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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전재민의 밴쿠버사는 이야기>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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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재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7-26 15:45 조회481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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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                        전재민  시인/수필가

 

 

 식구란 같이 밥을 먹는 가족을 말한다.

산골에 아침은 바쁘다. 아침식사를 늦어도 7시엔 하는 우리 집에선

엄마는 새벽 5시면 밥을 하기 시작하셨다.

 재래식 부엌 돌을 쌓아 만들고 흙을 바른 부엌에 걸리 가마솥 3.

가마솥에 밥을 하는건 정말 고난도의 기술을 요한다.불조절을 잘해야 한다는얘기다. 밥물이 끓을때까지 불을 피우다 끓으면 아주 약하게 뜸을 들여야  하는데 이과정에서 대부분 밥을 태우게 된다.

물론 태워도 노릇노릇하게 태우면 아주 맛있는 누룽지가 만들어 지지만 쌀조차 귀하던 시절이니 누룽지보단 밥이 필요했다. 고봉으로 밥을 푸려면 거기에 맞게 쌀을 씻어 앉혀야 하는데 누룽지가 많이 누르면 엄마는 누룽지를 끓여 부엌 부뚜막에서 홀로 앉아 김치 몇조각으로 한끼를 때우곤 하셨다.

 

 엄마가 밥하는 그시간 아버지는 들에 나가 논물을  보고 소꼴을 베어 오신다.

 보통은 논둑을 깍아서 그걸 소먹이로 가져 오시지만 언제부턴가 논에 농약을 많이 치기 시작하면서 소꼴을 베러 산으로 가셨다. 때론 아주 멀리 홍골까지 가셔서 소꼴사이에 머무며 다래를 몇개씩 담아 오셨는데 지금이야 과일이 흔하다고 하지만 당시엔 서리나 하지 않으면 과일 맛보기도 힘들던 시절. 머루 다래는평생을 잊혀지지 않는 과일 맛이 되었다.

물론 당시에도 흔하게 먹는 과일이 있었으니 뒤담에 심은 앵두나무에서 열린 앵두와 동네에 아주 흔하던 살구와 자두.

이민와서 가장 마음 놓고 마음대로 먹고 싶은 것이 자두와 살구였다.

어릴적 먹어보지도 못한 망고와 드레곤 과일등 다른  과일이 넘쳐나는데도 추억때문인지는 몰라도 살구와 자두가 아주 많이 먹고 싶었는데 파운드로 달아서 파는건 아무래도 비싼 느낌이 든다. 그리고 사실 비싸기도 하다.

 

 4 가족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데 지금은 가족이 함께 밥을 먹은게 언제인지 기억을 더듬어야 한다. 아들은 아들대로 딸은 딸대로 나대로 출근하고 퇴근할때까지 별개이고 몬론 저녁식사도 다들 알아서 챙겨 먹을 때가 많다.

 아버지와 함께 식사하던 그시절엔 아버지가 새벽에 나가서 집에 돌아 오실때까지 우리는 밥숟가락도 들지 못하고 기다렸다.

함께 식사를 하기위해. 아버지가 수저를 들면 하함께 밥을 같이 먹고

 가족이란게 함께 밥을 먹으면서 서로의 가족애를 키워나가는게 아닐까?

그리고 식사자리에서 장유유서니 하는 여러가지 예절도 배우는게 아닐까? 맛있는게 있으면 아버지 먼저 드리고 아버지 밥을 먼저 푼다는건 아주 기본적 가족 질서가 아닐까한다.

물론 세상은 바뀌었다. 아버지가 가시를 아이들한테 안먹이려고 생선머리가 좋다고 하시면서 생선머리를 맛있게 빨던 그모습이 말없는 사랑이었다는걸 아주 나중에 나또한 그리 겪게 되면서 부터였다. 해서 생선머리를 맛없다고 안먹는다. 아버지처럼 필요가 없는게 지금은 아이들이 이제 성인이라서 그렇게 아빠도 싫어 한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아버지의 회갑은 거창할 수가 없었다. 큰 아들이 아직 어리다 보니 그냥 동네사람들 불러서 아침식사를 함께 하는 거였는데 좁은집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와서 아버지의 회갑을 축하해 주었다. 그사람들이 먹을게 없어서 온게 아니지만 당시엔 좁은 집에 마당에 멍석까지 깔고 상을 보는 일은 특히 어머니가 힘들게 아버지 회갑음식을 준비하는게 아주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호텔이나 식당에서 회갑연등을 치른다. 돈만 내면 알아서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5:25 LIF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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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Richmond님의 댓글

Richmon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주는 음식과 조그만 성의로 선물을 하면 그렇게 멋진 기념일이 된다.
그래도 아버지의 그 회갑연에 모인 동네사람들이 기억나는건 그분들이 이미 세상을 등지고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린 어느 순간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놓치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캐나다 밴쿠버에서 변해가는 세상을 느끼며 향수 한줌을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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