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전재민의 밴쿠버 사는 이야기>가을 햇살 좋은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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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재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9-10 15:36 조회44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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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겨울같던 날씨가 오늘은 푸른 하늘을 보이고 아직 끝내지 못한 연인들의 데이트 같이 따사로움을 즐기는 날입니다. 일요일 일찍부터 출근하는 딸 데려다 주면서 쇼핑을 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 오지 못하고 강변을 거닐면서 사진작가처럼 사진을 찍고 또 찍고... 아무도 방해 하지 않는 공간처럼 아무도 없는 트레일에서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보낸 오전. 때때로 날씨가 흐렸다 개었다를 반복하고 도시라는 것을 일깨워 주듯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도 들리고 물흐르는 소리보다 더 큰 정신이상질환자같은 자의 울부짖음도 들으며 눈에 보이는 가을을 카메라에 담으려다 내가 가을로 간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고 잘익어 달콤하기 이를데 없는 복분자로 허기를 달래면서 나 홀로 아담과 이브가 살던 그때로 돌아간듯 즐기던 산책길. 혼자여서 외롭지만 혼자여서 느낄 수 있는 맛을 느끼며 오릇이 나만을 위한 시간이 얼마 만이었던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저 1키로도 안되는 거리엔 복잡한 생활속에 내가 다니던 길 딸이 다니던 학교 뒤편길에 거울에 비친 구름처럼 난 이미 구름을 타고 잠시 떠난 신선같은 시간을 보낸건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면서 다리에 비친 그림자처럼 우리의 삶에도 늘 그림자가 따라 붙어 때론 나를 바라보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가을 어느날
전재민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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