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한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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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2-16 09:11 조회33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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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존재의 모든 것을 버리고
순수한 나 자신으로 돌아 올 때
지금도 나의 일부는 그대가 만든 수문 뒤에서
다급하게 물살을 흔들며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그대가 문을 열어 드리지 않아
문 밖에서 출렁거리며 울고 있다.
갈대가 바람을 타고 몸을 흔들며
길을 물었을 때 나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풍운의 역사가 나에게 다가오면
나는 혼신을 다해 그대들을 도우며 드넓은 바다를 향해 갔다.
산 너머 아침 햇살 내 몸을 비추면
밥내 속삭이던 물결 붉게 빛을 내며
티 없이 맑은 웃음과 기쁨을
산과 들에 선사하고 순리대로 드넓은 바다를 향해 흘러갔다.
내 영혼의 공허한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그대의 관념과 꿈은 어느 곳에 있을까..
나의 겨레여, 나의 동포여.
그동안 잠재된 불만이 이따금 뜬금없이 거세게 밀려와
나를 흔들어 놓는 혼란의 세월을 떨쳐 버려야 하지 않느냐.
내가 그 답을 풀 수 있는 해답을 쉽게 알려주듯이
그저 때에 맞춰 넘치는 물을 바다로 흘려버리듯이
너도 흘려버리면 되지 않느냐.
내 본능의 모든 선함과 악함이
번쩍거리며 천둥치는 비바람에 있어도
오히려 나를 풍요롭게 만들듯이
민족의 모든 세월이 소망으로 흘러갔다.
그대 안에 있는 온갖 증오와 질시를 내 몸에 쏟아 놓아라.
나는 흘러가며 쉽게 잊고 되돌아가지 않았다.
이제 겨레의 정기와 지혜로 가득한 화려한 역사 속에
푸른 기상이 나의 푸른 물살과 함께, 그대와 함께 있으리.
송요상 /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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