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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무대에서 객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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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9-30 13:08 조회3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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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에 앉아 무대를 보면
그 텅 빈 무대 위에는 동이 튼다
언덕 바람 불고 풀잎 뉘인 곳에
삶이 노래되어 흐르고
슬픔 또한 가슴 가로질러
떠도는 듯 흐른다.

객석에 앉아 무대를 보면
산이, 강이, 집이, 마을이
그리고 정자나무 아래
산다는 것들이 보인다
시작의 삶이
생의 황혼이.

객석에 앉아 무대를 보면
날줄과 씨줄처럼 어우러진
나와 당신이
지금을 얘기하고
어제와 내일을 둘러 본다.
삼라와 만상이
일어나고 슬어지는
저 허한 공간 위에
삶의 분주함과 적막함을
색칠해 보고
당신이 가리키는 손끝 따라
한 점 쉼표처럼
그곳에 멈춰 선다.

객석에 앉아 무대를 보면
거짓 같은 허망함이
쓰린 아쉬움이
그 환한
끓어 오르는 거친 바램이
손님처럼 스치고
주인처럼 머문다.

그러나
객석을 떠나 무대에 서면
나는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의 얘기를
당신의 숨결을
묵념처럼 듣는다.

 

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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