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 밴쿠버 한인 중심축 동쪽으로 가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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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적극적으로 회관 이전 모색 중
노인회, 이사회에서 매각여부 결정 예정
한인전체 자산으로 참여와 운영안 필요
메트로밴쿠버 한인사회의 물리적 중심지가 20년 전 버나비와 코퀴틀람으로 이동을 했다. 하지만 아직도 한인사회의 상징적인 중심지인 한인회관은 밴쿠버에 남아 있어 이전을 하려는 시도가 몇 번 있었는데, 다시 한인회관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밴쿠버 한인회 정택운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이사진은 기본적으로 현 한인회관을 매각하고 코퀴틀람 등 한인타운 인근으로 이전하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밴쿠버 한인회관은 1979년 10월 밴쿠버 체스터 스트리트(6307 Chester St.)에 최초로 생겼으며, 1988년 조이스(5715 Joyce St.)로 이주 했다가 현 회관으로 이주했다. 하지만 메트로밴쿠버가 동쪽으로 확장을 하고 1990년대 말 한남슈퍼가 버나비와 코퀴틀람 경계선인 노스로드 버나비에 들어서면서 많은 한인들이 주변으로 이전해 오면서 노스로드에 한인타운이 형성됐다.
현재 한인회관은 워낙 노후 해 몇 년 전에 한국 정부의 막대한 금전적 지원까지 받아 내부 수리를 했으나 여전히 문제가 있는 상태이다. 또 별도 주차장도 없어서 행사 때 주차문제가 가장 크게 대두됐다. 여기에 한인회관의 주 수입원의 하나인 회관 대관에 있어서도, 헤이스팅 우범지대와 가까우면서 회관 안에서 마약 등이 등장해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인회관이 한인사회 주변으로 이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자주 나왔고, 실제로 이전을 위해 몇 번 시도를 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최근 정 회장과 이사진은 언론과 만남의 자리를 통해, 한인회 이사회에서 한인회관을 이전하기로 결정을 했고, 이에 따라 이전을 위한 액션을 취할 때가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한인회관의 또 다른 소유주인 노인회 측이 합의를 하지 않으면 한인회관 매각이나 이전이 쉽지 않다. 실제로 2018년도에도 한인회와 노인회가 합의를 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된 일이 있다.
이에 대해 노인회의 최금란 회장은 12일 이사회를 통해 회관 매각과 이전에 대한 노인회의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인회는 한인회의 추진계획안을 먼저 검토를 한다고 해 아직 한인회와 매각이나 새 회관 건립에 대한 의견 조율이 된 상태는 아니다.
이런 상태에서 한인회는 우선 한인회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이에 걸맞는 추진위원을 찾겠다며 인물 인선에 들어간 상태이다. 또 구체적으로 코퀴틀람 지역에 회관 이전 적합지까지 물색을 해 놓고 가능한 효율적으로 단기간 내에 진행하기를 희망했다.
결과적으로 한인회관이 한인사회 모두가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중심 장소가 되기 위해 이전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한인회나 노인회나 모두 동의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 한인회관 매각 방법과 새 한인회관 구매나 건립 등에 예산 부분에 대한 디테일에 있어서는 아직 조율된 바가 없어 빠른 시간 내에 매각이나 이전을 실현하기에는 많은 장애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한인회관은 현 임원진이나 이사진 또는 일부 회원들의 소유물이 아니라 한인사회 전체의 자산이기 때문에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지만, 실제로는 일부 한인들만의 관심 사안으로 전락해 있다. 그런데에는 한인회 등의 송사 문제로 한인들에게 환멸과 무관심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한인회관 매각이나 이전 건립 추진을 위해서 메트로밴쿠버 한인 모두가 관심을 갖고 동참을 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버나비의 니케이 헤리티지 센터는 메트로밴쿠버에 보이지 않게 흩어져 살고 있는 일본인들이 가장 뚜렷하게 모습을 보이는 일본인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그런 노력과 관심으로 2000년대 초 바로 옆에 니케이 시니어하우스를 정부의 후원으로 건립해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크로아티아 민족의 크로아티아 센터 등도 2개의 대강당과 많은 소규모 이벤트룸을 두고 크로아티아 행사를 개최하며 한인보다 소수의 크로아티아인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또 안정적인 대관 수익도 올리며 운영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민족사회가 규모에 맞는 회관 등을 소유하고 각자 민족사회의 발전과 차세대 정체성을 위한 상징으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한인회관 이전이나 건립 그 자체에만 몰입하지 말고, 어떻게 한인회관이 한인 모두가 동참하고 함께 이용하는 장소로 만들 지에 대한 설계도 포함시켜야 한다. 특히 한인회나 노인회 내부의 분쟁이 일어나면서 한인회관이 이들의 놀이터나 전쟁터로 바뀌면서 한인들의 몸과 마음을 멀어지게 했던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한인회나 노인회라는 단체의 소유물이 아닌 한인사회 전체의 자산으로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는 아이디어들도 필요해 보인다.
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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