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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오석중의 살아가는 이야기] 말에 대한 관찰 (돌아간다는 말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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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5-11 12:23 조회8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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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간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그들은 어떤 답변을 할까? 다 다를 것이다. 말은 자기가 처해있는 상황이나 관심사에 민감하다. 친한 사람이 타계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당연히 죽음을 의미하는 말로 '돌아간다'를 떠올릴 것이다.

 

사업이 중요한 회사의 경영인은 운영과 같은 의미로 '돌아간다'를 생각할 것이고 내가 집을 떠나있다면 나는 집으로 귀가한다는 뜻으로 '돌아간다'를 받아들일 것이다. 이처럼 돌아간다는 말은 상당히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1. 물체가 일정한 축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면서 움직여 가다.

 

바퀴가 돌아가다.바람개비가 돌아가다. 스프링클러가 원을 그리면서 돌아가다. 풍차가 돌아가다. 물레방아가 빙글빙글 돌아간다. 선풍기를 세게 돌아가게 해라.

 

-어린아이 장난감의 하나로 굴렁쇠가 있다. 쇠붙이나 대나무 따위로 만든 둥근 테로서, 굴렁대로 굴리며 논다. 88올림픽 개회식에서 굴렁쇠 굴리기를 연출했다.

 

둥근 바퀴의 어원으로 쇠는 수레와 동어원이다. 세월의 수레바퀴라는 말도 있듯 수레바퀴(곡륜[轂輪])는 세월을 상징한다. 불교에서는 교법의 수레바퀴를 굴려 중생의 모든 번뇌를 굴복시키므로 비유하여 법륜이라고 하였다. 초기 불교의 교단에서는 부처의 설법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으나, 중국에서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분류하는 교상판석(敎相判釋:경전을 내용·시기 등에 따라 분류함.)에 많이 붙여 사용하였다

 

2. 일이나 형편이 어떤 상태로 진행되어 가다.

 

일이 너무 바쁘게 돌아가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알아야지. 형편만 잘 돌아가면 내가 좀 도와줄 텐데. 일이 묘하게 돌아가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냐?

 

회사 돌아가는 꼴이 말이 아니다. 이야기 돌아가는 것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생겼다.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양상이 돌아가고 있어 긴장된다. 수레바퀴가 빨리 혹은 천천히 돌아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레바퀴 같은 인생이라는 생각에서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간 것이 아니다.

 

3. 어떤 것이 차례로 전달되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술잔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돌아가면서 점심을 산다. 돌아가며 자기 생각을 말하기로 하자.

 

 

4. 차례대로 순번을 옮겨 가다.

 

우리는 돌아가면서 점심을 산다. 돌아가며 자기 생각을 말하기로 하자.

 

 

5.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다.

 

기계가 잘 돌아간다. 그는 영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 팀은 다른 팀보다 잘 돌아간다. 컴퓨터가 구형이라 잘 안 돌아간다. 그 아이는 자장면만 보면 눈깔이 돌아간다. 회사가 결국 부도를 맞아 공장이 안 돌아가고 있다.

 

 

6. 돈이나 물건 따위의 유통이 원활하다.

 

요즘은 자금이 잘 돌아간다. 원자재가 잘 돌아가지 않는지 공산품 구하기가 어렵다.

 

 

7. 정신을 차릴 수 없게 아찔하다.

 

머리가 핑핑 돌아간다. 거리에는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8. 차례나 몫, 승리, 비난 따위가 개인이나 단체, 기구, 조직 따위의 차지가 되다.

 

사과가 한 사람 앞에 두 개씩 돌아간다. 실패의 책임은 사장에게 돌아갔다. 그는 일꾼들에게 돌아갈 몫을 가로챘다.

 

 

9. 일이나 형편이 어떤 상태로 끝을 맺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모든 일이 물거품으로 돌아갔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전쟁은 연합군의 승리로 돌아갔다.

 

 

10. 원래의 방향에서 다른 곳을 향한 상태가 되다.

 

입이 왼쪽으로 돌아가다넥타이가 오른쪽으로 돌아갔는데. 치마가 뒤로 돌아가다. 액자가 이쪽으로 조금 돌아간 거 아냐?

 

 

11. 먼 쪽으로 둘러서 가다.

 

그는 검문을 피해 일부러 옆길로 돌아갔다.

 

 

12. 어떤 장소를 끼고 원을 그리듯이 방향을 바꿔 움직여 가다.

 

모퉁이를 돌아가면 우리 집이 보인다. 자전거로 골목길을 돌아가다가 그만 넘어졌다.

 

 

13. 원래의 있던 곳으로 다시 가거나 다시 그 상태가 되다.

 

아버지는 고향에 돌아가시는 게 꿈이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부모에게 돌아갔다.

 

 

-연어류의 매혹적인 행동적 특징은 이들의 귀소(歸巢) 본능이다. 이들은 냇물에 산란을 하며, 부화하면 무리지어 바다로 수천㎞를 이동한 후 거기서 일반적으로 1~3년간 머무른다.

 

그뒤 이들은 확실히 알 수 없는 어떤 방법에 의해 자신들이 부화한 산란장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다. 이들은 집요성이 특출하다. 어떤 때에는 3m 이상 되는 폭포를 뛰어넘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위험 끝에 생존한 것은 정확하게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가 산란하여 새로운 세대를 탄생시킨다. 영웅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가출하고 여행(모험, 고행)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예수나 석가모니 등 대부분의 영웅들이 같은 구도를 보이고 있다.

 

 

14. 생명이 없어지거나 끊어진다는 뜻의 '죽다'의 높임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그분이 돌아가신 지도 벌써 십 년이 다 되어 간다.

 

-죽음으로서의 돌아간다는 말은 어떻게 생겨난 걸까? 단순하게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말과 의미가 같다.

 

목숨을 가진 우리는 어딘가에서 와서 그 어딘가라는 곳으로 돌아 가야할 존재인 것이다. 그것은 태어나기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할까?

 

출발한 곳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대부분의 영웅들이 삶의 행적에서 하나의 정석처럼 되어있다.

 

돌아간다는 말은 재생이나 반복, 성공의 뜻도 있다.

 

 

거의 사전적인 의미로 고찰해본 돌아간다는 의미는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환경과 일생과 의미를 모두 포괄하고 있는 단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사전 읽기는 흥미진진한 공부다.

 

 

 

<시> 물의 法

 

어떤 일이 있어도 돌아올꺼다

어떤 일이 있어도 돌아온거다

 

한 방울의 빗 속에 있을 때나

구름 속에 있을 때나

대기 속에 있을 때나

땀 속에 눈물 속에 있을 때나

국 속에 국그릇 속에 있을 때나

핏속에 정액 속에 있을 때나

오줌 속에 있을 때나

그것은 흐른다

그것은 보지 않아도 흐른다

그것은 보이지 않아도 흐른다

그것은 소리나지 않아도 흐른다

그것은 完成이고 始作이다

그것은 우리다

우리들의 길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갈꺼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간거다

 

(졸시 85.10.11)

 

 

 

OSJ.gif 
오석중 (시인/수필가)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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