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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캐나다 한 중간에서] 내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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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표기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11-27 20:59 조회3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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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아무데나 간 적 있었다.
그야 말로 발 길 닿는데로 걸었다.
산이 나오고 낭떠러지도 나왔다.
어떠다 초가집이 띄엄 띄엄 마을을 
이어 주기도 했다.


더 멀리 갈수록 내 고독의 무게는 
점점 가중 되었고 나는 묘한 흥분으로
하루가 즐거웠다.


저녁,푸른 어둠이 살짝 드리워 졌을 때
어린 나는 요술쟁이 중얼 거리듯이,
슬슬 마실 나오신 할머니 처럼,
에헷.. 이제 돌아 가자 하고 
더듬이를 세우고
내 몸의 촉각이란 촉각은 죄다 불러 모았다.


그리고 멀리 온 만큼의 시간보다 
적은 시간을 들여
마침내 초 저녁의 붉은기가 완전히 사라질 때 쯤
집에 다 다른다.


지금도 그 날의 초 저녁 색갈을 잊을 수 없다.


발을 씻으면서
가장 박해를 받았던 발의 굳은 살 
제거 하면서


내 세월 촘촘히 박힌 
내 발 
들여다 보면서
여태껏 나와 함께 살아 주었구나.
독립된 하나로.

 

윤문영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06:06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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