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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아포리즘 수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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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2-20 11:04 조회3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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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날이 좋아 바닷가를 걷는다. 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적당해 밖으로 나온 사람들의 옷 매무새가 느슨하다. 반려견과 느린 걸음을 즐기거나 이어폰을 끼고 달리며 스쳐 가는 낯선 얼굴을 내탐하기엔 겨울 해가 너무 짧다. 햇살은 어느새 이울고 물새는 떼를 지어 자취를 감추고 비어있던 갯벌에 조금씩 물이 찬다.

그사이 여미지 않은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이 인다. 바다로부터 들려오는 바람의 말들 속에는 썰물과 밀물이 주고받는 내밀한 사연이 숨어있다. 쓸려갔던 물은 그대로 다시 밀려오지 않고 밀려왔던 물은 또 다른 사연을 품고 사라져간다.

다가오는 것이 있으면 지나가는 것도 있다. 계절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저 바다 너머 어디쯤 봄이 오고 있다는 걸 누구나 가름할 수 있지만 흐르는 시간이 자신에게 가져올 변화는 아무도 미리 알 수 없다. 그냥 삶에 대한 본능으로 다가오는 것들을 하나하나 마주할 뿐이다. 다가오는 것은 곧 지나가는 것이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영화 <다가오는 것들>, 원제 L’AVEIR (Things to Come)을 보았다. 여성 감독과 함께 주인공 이자벨 위페르는 중년 여인이 겪는 일들을 사실적이면서도 덤덤하게 그리고 있다. 잔잔한 묘사와 진행이 어김없는 프랑스 영화다.

살아간다는 건 매일매일 새로운 현실과 마주한다는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새로운 현실은 다가온다. 어차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삶의 변화 앞에서 진정한 자기 모습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야 한다. 완벽한 인생이 어디 있을까. 삶은 더 넓은 바다 위에서 널빤지도 없이 맨발로 파도를 타는 것과 같다. 무수히 다가오는 것 그 일렁이는 물살의 흐름에 마냥 더불어 흘러야 살 수 있다.

담담하고 담백하게, 다가오는 것은 차근차근 마주해야 할 뿐이다. 

 

강은소, 캐나다 한국문협 자문위원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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