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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내 마음의 수필] "아내가 준 생일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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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2-22 12:23 조회5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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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가  밝아 왔다.  1월 1일은 34년 전에  우리 아들이 태어난 날이다.  그 녀석은 지금 한국에 있어 아내가  생일 선물로 약간의  현금을 송금하였다. 다음 날 2일은 바로 6.25 전쟁이 생기던 해에 내가 태어난  날이다. 전쟁의 와중에서 그리고 피난 길에서 겨우 살아나온 덕에 지금까지 잘 살아있다. 과거 우리의 세대는 전쟁속에서 수 없이 희생당하였고 , 더우기 월남전에서 수 천명의 인명이 또 희생당하였다. 그리고 부상자들은  수 만명에 이르렀다.  때문에  80년대 전 후, 그 당시 우리세대의 결혼 적령기에는  남자들이  한참 부족하여  교회마다 여자들이 넘쳐났다.  나는 이 때 교회에서 만난 어린 처녀와 결혼하여 36년이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고 말았다. 

 

 지난 해 마침 이곳에 한국에서 유명한 가수 이승철이 와서 공연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나는 25년 전 이곳 카나다에 오기 전 까지  젊은 가수들을 몰랐다. 그러나 내가 교회 사역을 끝내고 부터 한국의 방송을 보고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신학과 목회를 하는 20년 동안은 세상의 음악은 물론 문화생활에 눈길 조차 돌릴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20여년만에 우리의 문화와 음악을 듣고 본 순간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즉 우리의 풍부한  감성과 인성을  자유롭게 노래하고 말하는 세대로 변한 것이다. 지난 과거 우리들 세대가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산업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동안 우리 아랫 세대는 그 풍요함으로 아름다운 감성을 마음 껏 발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감미롭고 아름다운 노래들을 나는 세월이 흐른 후에야 비로서 보고 듣게 되었다. 그 중의 한 명이  이승철이다.  
 
나는  그의 공연을 한국이 아니라 이곳에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아내에게 넌지시 말하였다. "가수 이승철 콘서트가 있대" 그러자 아내는 단칼에 무 짜르듯이  "그 비싼 공연을 왜 봐?  "하며  거절하였다.  그래도 나는 계속해서 " 보고 싶은데..."하며 여운을 남겼다. 
 
새해  아들 생일이 지난  다음날 아침 아내가 갑자기 나에게 "여보, 내가 생각해보니 당신 생일 선물로 이승철 공연 을 보게 해줘야 할 것 같아"하는 것이였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아내의 마음이 바뀌기 전  당장 H마트로 달려가 3층 맨 뒷자리에 마지막 남은 표를 두장 구입하였다. 나는 잠시동안 어린 아이의 심정으로 그 표를 가슴에 고히 간직하고 집으로 갖고 왔다. 내 나이 만 예순 여섯에 젊고 유명한 가수의 노래를 듣게 된다는 사실에 흥분이 되었다. 
 
과거에는 아픔과 애절한 사랑의 노래가 대세 였다면 80년 대 이후에는 밝고 감성적인 노래들로 그리고 신나는 댄스 음악이 우리들의 젊은 세대를 열광시키고 있었다. 나는  구 세대이지만 젊고 밝은 세대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였다. 
 
드디어 아내의 생일 선물로 참석하게된 가수 이승철의 공연, 천여 명의  관객들로 가득찬 공연장은 열기가 넘쳤고, 나와 관객들은  그의 노래를 함께  합창하며 마음 껏 즐겼다. 우리 이민자들에게 이런 즐거움을 갖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 공연에 들인  비용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공연을 보고  지난 나의 잊어버린 20년을 찿아준 것 같은 느낌이였다. 비록 짧은 두 시간의 공연이였지만 그가 노래를 감미롭게 부르는 동안 이민자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고, 가슴 벅찬 감동의 시간을  즐기게한 일은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는 큰 힐링이며 위로 였다고 생각된다. 새해에 아내의 생일 선물은 나에게 아주 특별하고  감동이 있는 선물이 되었다.
 "여보 생일 선물 고마워..."
 
김유훈 (한국 문협 밴지부)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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