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정의로운 보수” 외쳤다 배신정치 찍혀 … 대선후보로 반전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7-03-28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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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41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확정
유 후보는 경북고 수재였다. 독서모임 ‘청록’을 함께한 박찬정 청주대 교수는 “모든 친구들과 잘 지내는 특별한 재주가 있었다”고 했다. 가출한 친구를 찾으러 갔다가 하루 외박했던 일도 이 무렵이었다. 형인 유승정 변호사는 “동생을 두고 까칠하다는데 실제론 보드랍다”며 “걸핏하면 운다. 개가 죽었다고 한 달 내내 운 일도 있다”고 전했다.
76년 대입 예비고사에서 전국 차석을 했다. 서울대 경제학부에 진학했고 군 복무를 마친 후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수학했다. 이후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일했다. 함께 일한 오영숙씨는 “차기 부원장·원장 재목이란 얘기를 들었다 ”고 기억했다. 88, 92년 선친이 대구에서 출마했을 땐 선거운동을 도왔다. 동네 어른들이 “승민아, 너 정치하면 잘 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2005년엔 박근혜 당시 대표의 비서실장이 됐다. 세 차례에 걸쳐 “할 말 다 해도 되느냐”고 확인하고 나서였다. 당 인사는 “이재만(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아래에 뒀다”고 말했다. 2007년 대선 경선에선 메시지총괄단장이었다. 4대 강 문제 등을 파고들어 이명박 진영으로부터 “독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박근혜와의 관계는 이회창과는 달랐다. “박(朴)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그를 불편해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 또한 동료 정치인이나 언론인들과의 접촉을 피했다. 이 무렵 사석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쓴소리를 하게 될 게 뻔해 피한다”고 토로한 일이 있다. 2012년 총선 때 낙천될 뻔했다는 증언도 있다. 당시 새누리당 색깔이 붉은색으로 바뀌었는데 이에 반대했고 총선에선 파란색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했다.
2011년 전당대회 출마, 자기 정치 시작
박근혜가 ‘배신의 정치’라고 콕 집어서 얘기한 지 13일 만에 그는 원내대표 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공천에서도 배제됐다. 그러나 박근혜가 내리막을 걷는 동안 그는 당의 대선후보가 됐다. 그는 28일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에게 제발 잘하라고 한 게 배신인가”라고 물었다. 이날 캠프는 “유승민이 이루고자 하는 보수혁신과 정의로운 민주공화국의 꿈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고정애·백민경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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