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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내 마음의 수필] "6 월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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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6-13 11:58 조회5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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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또 다시 떠오르듯 해마다 돌아오는 신록의 계절 6월이 왔다. 66년전 6월은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난 때이다.

 

내 나이  한 살을  넘자마자 우리 가족은 대구로 피난을 갔다. 나의 어린 시절에  약간 남아있는 대구의 기억은 복잡한 시장에서 냉면 뽑는 모습을 한참 구경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 우리 가족이 서울로 올때  나와 형은 별명 하나 덧 붙여 져 있었다.

 

"대구띠기, 문둥이"란 놀림은 우리 형제의  억센  대구 사투리가 모두 없어 질 때 까지 따라 다녔다.

 

생각해 보면  6.25한국전쟁은 대한민국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게 한 사건이였다. 농경시대에서 산업시대로 그리고 근대화를 앞당긴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말할 수 없는 희생이 있었지만, 그 희생을 밑거름으로 대한미국의 오늘이 있다고 생각한다.

 

천만의 이산가족, 수 백만의 희생자, 그리고 젊은 군인들과 무명용사들, 그리고 UN군으로 외국에서 온 군인들 까지 심지어 중국의 군인들은 70만명이나 우리나라 강산에 생명을 바쳤다하니 이런 전쟁은 더 이상 이 땅에 없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젊은이들은 잘 모르는 동양의 작은 나라에 와서 5만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이제는 세월이 흘러 점점 잊혀져가고 있지만 지금도 한국전쟁을 잊지않고 기억하고 있는 외국이 많이 있다.

 

얼마전 나는 트럭을 타고 오레곤 주 Newberg란 곳에 갈 기회가 있었다. Portland에서 서쪽으로 약 20마일 떨어진 시골 농촌마을이다. 그 근처에는 큰 철강회사가 있는데 그곳에 물건을 실으러 갔다가 문이 닫혀 Truck Stop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린 곳이다.

 

그 철강회사는 24시간 공장을 열어 물건을 실어주던 회사인데 미국경기가 좀 나빠진 관계로 주말에는 문을 닫았다. 이렇게 바뀐 것을 모르는 회사가 나를 가게 한 것이다. 그 때 나는 회사에 불평을 늘어 놓았다."누가 정보를 잘 모르고 보냈느냐?, 오늘  공치는데 보상은 있냐?"하며 회사 사장에게 큰 소리 좀 쳤다.

 

사장은 약간 이말저말하며  "그럼 내일 싣고오라" 하며 나를 달래어 나는 못이기는 척 하였다. 나는 할 수 없이 트럭을 돌려 작은 마을 Newberg를 지나다가 먹거리를 사려고 트럭을 세우고 마트에가서 약간의 음식을 사서 트럭에 갖다 둔 후 시간이 남아 동네를 걷기 시작하였다.

 

햇살이 눈부시게 비치는 일요일 아침, 오레곤주의 전형적인 시골마을은 아주 평화롭고 한적하였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돌아 걸으니 작은 공원이 있었다. 그 공원은 동네아이 놀이터가 있고 여러 젊은 부모들이 애들에게 그네도 태우고 놀이기구에서 함께 놀아주고 있었다.

 

나는 그곳은 지나 공원 한 가운데로 갔다. 그 곳에는 기념 비석이 있었고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었다. "그들의 생명을 자유와 정의 그리고 평화를 위해 목숨을 마친 미국의 영웅인 NEWBERG의 사람들을 기념하며" 라는 제목아래  1차, 2차 세계대전, 그리고 한국전과 월남전에서 전사한 군인들의 이름들이 있었다. 그리고 맨 끝에는 "그들의 고귀한 죽음은 결코 헛되지않을 것이다. "라는 링컨의 말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그 글을 읽고 한동안 그 자리를 뜰 수 없었고 가슴이 멍먹하였다.

 

지금도 시골이지만 66년전 이 작은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젊은 청년들이 이름조차 생소한 한국에 와서 전투 중 목숨을 바친 그들의 고향에 내가 서 있다는 것에 나는 할 말조차 잃어버렸다.

 

나는 미국 땅에서 트럭을 몰고 일하면서 오늘 하루 쉬는 것에 불평을 늘어 놓은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과거 그들은 조국의 부름에 이름 모를 한국에 와서 목숨을 바친 다섯명의 청년들. 'AUTHER, FRERIC, JAMES, TOMAS, GLNN'. 그들의 이름을 읽는 순간 나는 가슴이 저미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이들의 생명이 우리나라 땅에서 희생된 것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사실 그동안 미국의 전역을 다니면서 본 모습은 비슷하였다. 워싱턴주 YAKIMA 에서 본 기념비에는 11명의 한국전 참전 희생자들의 명단이 있었고, 일리노이주의 인구 800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는 무려 20명의 전사자들의 명단이 있었다. 특히 포틀랜드 시내에는 한국전 기념관이 있으며 텍사스주 고속도로는 이름이 '한국전 참전 기념도로'다. 이렇게 외국에는 그들이 참전하여 희생된 자국의 국민들을 잊지 않고 국가와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전통으로 갖고 있다.

 

6.25 한국전쟁 66주년을 다시한번 기억하면서 그리고 전쟁에서 희생당한 수 많은 군인들과 누군가의 가족이였던 수 많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나무마다 푸르름이 더해가는 6월, 한창 피어난 꽃과 같은  젊은이들이 전쟁에서 꽃잎이 떨어지 듯 떨어져 바람에 휘날려 갔고, 그 귀한 생명의 꽃잎들이 떨어진 땅,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게 된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나는 눈시울이 붉어져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김유훈(한국문협 밴지부)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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