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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내 마음의 수필] "트럭커의 겨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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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12-12 11:53 조회6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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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다양한 인연 만나는 트럭커들의 삶

 

 

 

3년 전 겨울, 회사에서 나에게 "큰 일 한번 해야겠다"고 하였다. 그 일은 BC주 내륙에서 물건을 싣고 대륙 동쪽 끝 몬트리얼 옆 메인 주에 배달하는 일이였다. 그러나 나는 곧 "NO"하며  "겨울에는 갈 수 없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7년 전  겨울 앨버타(Alberta) 주 고속도로 에서 빙판에 미끌어져 큰 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나에겐 겨울 눈길 운전 트라우마가 약간 있었다.

내가 이렇게 완강히 거절하자 회사에서 다음 날 "돈을 더 줄터이니 그리고 너와 같은 최고 경력자 아니면 안된다"는 말에 할 수 없이 "하겠노라" 하였다. 

 

다음 날 이른 아침 나는  트럭을 몰고 샐몬 암(Salmon Arm)에 도착하여 물건을 싣고 NO.1 HWY. 를 따라 길을 떠났다. 캐나다의 겨울은 대부분 눈 길이기에 나는 낯에만 운전하며 3일 만에 사스카추완(Saskachewan) 주  화이트 우드(White Wood)라는 곳에 도착하였다. 내가 도착한 곳은 주유소와 식당이 함께 있는 Truck Stop 이었는데 트럭은 약 30 대 정도 주차가 가능하였다.

나는 눈 길을 달려왔기에 그 곳에서 쉬고 다음 날 떠나기로  생각한 후, 트럭에 기름을 채우고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갔다.  그런데 식당 앞 건물 코너에 어는 30대 백인 여성이 트렁크 짐을 옆에 두고 섯다 앉았다를 하며 서성이는 모습을 여러번 보게 되었다.  내가 식당을 오갈 때, 즉 식사, 커피, 그리고 TV를 보러갈 때마다 그녀 옆을 지나게 되었다. 

 

밤이 늦어 내가 다시 트럭으로 가려는데 그 녀는 내게 가까이 와서 말을 걸어왔다. 

"Are you going to the East? "  하여 나는 "Yes" 라고 하니 그 녀가 "Can I come together? "

라고 하는 것이였다. 나는 잠시 놀라서 "What?"하며 물어보니 그 녀는 "I want to go with you to Montreal." 라고 하는 것이였다. 나는 순간 머뭇하며 "Oh, No. I am sorry." 라고 하니 그 녀의 목소리는 매우 힘이 없이 "That's Ok." 하였지만 실망의 빛이 역력하였다.  당시 그 곳에는 수 십명의 트럭 운전자들이 식당을 오가고  있었다.  사실 그 곳에서 몬트리얼까지 가려면 3일을 더 가야했고 산 길, 그리고 눈 길을 가야하는 길이다. 

나는 트럭으로 돌아와 침구를 준비하고 전기장판을 켠 후 따뜻한 이불에 누워 그녀의 말을 되새기며 여러가지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아니, 지금이라도 밖에 나가 그 녀에게 추운 데 떨지말고 같이 가자고 할까? " 라고 하다가, "아니지, 괜히 눈 길에 사고라도 난다면 ..." 하고 생각해 보기도 했다가,  또 다시 "영하  17도의  이 추운 날씨에 그녀는 밖에서 얼마나 떨고 있을 까?" 라고 생각 할 때 "이불을 박차고 밖으로 달려 나가?" 하며  트럭의 유리창 밖을 쳐다보니 흰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고민 고민하며 몸을 뒤척이는 동안 드디어 나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 밝은 햇살에 눈이 부셔 눈을 뜨고 트럭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보니 지난 밤 그 아가씨가 서 있던  자리에는 그 녀는 간 곳이 없고 흰 눈만이 소복히 쌓여 있었다.

 

김유훈 / (사)한국 문협 밴지부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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