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 버나비 메트로타운 오피스 개발사, PF 부실 파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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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레이트 애셋, 5천만 달러 대출금 상환 불능
뉴욕 대출기관, BC고등법원에 파산관재인 선임 요청
토론토 소재 부동산 투자회사 슬레이트 애셋 매니지먼트(Slate Asset Management 이하 '슬레이트')가 추진한 버나비 메트로타운 인근 오피스 개발 프로젝트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이 현실화되었다.
2019년, 슬레이트는 '캐피털 포인트' 프로젝트를 위해 8천830만 달러의 대규모 PF 대출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1980년대에 지어진 노후 오피스 단지를 프리미엄 오피스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메트로폴리스 쇼핑몰과 크리스탈 몰에 인접한 이 부지는 메트로타운과 패터슨 스카이트레인역 사이에 위치해 있어 개발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았다.
금빛 반사 유리창으로 인해 '골든 타워'라는 별명을 얻은 이 건물들은 19층과 10층 규모로, 슬레이트는 현대적 리노베이션과 함께 분양용 오피스 공간을 추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피스 수요 감소, 금리 상승,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증가 등 외부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프로젝트는 난관에 봉착했다.
슬레이트는 지난해 8월부터 월 상환금 납부를 연체하기 시작했고, 올해 3월에는 결국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분양 계약을 파기했다.
이후 부동산 매각을 시도했으나 10개월간 성사되지 않았다. RBC캐피털 마켓 그룹, 쿠시먼 앤 웨이크필드, 존스 랑 라살 등 유명 부동산 자문사들을 통해 약 150개 기관과 300여 명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한 잠재적 구매자가 관심을 보였으나 2025년 봄까지 실사 기간을 연장하길 원했고, 결국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대출 기관들은 슬레이트의 매각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고 파산관재인을 통한 매각 절차를 요구하게 됐다.
결국 슬레이트는 약 5천만 달러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뉴욕 소재 대출 기관들이 지난주 BC고등법원에 파산관재인 선임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청원서에 따르면 지난 6월 20일 기준 상환해야 할 대출금 잔액은 4천890만 달러에 달한다. 또한 버나비시에 81만7천479달러의 세금을 7월 3일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체납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부동산 PF의 리스크가 현실화된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과도한 차입,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대비 부족, 프로젝트 수익성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한 오피스 수요 감소와 최근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프로젝트의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슬레이트의 오피스 리츠(REIT)도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1월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으나, 지난 25일 회전 신용 한도에 대한 채무불이행 통지를 받았다.
또한 세 건의 회사채에 대한 이자 지급도 곧 연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 전반의 재무 상황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캐나다 부동산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 증가도 한몫했다.
특히 지난해 6월 캐나다 최대 연기금 두 곳이 밴쿠버 다운타운 오피스 타워 두 채를 매각하려 했으나, 올해 2월에야 3억 달러에 독일 기업에 매각되는 등 대형 거래의 벤치마크 부재가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다.
슬레이트 애셋 매니지먼트는 블레어 웰치와 그의 형제 브래디 웰치가 2005년 설립한 회사다. 약 13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캐나다와 미국, 유럽에 15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블레어 웰치는 UBC에서 상업을 공부했으며, 두 형제는 론 스타 매니지먼트와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 등 유명 사모펀드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바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PF 시장 전반에 경각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유사한 프로젝트에 대한 리스크 평가와 관리가 더욱 엄격해질 가능성이 크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될 전망이다. 또한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금리 상승 환경에서의 부동산 개발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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