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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나무와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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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onymo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3-10 18:02 조회3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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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잃은 우산 하나
구르다 뒹굴다 내 문간에 우뚝 서 있어
몸에 흐르는 물기를 닦고 고이 접은 너를
부러진 가지에 걸어놓아 보는데
 
바람이 불었다
온 마을이 떠밀려 날아갈 듯
부딪치며 비명을 지르고 흔들리다 흩어지며
끝내 서로의 손을 놓게 했던
바람 비바람이 지나갔다 이제
어제는 단지 흘러갔다 그뿐
 
안개는 산등성이를 오르며
소문처럼 사라져가는 배경을 만들고
한바탕 몰아친 폭풍우에 뎅그러니
잠을 설친 모든 사물들 마을은
커진 눈을 어느새 다 부시고
원망도 한 점 걸림도 없이
또 하루 낡은 바퀴를 굴리는데
 
가난하고 쓸쓸한 마음에 홀로
꽁꽁 묶은 너의 상처를 매달아 보는 것은
나무로 살아 꽃을 피우겠다는 어설픈
몸짓, 너의 주인이 되고픈 슬픈
 

강은소 / 캐나다 한국문협 자문의원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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