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 중단에 학부모 반발... "아이들의 꿈 짓밟혀"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 영재교육 중단에 학부모 반발... "아이들의 꿈 짓밟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24-05-06 09:43

본문

밴쿠버교육청, 특수교육 프로그램 신입생 모집 중단


BC주 교육부 산하 밴쿠버교육청이 영재 학생들을 위한 특수교육 프로그램 'UTP'의 내년도 신입생 모집을 전격 중단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2살 에이버리 홉킨스 양은 이미 2학년 때 대학교 수준의 독해 능력을 보였다. 수학과 과학에 남다른 재능을 지닌 그녀는 장래 바이오제약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러나 또래와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그저 '보통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UTP 지원을 준비해 왔던 에이버리 양은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중단 소식에 좌절하고 말았다고 어머니 크리스틴 홉킨스 씨는 전했다.


UTP는 BC주 교육부 산하 밴쿠버교육청이 UBC 캠퍼스에서 운영하는 2년제 영재교육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지난 1월, 학교 내 일부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웰빙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상호작용 문제가 제기되면서 외부 감사를 이유로 내년도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밴쿠버교육청이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교육을 실시하고 학부모와 협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6년 BC고등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교실 내에서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 편의를 제공해야 하며 학업 성취도가 높은 아이들도 특수교육에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재성은 신경발달적 차이로 인한 특수교육 진단이라고 홉킨스 씨는 설명했다. 에이버리 양은 불안, 사회성,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리치몬드에 있는 사립 초이시스 영재학교에 다니며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이는 5인 가족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UTP 프로그램 학생, 졸업생, 학부모 1,600여 명은 청원을 통해 밴쿠버교육청에 신입생 모집 재개를 요구하며 가족과 아이들을 배제하는 과정을 비판했다. 


UTP 졸업 후 15살에 약대에 입학한 조너선 찬 군(16)은 "갑작스러운 신입생 모집 중단은 모두에게 충격이었고 프로그램의 미래를 알 수 없어 재학생들에게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유한 부모는 여전히 과외와 사립학교로 자녀 교육을 풍성하게 할 수 있겠지만 형편이 어려운 부모에게는 기회의 평등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엠버 리 양(15)을 포함한 UTP 재학생과 졸업생 60명은 데이비드 에비 주수상에게 서한을 보내 호소했다. 


"영재 학습자들은 중퇴율이 높고 불안, 우울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에 신입생을 받지 않으면 일부 아이들은 프로그램의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BC주 영재아동협회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주정부 3당과 만나 신입생 모집 중단 이유와 감사 목적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모린 맥더미드 협회 이사는 "사회정서적 지원에 문제가 있다면 프로그램에서 그것을 제공해야 한다"며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신입생 모집이 신속히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맥더미드 이사는 주 전역에서 영재 학생 지원 프로그램들이 폐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밴쿠버교육청은 IQ가 높은 아이들을 위한 복식학급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시작했고, 보고서에서 "영재로 지정된 학습자들을 분리하는 것은 전인적 학생 육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포용 정책으로의 전환과 능력별 학생 '분리'로부터의 탈피가 일반 교실에서 이들의 필요를 수용할 수 없다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영재 학생들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또래들과 함께 있을 때 사회정서적 필요가 충족되고 번창한다"고 덧붙였다.


앨리슨 오그덴 밴쿠버교육청 부교육감은 UTP 학생, 교직원, 학부모들이 제기한 우려사항의 성격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공유할 수 없다며, 신입생 모집 중단은 교육청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교육부, UBC와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밴쿠버교육청 관내 영재로 지정된 학생들은 일반 교실 내에서 가속학습이나 개별교육계획을 수립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사 보고서는 6월 말 나올 예정이며 프로그램의 미래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오그덴 부교육감은 전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22,611건 36 페이지
제목
[밴쿠버] 토종벌 위협 우려 '동부 호박벌' 급증 추세
UBC 연구팀 "온타리오·유럽서 수입된 호박벌"UBC 연구진이 실시한 새로운 조사에 따르면 로어메인랜드 지역의 벌들 중 상당수가 토종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UBC 토지식품시스템학부의 리사 서전트 부교수는 동부호박벌(Bombus...
밴쿠버 중앙일보
05-08
[밴쿠버] BC주 하천, 가뭄에 물고기 떼죽음 우려
"물고기와 우리는 하나, 함께 지켜야" 목소리 높여지난해 7월 가뭄으로 고통받은 밴쿠버 아일랜드 남부 카위찬 강에서 약 8만 4천 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기리기 위해 제니퍼 셰퍼드 씨가 이끄는 '프로젝트 84,000...
밴쿠버 중앙일보
05-08
[밴쿠버] 웨스턴 패밀리 '초콜릿·요거트 프레첼', 살모…
보건부 "오염 식품 섭취 시 발열·구토 등 증상 나타날 수 있어"보건부가 살모넬라균 오염 가능성으로 인해 웨스턴 패밀리(Western Family) 사의 밀크 초콜릿과 요거트로 코팅된 프레첼에 대해 경고를 발령했다. 240g 투명...
밴쿠버 중앙일보
05-08
[밴쿠버] 밴쿠버 ‘스패니시 뱅크스 해변’ 주차, 시간당…
밴쿠버 공원위원회, 7월부터 유료화 도입 결정올여름 밴쿠버 스패니시 뱅크스(Spanish Banks) 해변을 찾는 이들은 모래삽과 함께 주차 요금도 준비해야 할 전망이다. 밴쿠버 공원위원회가 인기 여름 명소인 이곳에 시간당 1달러의 주차 요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기 때문...
밴쿠버 중앙일보
05-08
[캐나다] 캐나다인들 ‘뿔났다’… 경제난·정부 불신 분노…
BC주, 에비 주수상 이끄는 NDP 정부 향한 분노 두드러져마약 공용 문제와 비범죄화 시범 사업에 대한 시민 반발 주원인전국적으로 60% 이상이 연방 정부에 화가 났다고 응답트뤼도 정부 경제 정책과 코로나19 대응에 불만 확산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밴쿠버 캐넉스의 NH...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뉴웨스트민스터, 캐넉스 플레이오프 '거리 응원…
에드먼턴 오일러스와 2라운드 시의회에서 야외 응원 이벤트 제안밴쿠버 캐넉스가 스탠리컵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라이벌 에드먼턴 오일러스와 맞붙게 되면서 거리 응원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뉴웨스트민스터에서는 공식적인 응...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더 넓고 안전해진 노스밴쿠버 피브스 버스 환승…
1,800만 달러 투입 새 편의시설 갖춰 이용객 편의 높여노스밴쿠버 지역 대중교통 요충지인 피브스 버스 환승센터(Phibbs Bus Exchange)가 약 18개월의 공사 끝에 대규모 개선을 마치고 7일 재개장했다. 3,200만 달러가 투입된 이번 공사로 환승센터는 더...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세입자 욕설에 고통 받는 집주인… "집주인 보…
절규하는 버나비 집주인, "인종차별 세입자 쫓아낼 길 없어"집주인 아만 사호타 씨는 세입자 트레이시 맥콘빌 씨로부터 수개월 간 끔찍한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당해왔다. 하지만 BC주의 임대차법 때문에 세입자를 내보낼 방법이 전혀 없어 절망에 빠졌다고 토로...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80대 여성 성추행한 용의자 몽타주 공개 수배
버나비 경찰은 2개월 전 시내 공원에서 80대 여성을 성추행한 용의자의 스케치를 공개했다. 피해자는 지난 2월 19일 센트럴 파크 산책로를 걸어가던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에게 접근한 낯선 남성이 피해자를 만지고 키스를 ...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10년 넘게 이웃과 전기 계량기 바뀐 채 요금…
빅토리아 여성, 친환경 설비 투자했지만 이웃이 혜택 봐... 하이드로에 보상 요구빅토리아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BC 하이드로를 상대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의 계량기를 이웃 집과 바꿔 설치해 피해를 봤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리즈 비크넬 씨는 2011년 전기...
밴쿠버 중앙일보
05-07
[캐나다] BC주 단기 임대 규제, 주택 위기 해결사 될…
정부는 자신감 있지만, 전문가들 "실효성 의문" 목소리도BC주 정부가 지난 5월 1일부터 시행한 새로운 단기 임대 규제가 과연 주택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정부는 이번 규제를 통해 단기 임대로 내몰렸던 ...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주정부, 브렌트우드 파크 주민 청원 일축...…
"단독주택 지역 몰락 불가피"라는 우려에도 주정부 "예외 고려 안 해"버나비 브렌트우드 파크(Brentwood Park) 주민들이 인근 브렌트우드 타운 센터 스카이트레인역 800m 이내 단독주택 지역을 대중교통 중심 지역(TOA, T...
밴쿠버 중앙일보
05-07
[캐나다] 찰스 국왕 초상화 새긴 20달러 지폐, 202…
중앙은행 "발행까지 수년 걸려"찰스 국왕의 초상화가 새겨진 20달러 지폐를 보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중앙은행은 8일 "새 지폐 발행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중앙은행은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찰스 ...
밴쿠버 중앙일보
05-07
[캐나다] 캐나다 포스트, 또 다시 우편요금 인상 단행
개별 우표 가격 1.15달러로 오르고 국제 우편도 영향 받아캐나다 포스트가 우편요금 인상안을 승인받아 5월 6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로 소책자, 코일, 판 형태로 구매하는 우표는 장당 99센트로 7센트 오르고, 국내 개별 우표 가격은 기존 1.07달러에서 1...
밴쿠버 중앙일보
05-07
[캐나다] 30년간 불법 임대로 운영된 주유소, 법원 "…
BC주 원주민 보호구역 내 주유소, 연방정부 승인 없이 29년간 영업BC주 소재 주유소 체인 '수퍼 세이브 가스(Super Save Gas)'가 펜틱턴 원주민 보호구역 내 부지에서 29년 동안 불법 임대 계약으로 주유소를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BC...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인도정부 연루 의혹 써리 시크교도 살해 용의자…
캐나다 시크교 지도자 살해 사건, 인도 정부 개입설 제기돼시크교 활동가 하르딥 싱 니자르 씨가 작년 6월 BC주 서리의 한 구르드와라 주차장에서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인도 국적의 용의자 3명이 오늘 BC주 법원에 출두한다.카란프리트 싱(28), 카말프리트 싱(22), ...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바넷 마린 파크, 여름 성수기 주차 제한 도입
주말과 공휴일 일부 주차장 2~4시간 제한교통 혼잡 완화 및 주차 회전율 제고 기대버나비 시는 인기 있는 해변 공원인 바넷 마린 파크(Barnet Marine Park)의 주차 혼잡을 줄이고 주차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이번 달부터 새로운 주차 제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
밴쿠버 중앙일보
05-07
[캐나다] 런던 드럭스 사이버 공격으로 새 처방전 조제 …
약국 시스템 연결 문제로 인해 일시적 중단런던 드럭스는 6일 사이버 보안 사고 이후 재개장 관련 최신 소식을 전하며 새 처방전 조제가 불가능하다고 발표했다.지난 4월 28일 79개 매장이 모두 갑작스럽게 폐쇄된 후 이번 주말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7일 까지는 모든 매장...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도저히 못 살겠다" 룸메이트 간 수천 달러 …
민사해결재판소에 제기된 소액 청구 소송으로 갈등 수면 위로BC주에서 한 집에 살던 룸메이트들이 민사해결재판소(CRT)에 수천 달러를 걸고 소액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주거 환경을 둘러싼 우려가 공론화됐다.공개된 판결문에 따르면, 베서니 램 씨의 집에 방을 얻어 살던 ...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공정위, 요가 브랜드 룰루레몬 '그린워싱' 의…
올림픽 공식 후원사의 환경 마케팅 논란...소비자 현혹 여지캐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세계적인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의 '그린워싱' 의혹에 대해 공식 조사에 돌입했다. 마리안 블론댕 공정위 대변은 6일 "경쟁법 위반 소지가 있는 기...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밴쿠버시 "브로드웨이 재개발, 열기만큼 뜨거운…
주거지 고층 개발에 주민 반발..."조용한 거리에 맞지 않아"밴쿠버 시의회가 추진 중인 도심 재개발 계획인 '브로드웨이 플랜'에 대한 건축주들의 관심이 뜨겁다. 시 당국에 따르면 재개발 신청 건수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6일 공개...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밴쿠버 항 트럭 운전기사들, 면허 변경에 반발…
중소 물류업체 생존 위협하는 면허제 변경, 정부는 '허점 막기 위한 조치'BC주 로워메인랜드 지역에서 100대 이상의 컨테이너 트럭이 지난 6일 대규모 시위 행진을 벌였다. 이는 밴쿠버 항을 오가며 화물을 운송하는 중소 물류회사들의 생존을 위협할 것으로 ...
밴쿠버 중앙일보
05-07
[밴쿠버] 加-美 국경 근처에서 어선 침몰, 수백 리터의…
자료사진미국 해안경비대, 헨리 섬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어선에서 90미터 길이의 유류 띠 발견캐나다 빅토리아 인근 미국 국경 해역에서 한 어선이 침몰하면서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미국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샌후안 제도의 헨리 섬 근처에서 길...
밴쿠버 중앙일보
05-07
[캐나다] 코로나 지원금 부적격 판정 취소, 국세청 '갈…
자격 심사 기준 '오락가락'... 2만7천명 채무 취소"실수 인정하면서도 설명은 없어"...국세청의 '밀실 행정'에 국민 불신 증폭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가 지급한 긴급 지원금을 부적격하게 수령했다고 판단했던 수천...
밴쿠버 중앙일보
05-06
[밴쿠버] 봄바람 타는 랭리 주택시장 ‘훈풍’ ...신규…
단독주택 매물 1년 새 두 배로 급증...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콘도 거래량은 감소세...전문가 "시장 균형 찾아갈 것"랭리 지역 주택시장에 봄을 맞아 신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프레이저밸리부동산협회(FVREB)에 따르면 지난달 프레이저밸리 전역에 등...
밴쿠버 중앙일보
05-06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