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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한힘세설] 논어강독(論語講讀) 9.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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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4-11-03 15:32 조회2,0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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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궁이 인(仁)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가 말씀하셨다.

“집 문을 나가서는 큰 손님을 대하듯이 하고, 백성을 부릴 때에는 큰 제사를 받드는 듯이 하며, 자기가 바라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人) 이렇게 하면 나라에서도 원망하는 이가 없고, 집안에서도 원망하는 이가 없을 것이다.”
중궁이 말하였다. “제가 비록 총명하지는 못하오나, 이 말씀을 명심하고 실천하겠습니다.” 논어 제12편 안연 2

공자께서는 자신의 중심사상이 되는 인에 관하여 특히 이 12편에서 여러 가지로 풀이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전체를 말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고 듣는 사람에 따라서 근기(根氣)를 좇아 다양하게 말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이라는 말만 가지고 인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중궁은 그래서 공자께 물은 것입니다. 인이 무엇입니까? 바로 앞장에서는 같은 질문에 인은 극기복례(克己復禮-자기를 이기고 예로 돌아간다)라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자기를 이긴다는 것은 자신 안에 있는 욕망을 이기고 인을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그릇과 같은 예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는 실천적인 덕목으로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하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인(仁)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의 기본 정신은 나와 남이 같다는 데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남도 좋아하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라면 남도 당연히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내가 나를 손으로 꼬집어보면 아픕니다. 약하게 꼬집으면 조금 아프고, 세게 꼬집으면 많이 아픕니다. 그러므로 내가 남을 꼬집을 때도 나는 아프지 않지만 상대는 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플 것이라는 동감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이 말씀의 저변에 깔려 있습니다. 이런 마음을 갖고 이와 같이 실천하지 못하면 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이 말씀과 비교되는 아주 중요한 말씀이 마태복음 7장 12절에 있습니다.“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공동번역>
“So in everything, do to others what you would have them do to you, for this sums up the Law and the Prophets." NIV
    
논어에서는 네가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신약성경에서는 네가 원하는 일을 남에게 그대로 해주라고 하였습니다. 두 말이 나온 시기는 약 500년의 간극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 무엇을 하지 말라는 시대가 있고, 무엇 무엇을 하라는 시대가 있습니다. 하지 말라는 시대에는 하지 않으면 됩니다. 처세가 단순합니다. 하라는 시대에는 무엇을 하지 않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실천해야 합니다.

불교의 오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불살생不殺生, 불투도不偸盜, 불망언不妄言, 불사음不邪淫, 불음주不飮酒. 여기서 네 가지가 십계에 나오는 계명과 일치합니다.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말라-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남의 것을 훔치지 말라, 망년된 말을 하지 말라-거짓말을 하지 마라, 음행을 하지 말라-간음하지 말라.

오계와 십계에서는 공통적으로 무엇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 말라는 대상은 모두가 그것을 했을 때 남에게 손해를 끼치고 남을 괴롭히는 일입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내가 그와 똑같이 당했다면 용납할 수 없는 고통스런 손해를 보는 일들입니다. 아무도 죽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내가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남도 죽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내가 가진 물건이나 아내를 남에게 빼앗기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거짓말은 나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속이는 것입니다. 내가 속아서 그로 인해 피해를 보고자 하는 사람은 또한 없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고 싫어하는 일이라면 남에게도 하지 말라는 단순명쾌한 명령입니다. 그렇다면 논어의 말씀과 불교의 오계와 기독교의 십계는 소위 말해서 ‘~하지 마라’의 시대에 속하는 말씀들입니다.

오늘날 저희가 생각할 때 이 말씀들은 적극적인 실천 강령으로 ‘~하라’는 말씀과 결합될 때 완성된다고 봅니다. 하지 말라고 했으니 사람을 죽이지도 않고, 훔치지도 않으며 남의 아내를 탐내지도 않으며 거짓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그런 사람의 일생은 성공적입니까? 삶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논어 12편 22장에서 공자께서는 제자 번지가 ‘인이란 무엇입니까?’하고 다시 묻는 질문에 간단명료하게 ‘애인(愛人-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인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인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사랑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인이니 사랑이니 하는 말을 너무 흔하게 말하면서도 막상 인이 무엇이고 사랑이 무엇입니까 하고 질문을 받으면 머뭇거리게 됩니다.

인과 사랑은 ‘내가 원하지 않는 것,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으며,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입니다.’ 이 이상의 부언(附言)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심현섭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5:25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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