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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우쿨렐레(Ukule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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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in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8-15 11:59 조회4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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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봉사하는 기쁨, 그 무엇보다 커​                           

 

하루는 라이온스 게이트 병원의 어느 병동에서 한 여인이 전동 휠체어에 앉아서 하프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소리가 매우 아름다울 뿐 아니라 장애인이 병실에서 환자들을 위하여 연주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내 마음에 큰 감동으로 새겨졌다. 음악소리에 민감한 나는 그 여인을 그냥 다녀가는 한 봉사자로만 여겨 그대로 지나칠 수 없었다. 연주가 끝나기를 기다려 내가 얼마나 그 하프 소리에 매혹 되었는지를 이야기 하고 다음에 내가 일하는 병동에도 방문해 주기를 부탁했다.

 

그 분은 자기 시어머님이 입원환자로 계시는 동안 그곳에 와서 시모님과 다른 환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연주를 했고 내가 만났을 당시에는 시모님이 이미 돌아가신 뒤였지만 다른 환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계속 방문 한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본받을 만한 봉사인가! 악기(Lever Harp)가 크고 무거워서 남편이 차로 실어다 연주 장소까지 트롤리(바퀴 달린 작은 손수레)를 이용해 옮겨주고, 끝나면 치워주느라 항상 동행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도 은퇴하면 꼭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라서 어떻게 배울 수 있겠는지 물었더니 악기 구입 방법과 가르쳐 줄 선생님을 잘 소개해주었다.

 

지체하지 않고 곧 서둘러 레슨을 받기로 했다. 벌써 20년 전의 일로 병원 근무하는 동안에 생긴 일 중 매우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그런데 막상 청중들 앞에서 연주할 만한 실력도 안되지만 악기를 운반하는 일이 힘에 겨워서 집 밖으로는 두 세 번 밖에 가지고 나가지를 못했다. 그러느라 악기에 상처만 입혔고.

 

작년부터 우리 교회 학교 비전클럽에서는 아동들을 위하여 학부형이 우쿨렐레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호기심이 생겼다. 관심을 보였더니 교인 중에 한 분이 쓰던 악기를 하나 구해 주었다. 여러 명의 학생들 뒤에서 어깨 너머로 아이디어를 얻고 인터넷을 통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성탄절기에는 양로원에 입원 중인 교인을 방문하러 갔다가 함께 노래 부르기(Sing Along) 시간이 있기에 같이 참여해 보았는데 거기에 여자 한 분이 우쿨렐레를 가지고 반주하며 가득 모인 환자(입주자)와 방문객들이 즐겁게 캐롤을 부르는 것을 보았다. 이것이 나에게 결정적으로 이 악기를 배우게 한 계기가 되었고 남편으로부터 새 악기를 성탄 선물로 받게 되었다. 귀동냥으로 하다가 버나비 지역에 있는 은퇴자를 위한 학원(CCCR)에서 초보자 반에 들어가 처음부터 시작했다.

 

우쿨렐레는 현악기 종류의 하나로 모양은 기타처럼 생겼는데 가슴에 품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크기이다. 네 줄로 되어 있고 나일론 줄이어서 소리가 부드럽고 손가락에 무리가 가지 않아서 누구나 튕겨볼 수 있는 귀여운 악기다.

 

하와이 악기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1878년 포르투갈에서 떠나서 긴 항해 끝에 그 이듬해 팔 월에 하와이에 도착한 이민자 직공 세 명이 바로 가게를 열고 하와이 목재 코어라는 나무로 브라기냐라는 포르투갈 민속악기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우쿨렐레 역사의 시작이라 한다. 하와이 말로 벼룩이라는 뜻의 ‘우쿨’과 깡총깡총 이라는 뜻의 ‘렐레’가 합쳐져서 생긴 이름이라고.

 

모양은 기타 모양, 파인애플 모양, 세모꼴 등 개인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고 크기가 쏘프라노, 콘써트, 테너, 바리톤 순서로 조금씩 커진다. 보통 마호가니나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고 야외용으로 특수 처리된 플라스틱 악기도 있다고 한다.

 

지난 오월에 하와이로 십 오 일간 크루즈여행을 다녀왔는데 배에 타고 있는 긴 시간이 지루할 것 같아 연습도 할 겸 내 악기를 가지고 갔다. 무엇이 나와 잘 맞았는지 그 곳 프로그램 중에 매일 우쿨렐레 강습 시간이 있는 것이었다. 하와이언 부부가 부인은 훌라 춤을, 남편은 우쿨렐레를 가르쳤다. 모여서 연습하며 사람들과 교제하기에 얼마나 좋은 기회였는지 모른다. 

 

하와이의 멋을 느끼기 위해서 우리 부부는 열심히 참여하여 여행이 끝날 무렵에는 많은 인원 속에 섞여 발표회도 할 수 있었다. 같은 취미로 만난 사람들이라서 배우는데 모두 열정적이었고 대화의 내용도 공통 화제가 있어서 퍽 즐거웠다. 조율을 도와주며 미리 조금 배운 화음 몇 개를 튕기고 있었더니 초보자 중에 어떤 이는 나더러 전문 연주자이냐고 묻는 이도 있었다.

 

이렇게 만난 사람들 중에 써리 지역에서 온 한 부부는 매년 한 번씩 여행을 한다는데 동료 교인들이 만만치 않은 여행경비에 대해서 물으면 매년 봄철에 소득세 환불 받는 것을 보태서 쓴다고 한다 했다. 침례 교회를 열심히 섬기는 교인인데 헌금을 많이 하니까 가장 높은 비율의 환불을 받기 때문에 기왕이면 교회와 다른 봉사단체에 헌금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아직 초보의 실력이지만 이 늦봄에 본저 씨니어 합창단원과 양로원 몇 곳을 방문하면서 노래 부르며 다른 두 연주자들과 함께 우쿨렐레도 연주할 수 있었다. 들고 다니기에 간편하고 또 배우기도 그리 어렵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악기인 듯 하다.

 

세계적으로 유행이 되어 크고 작은 클럽들이 많이 있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 우리 교회에서 성인반도 만들어 함께 배우기로 했고 좀 더 적극적으로 봉사차원의 연주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그때 전동 휠체어에 앉아서 하프를 연주하던 그 여인처럼.

 

김진양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7-09-28 17:12:20 LIFE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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