을 덮을 때/ 나는 동해 바다 남서해 항구에서 / 신라 백제 고구려를 보면서/선화 공주를 
그리며/ 댓잎 속에서 바람깃 당기며 바람이 되어 울고 또 울었다네

사랑도 그리움도 왔다가 가는 저 햇살 / 내 생존의 넋 / 청자빛 노을과 향나무의 향기로 찾아가는 
이 목 마름의 허상  /그 순애의 꽃 / 낭인의 목줄을 감으니/ 봄 날만 간직했던 그 빛깔 / 종말의 
문턱에서 / 절실히 불타는 반딧불 반짝반짝 /서풍은 소식  없이 타고 있는데 / 내 가슴에 응고된 
실 핏줄 / 잊어야하는 이승의 遺影들 / 절실한 생존의 허무와 고난을 / 장대비로 쏟아지는 그 비애의 
오솔길 / 어디에서 안식을 찾을까 / 바람깃은 당겨도 당겨도 당길 길이 없는데.

 

민초  이유식 시인 (캘거리)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문학 목록

Total 569건 11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