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홍준표 지사직 유지 … 도리어 ‘악수’ 되나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7-04-07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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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대전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전·충남 선대위 발대식에선 홍준표 대통령 후보의 연설이 없었다. 대신 지난달 31일의 후보 수락 연설 동영상이 5분간 상영됐다. 홍 후보도 맨 앞줄에서 시청했다. 이후 당원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을 뿐이다. 이날 당원들은 홍 후보의 육성을 듣지 못했다. 홍 후보가 공직 사퇴 시한인 9일까지 경남지사직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공직선거법상 선거 유세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6일 오전에도 광주 5·18 국립묘지 참배 후 “기자들에게 답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며 “이것만이 최고의 선거운동”이라고 했다.
홍 후보의 ‘입’을 묶은 건 선관위의 공문이었다. 대구선관위는 3일 ‘당원 대상 공개행사나 시장 등 민생 현장은 방문할 수 있지만 선거사무소를 방문하거나 공개 행사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홍 후보는 그러나 4일까지 참석한 선대위 발대식 등에서 지지를 요청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자 중앙선관위가 5일 ‘선거법 준수 촉구’ 공문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홍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 현상을 보이자 한국당 내에선 “홍 후보의 ‘지사직 유지’는 최악의 수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후보로 선출된 직후 지방을 돌며 메시지를 전달하고 적극적으로 지지세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컨벤션 효과가 나지 않는다.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역(逆) 컨벤션 효과’가 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컨벤션 효과란 당 후보 선출 등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이다.
홍 후보는 이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찾았다. 이 전 총재는 “보수 정당끼리 대립하지 말고 공통분모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이에 홍 후보는 “(바른정당과) 통합의 길을 찾아보겠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2중대”라고 답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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