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순 회고록’을 읽고 - ‘길을 걸으며 행복했습니다’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 ‘오유순 회고록’을 읽고 - ‘길을 걸으며 행복했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24-02-06 18:58

본문

오유순 회고록 표지


- 신영봉 (문협회원, 국제 PEN CLUB 회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건국이념이 우분투(UBUNTU) 정신이다. 우분투라는 말은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로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옛날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을 찾아갔을 때, 그는 아이들을 불러 모아 재미있는 게임을 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 바구니를 나무에 걸어놓고 먼저 온 사람이 갖게 되는 게임이었다. '시작'이라는 말이 떨어지자, 아이들이 앞다투어 뛰어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와서 함께 웃으며 나누어 먹더라는 것이었다. 잘 뛰는 애가 혼자 다 먹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의아해서 물으니, 이구동성으로 “우분투”라고 하며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혼자만 기분 좋을 수 있나요?”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만델라가 강조한 공동체 의식에 관한 말이기도 하다.


밴쿠버에 살고 있는 교민 오유순씨의 회고록을 읽고 떠오른 단어가 바로 '우분투'였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이, 그녀는 먼 곳을 내다보고 사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시절 낯선 캐나다에 와서 피눈물 나게 열심히 노력하며 워킹맘으로서, 가정주부로, 아내로, 전문 직업인으로 살아왔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약사로서, 사업가로서 성공하게 되자 그는 눈을 돌려 지역사회 커뮤니티와 특히 한인공동체에 적극 참여하게 된다.


두 차례나 이사장으로서 재직하는 동안 자라는 미래의 영재들을 위해 밴쿠버 한인장학 재단의 위상을 높였고, 누적 인원 920명에게 학자금 140만 달러를 지급했다. 밴쿠버한인회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에도 외유내강의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한인들이 똘똘 뭉치도록 결속력을 다졌다.


현재 비영리재단 무궁화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그녀는, 오랜 약사 경험에서 노인들의 어려움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한인 전용 공립 양로원의 시급함에 눈을 돌리게 되고, 2017


년에는 양로원 건립을 위해 1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쾌척하여 양로원이 건립되게끔 앞장섰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비교적 짧은 기간인 3년 만에 그 결실이 이루어져, 정부 보조를 받는 최고 시설의 40개의 입원실을 갖춘 한인 전용 양로원이 탄생하게 되었다.


한식 온돌방에서 지내며 한식 음식을 먹고, 한국음악이 흐르는 로비를 오가며, 한국말을 하는 의사, 간호사와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고향 떠나 낯선 땅에서 고생 끝에 다다른 노후를 맞은 이민 1세대들에게 커다란 선물이자 오랜 숙원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참으로 흐뭇한 쾌거라 아니 할 수 없다. 게다가 향후 10년간 매년 5만 달러씩 기부약정을 하고 이행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제3세계를 향한 그동안의 숱한 봉사활동에 대해 캐나다 정부의 메달과 한국정부의 훈장도 주어졌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이국땅에서 이루어온 그녀의 발자취를 함께 되돌아보며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모태신앙으로부터 나온 이웃에 대한 봉사정신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준다. 조곤조곤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듯 담담하게 써 내려간 필체는 흥미롭고 쉽게 읽힌다.


오늘이 있기까지 행복한 가정을 이끌며 뒤에서 북돋아준 남편 오강남 리자이너 대학 명예교수의 정신적인 외조도 한몫 하지 않았을까 싶다.


'길을 걸으며 행복했습니다'라는 제목처럼 이웃과 함께 나누며 맛본 보람과 행복을 그녀는 겸손하게 증명하고 있다.


영문판도 함께 출간된 회고록의 인세는 한인요양원을 위해 전액 희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도서 구입 문의 및 연락처: euniceoh@hotmail.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2,853건 19 페이지
제목
[밴쿠버] 프레이저 강 바닥에서 의문의 스쿨버스와 도난 …
차량 회수 작업은 BC 환경부로 이관차량들, 장기간 방치된 상태로 추정도난 신고된 마쓰다, 혼다 시빅 확인경찰이 프레이저 강변에서 차량이 발견된 것을 조사하던 중 강물에 잠겨있던 다수의 차량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스쿨버스와 최소 두 대의 도난 차량이 ...
밴쿠버 중앙일보
04-18
[밴쿠버] 시민들 시내버스에 불만 커지자 버스 구입비 3…
메트로 밴쿠버 교통 체증 완화 될 듯 버스 대기 시간 및 혼잡 감소 기대BC주정부가 메트로 밴쿠버의 대중교통 제공자인 트랜스링크에 버스를 추가 구매하도록 돕기 위해 최대 3억 달러의 신규 자본 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롭 플레밍 교통부 장관은 이 추가 버스가 ...
밴쿠버 중앙일보
04-18
[밴쿠버] 스카이트레인서 아찔 묘기 선보이는 '도시 등반…
밴쿠버 경찰,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 위반 행위 검토 중스턴트로 인한 생명 위험 및 신체 상해 가능성 경고도시 등반가의 무모한 행동, 사회적 우려 증가열차 위를 서핑하는 스릴 넘치는 묘기 영상 확산밴쿠버 지역에서 한 소셜 미디어 사용자가 고공 묘기를 벌이며 큰 안전 우려...
밴쿠버 중앙일보
04-18
[밴쿠버] 포트 코퀴틀람, 일본 딱정벌레 퇴치를 위한 살…
주민들에게 처리 지역 출입금지와 애완동물 주의 요청포트 코퀴틀람 시는 올 봄에 시민 공원, 중앙분리대, 가로수길에 살충제를 살포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주부터 시 공무원들은 일본 딱정벌레, 북미와 유럽에서 침입성 해충으로 알려진 종을 제거하기 위해 공공 장소에 약제...
밴쿠버 중앙일보
04-18
[밴쿠버] 써리 시, 주거용 부지에 설치된 컨테이너 철거…
자료사진BC고등법원, 주거 지역 컨테이너 배치 금지 법규 확정법원, 컨테이너의 외관이 주거 지역의 특성과 부합하지 않다 판결써리의 주거 부지에 설치된 컨테이너의 철거가 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확정되었다. 이 문제는 써리 시의 주거 지역에서 컨테이너 사용을 금지하는 도시 ...
밴쿠버 중앙일보
04-18
[밴쿠버] 픽업 트럭과 충돌… 자전거 운전자 사망
클라크 드라이브에서 발생한 자전거 사고 조사 중이스트 밴쿠버에서 17일 오후 픽업 트럭과의 충돌로 한 자전거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밴쿠버 경찰서에 따르면, 오후 2시경 픽업 트럭이 클라크 드라이브(Clark Drive)와 이스트 11번가(East 11th ...
밴쿠버 중앙일보
04-18
[밴쿠버] BC 건설업계, 인력난 해소 위한 지원 요청
BC 건설업계의 위기, 인력 부족으로 촉발된 임금 상승과 기업 압박BC주 건설업계가 최근 몇 년간 인력난이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BC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 노동자 부족 사태로 인해 이 분야 종사자들의 연평균 임금이 5년...
밴쿠버 중앙일보
04-17
[밴쿠버] 오리 새끼들, 고층 건물에서 구조돼
도시 고층에서 펼쳐진 오리 가족의 생존 드라마봄철 고층 건물에서 부화하는 오리 새끼 구조 요청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까마귀의 괴롭힘을 당하던 오리 새끼 2마리가 밴쿠버 시내 한 아파트 11층 발코니에서 구조됐다.BC주 야생동물협회의 재키 맥퀼런 씨에 따르면, 이번 사...
밴쿠버 중앙일보
04-17
[밴쿠버] 밴쿠버 개발사, 17층짜리 사무실 타워 건설 …
'800 Granville' 프로젝트, 사무실 부문 제외 결정밴쿠버 중심부의 그랜빌 엔터테인먼트 지구 활성화를 위해 계획되었던 17층 사무실 타워 건설 프로젝트가 중대한 장애에 부딪혔다. Bonnis Properties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밴쿠버시의 ...
밴쿠버 중앙일보
04-17
[밴쿠버] 바다코끼리 에머슨, 강제 이주 6일 만에 빅토…
자료사진당국 "에머슨 건강 우려"…야생동물 괴롭힘 시 최대 10만 달러 벌금빅토리아 인근 해변가에서 탈피를 하던 바다코끼리 '에머슨'이 강제 이주 6일 만에 놀라운 귀환을 했다. 수산해양부(DFO)는 에머슨이 지난 4월 5일...
밴쿠버 중앙일보
04-17
[밴쿠버] 밴쿠버 임대료 2년 만에 3천 달러 아래로 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감소밴쿠버의 아파트 평균 임대료가 2022년 7월 이래 처음으로 월 3,000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Rentals.ca에 따르면 올해 3월 평균 임대료는 2,993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감소한 수치다.밴쿠버는 여전...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버나비 메트로타운 지형이 바뀐다… 재개발 계획…
메트로폴리스 메트로타운 야심찬 변신메트로 밴쿠버 새 랜드마크로 자리매김2025년부터 2054년까지 재개발버나비 중심지로서의 역할 강화보행자 친화적 공공 예술작품 추구5년전 공개된 메트로타운 인근에 대한 장기 개발계획이 이달 수정을 거쳐 다시 발표됐다. 주상ㆍ오피스 복합...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BC주립공원, 8월 캠핑 예약 16일 시작… …
캠핑 애호가들에게 기회의 창 열려BC주립공원에서 8월 16일부터 18일까지의 주말 캠핑 예약이 4월 16일 화요일부터 시작된다. BC주의 캠핑 예약 시스템은 넉 달 전부터 예약을 받는 롤링 창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캠핑 애호가들은 원하는 날짜를 선점하기 위해 미리 일정...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연소득 23만 달러 벌어야 밴쿠버에 집 장만
주택 가격 상승이 구매 어려움 가중지역별 구매 비용 차이 크게 나타밴쿠버에서 평균 주택을 구입하려면 연간 23만2,620 달러의 소득이 필요하다는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Ratehub.ca에 따르면 이는 전월 대비 2,270  달러가 증가한 액수로 주택 가격의 ...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출소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 거주 소식에 써…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56세 남성 레너드 램스테드 씨가 법정 출소 후 현재 써리 시에 거주 중임이 확인되어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써리 경찰은 램스테드 씨가 아동과 10대 소녀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메트로 밴쿠버, 3만3,000채 주택 착공 건…
경제 성장에 힘입어 콘도미니엄  시장 활기메트로 밴쿠버에서 2023년 주택 착공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캐나다 모기지 주택공사(CMHC)가 발표했다. 이 지역의 새 주택 착공 건수는 총 3만3,244건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이는 캐나다 내...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해외 거주 한국인을 위한 ‘한국 상속 상담회’…
법무법인 태승 4월 26일부터 29일까지오는 4월, 밴쿠버, 버나비와 미국 LA(OC)에서 법무법인 태승 더 스마트 상속이 주최하는 '제5회 한국 상속 상담회'가 개최된다. 해외 거주 한국인들을 위해 마련된 이번 상담회는 한국 상속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버나비 하이츠 버스노선 변경안에 치열한 논쟁
버나비에서 계획 중인 시내 직행버스 노선(BRT) 변경안에 대해 지역 사회와 상인들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트랜스링크는 이 BRT '퍼플 라인'이 하루 55,000명의 승객을 수송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원래의 노선은 버나비 하이츠의...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BC주 여성, 신앙 내세워 부동산 폰지 사기
투자자 수백만 달러 손실, 60만 달러 배상 명령취약계층의 주거지 마련을 위한 인도주의적 투자 상품이 투자 유치자 개인의 배를 불리는 데 쓰여진 데 대해 BC주 관계 당국이 무거운 벌금을 물리는 제재를 가했다. 투자 유치자는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자신의 신앙을 내거는 ...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태국서 사고당한 BC주 여성, 막대한 의료비에…
태국 코팡안 섬에서 스쿠터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BC주 출신의 21세 여성 대니얼 클라이먼 씨가 방콕 병원에서 수차례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그녀의 가족이 막대한 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긴급하게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사고는 지난 13일 클...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하키장에서 아버지와 아들 심장 마비, 팀원들이…
밴쿠버의 PNE 아그로돔에서 열린 한 감동적인 행사에서, 하키를 즐기다 심장 마비를 겪은 아버지와 아들을 구한 PNE 직원과 하키 팀원들이 대중의 찬사를 받았다. BC 긴급 보건 서비스(BCEHS)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마이크 나스르를 포함한 두 명의 PNE 직원과...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주택 가격 상승 캐나다 주거 위기의 뿌리
정치적 해결책과 시장 현실 사이의 괴리 분석캐나다의 주거 위기 해결을 위한 정치적 해법은 이민 정책 개혁과 전국적인 건설 노력의 복합적인 접근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주택 공급 증가에만 초점을 맞춘 이러한 접근법이 실제 문제를 가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UBC의 폴 ...
밴쿠버 중앙일보
04-16
[밴쿠버] 집에서 병원수준의 '중증 치료' 받는다
밴쿠버시 4개 병원서 시행여러 폐 질환 및 탈수증 환자 대상밴쿠버 지역에서 환자들이 자신의 집에서 병원 수준의 중증 치료를 받을 수 있는 'Hospital at Home'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밴쿠버 종합병원(Vancouver ...
밴쿠버 중앙일보
04-15
[밴쿠버] 수억 달러 소송 건설사, 써리-랭리 라인 건설…
BC주에서 써리-랭리 스카이트레인 연장을 위한 주요 건설 프로젝트를 건설할 기업 그룹이 선정되었는데 그 중 하나인 악시오나 인프라스트럭처 캐나다(Acciona Infrastructure Canada Inc.)가 메트로 밴쿠버로부터 수억 달러에 이르는 소송에 휘말려 있어...
밴쿠버 중앙일보
04-15
[밴쿠버] 새 SFU 의대 내 가정의 클리닉 신설, 환자…
자료사진신설 의대 2026년 써라 캠퍼스서 시작써리 지역 가정의 부족 해소 기대써리에 새로운 의과대학 설립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써리 지역 주민들의 가정의 부족현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SFU)에 따르면, 새로운 의과대학은 202...
밴쿠버 중앙일보
04-15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