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 [UBC 한인학생 기자단의 눈] 5월, 캐나다의 봄에 찾아올 본 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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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2월 21일 한국에서 첫 내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던 미국의 인디 밴드 본 이베어가 다가오는 5월 26일 캐나다를 찾아온다. 현재 북미 투어를 돌고 있는 본 이베어의 단독 공연은 디어 레이크 파크(Deer Lake Park, Burnaby)에서 열린다. 이번 다가오는 공연에선 내한 공연 당시 한국 팬들은 듣지 못했던 22, A Million (2016년 하반기 발매 앨범) 수록곡들 또한 함께 선보여질 예정이다.
프랑스어로 ‘좋은 겨울’을 뜻하는 ‘bon hiver’라는 표현에서 이름을 따온 본 이베어는 2006년 저스틴 버논에 의해 시작되었다. 2006년 겨울, 감염성 단핵구증과 간염을 앓고 있던 버논은 작곡과 인생에 대한 회의와 좌절감을 느끼고 위스콘신 산 속의 오두막집에 홀로 고독을 느끼러 떠났다. 당시 버논은 작곡을 시작할 마음이 없었지만 3주간의 방종하고 게으른 삶에 지쳐버린 나머지 자신의 음악 장비들을 가져와 곡들을 녹음하기 시작하였다. 이듬해 2월, 9곡을 완성시킨 버논은 친구들로부터 좋은 평을 들은 뒤 2007년 7월8일, 데뷔 앨범 For Emma, Forever Ago를 발매하였다. 본 이베어의 첫 앨범은 저명한 음악 평론 웹사이트 Pitchfork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였다. 이후 본 이베어는 2010년, 미국의 힙합 아티스트 카니예 웨스트와 그의 대표작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에서 함께 작업하며 (“Monster”에서 피쳐링 아티스트로 참여하였고 “Lost in the World”는 본 이베어의 2009년 발매된 미니앨범 Blood Bank의 수록곡인 “Woods”를 샘플링 한 곡이다) 대중들에게 이름을 더욱 더 널리 알렸다.
그리고 2011년, 본 이베어는 소포모어 앨범인 Bon Iver를 통해 21세기 최고 인디 밴드라는 타이틀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 어쿠스틱 기타와 버논의 고독하고 고뇌에 가득찬 듯한 목소리만으로 듣는 이를 매료시켰던 For Emma, Forever Ago와 달리 Bon Iver는 색소폰, 클라리넷, 플루트 등의 다양한 악기들을 활용한 훨씬 더 다양하고 풍부한 사운드로 구성되었다. 두 번째 앨범을 통해 본 이베어는 데뷔 앨범과는 또 다른 야심차고 새로운 스타일을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또한 이 앨범으로 제54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와 최우수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을 수상하였으며 앨범의 수록 곡인 “Holocene”은 올해의 레코드 상과 올해의 노래 상 모두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였다.
이번 다가오는 버나비 공연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본 이베어의 가장 최근 앨범 22, A Million은 저스틴 버논의 디스코그래피에서 가장 대담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클래식하고 심플한 사운드를 추구했던 이전 앨범들과는 달리 다양한 샘플들과 신시사이저를 활용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본 이베어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결합시킨 이 앨범은 수 많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상당히 실험적인 앨범이다. 본 이베어는 이 앨범을 통해 신비로운 커버아트, 복잡하고 기괴함과 동시에 침착한 사운드, 그리고 추상적인 가사들 등등 다양한 면에서 현재 인디 팝 음악의 관습적인 경계선을 타파하고 시대를 한참 앞서간 음악을 선보였다. 22, A Million 또한 제59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은 故데이빗 보위의 마지막 앨범 Blackstar에 밀려 실패했다.
2007년 데뷔 앨범을 발매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대중들에게 다양한 스타일의 독창성 있는 음악들을 저스틴 버논만의 개성 있는 목소리로 전달해 온 본 이베어는 21세기를 대표하는 최고의 인디 밴드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자격이 충분하다. 밴쿠버의 아름다운 봄 햇살과 함께 그들의 음악에 취하고 싶다면 놓칠 수 없는 이번 공연이다.
이정수 인턴기자 (andy960925@gmail.com)
UBC 하늬바람 기자단 7.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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