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트로 밴쿠버에 닥친 한파와 눈으로 곳곳에서 교통 두절과 단선으로 어려움을 겪은 주민이 많았다. 특히 주요 도로에서도 제설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운전자들이 차를 포기하는 일까지 생겼다.

메트로 밴쿠버를 관통하는 1번 고속도로와 라이온스게이트 브리지도 한때 눈을 치우지 못해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1번 고속도로 칠리왁과 애포츠포드 사이 구간은 운전자들에게는 마의 구간으로 통한다.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뿐 아니라 그 여파로 통행이 막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1번 고속도로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블랙아이스다. 도로에 얼음이 끼어 차량 제동과 조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지만 얼어붙은 길이 운전자 눈으로는 구별되지 않아 피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교통 전문가들은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일 방법은 속도를 줄이는 방법뿐이라고 지적한다. 심지어 제설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의 직원들도 사륜구동차를 운전함에도 불구하고 1번 고속도로 대신 다른 길을 택해 통근했다고 전했다.

도로 전체가 블랙아이스로 덮여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 눈길에 익숙한 전문가도 해당 도로를 운전하길 겁냈다고 덧붙였다.

많은 운전자가 당국의 제설 작업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는 가운데 주정부와 시 관계자는 대책이 미흡했다기보다는 날씨 영향이 크다고 해명했다. 우선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졌고 세찬 바람까지 불어 얼음을 길에서 제거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도로에 뿌린 소금과 모래도 바람에 날려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점도 짚었다.

한편 환경부는 14일 오후 메트로 밴쿠버에 적설주의보와 한파주의보를 다시 발령했다. 환경부는 눈이 밴쿠버 아일랜드와 하우사운드 등 일부 지역에 15cm가량 올 수도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밴쿠버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