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C 한인학생 기자단의 눈] #MeToo운동에 대한 엇갈린 시선, UBC는?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 [UBC 한인학생 기자단의 눈] #MeToo운동에 대한 엇갈린 시선, UBC는?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8-03-27 09:11

본문

 

 

전 세계는 #MeToo(이하 미투)혁명 중이다. 권력의 위계에 의한 성폭력을 대중에게 폭로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미투운동은 2017년 하반기 북미에서 시작되어 SNS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올해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청 내부 성추문 폭로와 함께 시작된 한국의 미투운동 또한 한국사회의 전반을 흔들어 놓고 있다. 

피해자들이 발언이 터져 나오고, 거물 가해자들이 언론의 첫 페이지에 실리면서 대중은 어느 때보다 더욱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다. 

미투운동의 지지자들은 더 많은 피해자가 발언할 수 있도록 그들의 용기를 지지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각엔 미투운동을 지지한다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서슴없이 가해자의 등급을 나누고 그들을 무분별하게 비난하며 피해자의 용기와 고통을 희석시키기도 한다. 또한 익명발언자들의 피해사실을 임의적으로 진단하고, 실명발언자들의 신상을 파헤치는 등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도 만연하다. 이러한 행위는 다른 피해자들을 입막음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무고한 사람들이 미투로 지목되어 심각한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채 판결이 나기도 전에 온라인 상에서 대중들에게 집단린치를 당하기 때문이다.

미투발언은 언론계, 문화예술계, 연예계, 정치계를 넘어 교육계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학가도 예외는 아니다. 과연 UBC는 미투에서 자유로울까?

2016년 UBC 문예창작 프로그램 학과장 스티븐 갤러웨이(Steven Galloway)가 성추문 의혹으로 고발당한 적이 있다. UBC는 조사를 거쳐 그를 해고했다. 이에 마가렛 엣우드(Margaret Atwood) 등 캐나다의 저명한 작가들은 UBC에 갤러웨이의 해고가 부당하다는 공개서문을 보냈다. 공개서문은 갤러웨이에게 정당한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UBC가 사건을 매듭짓는데 급급해” 갤러웨이의 권리를 무시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공개서문은 온라인상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작가, 시인, 인권운동가를 포함한 많은 대중은 이들의 공개서문을 비판했다. 기존 법률제도가 성폭행 피해자들이 겪는 2차 피해를 방관하는 점을 꼬집으며 기성문인들이 기득권임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입막음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대부분 미투발언자들이 법리적 해결방안을 포기하고 더 많은 성폭행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지하기 위해 발언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캐나다 대중의 주장은 미투운동의 본질인 억압 및 차별과도 닿아있다.

갤러웨이 논란은 벌써 2년전 일이지만 올 해 1월 마가렛 엣우드가 The Globe and Mail의 오피니언란에 기고한 글*을 계기로 또 한번 수면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미투운동은 “법률 제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법리적 해결방안이 배제된 미투운동의 “여론재판은 집단린치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또한 온라인상의 수 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해당 사건 이후, UBC는 2017년 첫 교내 성범죄 정책을 만들었다. 또한 매 해 1월 실시해오던 성폭력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는 캠페인(Sexual Assault Awareness Month)을 강화했다. 성폭력 방지 및 대응 국(Sexual Violence Prevention and Response Office)의 디렉터 소냐 보이스(Sonya Boyce)는 올 해 1월에 있었던 캠페인의 목표가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함양하고, 특히 미투운동에 힘입어 더욱 많은 성폭력 생존자들에게 도움을 청할 곳이 있음을 알리는 것” 이라고 밝혔다. 

미투운동은 원래의 목적인 성범죄의 심각성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사회의 곪은 부분을 짚어준다. 이에 대해 대중은 공론의 장을 만들고 엇갈린 의견들을 표출한다. 과거엔 사적인 문제에 해당하던 성범죄 또는 권력에 의한 억압 등이 열린 장소에서 논의되고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건강한 사회로 내디딘 것은 아닐까?  

필자는 UBC에서 문제를 해결한 과정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한국의 기사를 보면 미투운동의 후속 활동이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 만들어지고 있음에 안도한다. 미투운동은 비단 어느 사회만의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나 캐나다 사회 모두 미투운동과 이에 관련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투운동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사회 전체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다.

 

fb9ad6dec7b068f4b24e7be870f5d50f_1522167049_1419.jpg
 

안세영 인턴기자(sy.ahn1122@gmail.com)

UBC 하늬바람 기자단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22,823건 495 페이지
제목
[밴쿠버] 토론토 한인 희생자 사망 3명·부상 2명
   모두 20-30대 젊은이들한인들, 희생자 추모운동24일 경찰 공식 부상자 14명   23일 광역토론토 노스욕의 한인타운에서 발생한 밴트럭 사고의 한인 희생자들이 모두 20-30대 젊은이들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
표영태
04-24
[밴쿠버] 선셋비치 파크 6월초 재개장
밴쿠버공원관리위윈회가 4/20 행사가 열린 선셋비치 파크를 복구하고 있다. [사진 밴쿠버공원위]  '4/20 밴쿠버 프로테스트' 행사가 열린 밴쿠버 선셋비치 파크가 예상보다 빨리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선셋비치 파크는 버라드 브리지 북단 인근에 있다...
이광호
04-24
[세계한인] "왜 꼭 '한인교회'만 다녀야 하나요?"
다음 세대 잃어가는 한인 교회 <1> 한인 2세들 교회 출석 인식 변해1세대 중심 교회 점점 의미 퇴색 한인 2세들이 교회를 떠나는 '조용한 탈출' 현상은 오늘날 한인 교계에 던져진 숙제다. 정체성의 혼란, 1세대와의 괴리, 언어 및 문화적...
미주중앙일보
04-24
[밴쿠버] ICBC "소송비 줄여 부상자에게 보상금 더 …
관련법 개정, 내년 4월부터 발효  BC주정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자동차보험 법률과 행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ICBC 법안을 제안했다. 주정부가 제안한 법안은 보험료 지불이 5만 달러 미만일 경우 이와 관련한 소송을 단순화 시켜 90일...
표영태
04-24
[밴쿠버] "한인 난치병 환자 위해 엄마 같은 사랑을"
캐나다헌혈협회 어머니날 행사5월 5~6일 써리 길포드몰  캐나다 헌혈협회(Blood Canada)에서 어머니날을 앞두고 5월 5일과 6일 써리 길포드타운센터몰에서 헌혈과 줄기세포, 장기 기증 등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와 대중교육을 통한 생명나눔...
표영태
04-24
[밴쿠버] "버나비 소녀 살인범은 이런 모습 보였다"
매리사 센양이 사망 당일 오후 집을 나서는 모습 [사진 RCMP]생전의 매리사 센 양 [사진 RCMP] 합동수사팀, 프로파일러 분석 공개 작년 7월에 발생한 버나비 센트럴 파크의 10대 소녀 살인사건이 장기 미제로 남을 우려가 생기면서 경찰은 ...
표영태
04-24
[캐나다] 토론토 한인타운 질주한 밴... 10명 사망
23일 오후 토론토 보행자 사망 범행에 사용된 밴. [사진 twitter]  중상자 포함 16명 부상한인 피해 여부 확인 안돼 토론토 한인타운에서 밴이 인도로 돌진해 여러 명이 숨지고 다쳤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한인 업소가 많아 한인 피해자...
이광호
04-23
[밴쿠버] 빈집세 가장 많이 낸 집, 얼마나 냈기에?
그레고어 로버슨 밴쿠버시장이 23일 오전 밴쿠버시청에서 빈집세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이광호 기자]세수입 3000만 달러과세 제외 이유 "명의 이전 중" 가장 많아전액 서민주택 보급에 사용 예정 올해 처음 도입된 빈집세(Empty Homes...
이광호
04-23
[밴쿠버] 컴패스단말기 신용카드·모바일 결제도 가능
  5월 22일부터 비자·마스터 신용카드애플페이·구글페이·삼성페이도 가능   마침내 트랜스링크는 물론 휴대폰 결제시스템으로도 대중교통비를 받을 수 있도록 컴패스단말기 결제 시스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트랜스링크...
표영태
04-23
[밴쿠버] 노스웨스트준주 실종 한인 결국 숨진채 발견
노스웨스트준주 헤이리버. [지도 구글맵스]실종 신고 19일 만에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 이달 초 노스웨스트준주 헤이리버(Hay River)에서 실종된 한인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헤이리버 RCMP는 박정환(영어명 데이빗·34)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이광호
04-23
[밴쿠버] 가평 승전 67주년 기념행사 토피노에서 거행
  20~21일 한인인사 대거 참석  한국전쟁에서 캐나다 군인들이 기념비적인 승리를 했던 가평전투를 기리기 위한 연례 행사가 올해도 많은 한인 인사들과 캐나다 참전용사들이 참석해 거행됐다. 가평전투 기념비가 있는 밴쿠버 섬의...
표영태
04-23
[세계한인] 국회의원 관행적 외유성 해외출장 꼼짝마라
 국회의회외교지원처법안 발의영사업무 다변화에 따른 체계화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캐나다 출장 논란 최근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들의 돈으로 외유성 해외출장을 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제 얼굴에 침뱉기를 하면서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여당이...
표영태
04-23
[밴쿠버] BC 초등학교 성적표 사립학교 상위권 휩쓸어
 21개 공동1위 중 사립만 19개교공립학교 1위 웨스트밴쿠버 소재  한인을 비롯해 중국인 등 부모의 자녀 교육열이 가장 높은 이민자 인구비율이 캐나다 전체에서 가장 높은 BC주에서 초등학교부터 사립 초등학교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며...
표영태
04-23
[세계한인] 내년 세계한상대회, 전남 여수에서 개최
제32차 세계한상대회 운영위원회 및 33차 리딩CEO포럼이 미국 달라스(르네상스 달라스 엣 플레이노 레가시 웨스트 호텔)에서 열렸다.   내년 10월 15~17일, 여수 엑스포컨벤션센터  재외동포재단(이사장 한우성,...
밴쿠버 중앙일보
04-23
[밴쿠버] 밴쿠버를 달리면 모두가 승리자
 여성전문 선수들이 본 경기에 앞서 8시 50분 출발을 했다.(위)이미 순위와는 상관없이 골인점을 향해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시간을 단축하려는 듯 사력을 다해 달려오는 참가자들.(알래)   22일 제34회 밴쿠버선런 개최한인 포함 4...
표영태
04-23
[밴쿠버] 노스욕 한인타운 비극-사망자 10명 중 3명 …
 피해 현장의 처참한 모습(상)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게시판에 한글로 추모의 글이 적혀 있다.(하) 교민 1명 포함 한인 3명 사망, 2명 중상정부발표전 유학생SNS 희생자 이름 돌아  23일 오후 1시 30분즘 (현지시간) 광역토론...
표영태
04-23
[밴쿠버] '설빙' 북미 최초로 밴쿠버 한인타운 첫 매장…
상반기 중 개장 예정구 KEB하나은행자리스노위빌리지와 경쟁한국의 대표적인 신개념 빙수로 한국은 물론 동남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설빙이 밴쿠버를 기점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노스로드 한인타운 버나비 지역에 위치한 아리수를 비롯해 다양한 외식사업과 부동산사...
표영태
04-21
[밴쿠버] 밴쿠버 선런 22일 개최
  시내 다양한 공연행사도 열려개인참가자 21일 5시까지 등록    밴쿠버에서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봄을 알리고 대표적인 행사인 밴쿠버 선런이 올해도 다운타운에서 달리기와 각종 공연으로 열릴 예정이다. 밴쿠버...
표영태
04-21
[밴쿠버] 마리화나 연기로 덮힌 잉글리시 베이
[사진 Cannabis Culture 동영상 캡처] '4/20 밴쿠버 프로테스트'에 참가하기 위해 다운타운 선셋비치에 모인 군중이 오후 4시 20분이 되자 동시에 마리화나를 피워 연기가 자욱하다. (아래 사진) 주최측과 경찰이 올해 참가자 규모를 4만...
이광호
04-20
[부동산 경제] 치솟는 기름값 과연 BC주 몽니 때문인가
계절별 요인·美 의존 정유시설기관사 파업시 수송량 급감낮은 루니화 가치도 영향 기름값이 좀처럼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0일 오전 한인타운 주변 주유소에서는 보통유 기준 1리터당 1.549달러 가격을 내걸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버나비 정유시설...
이광호
04-20
[밴쿠버] 한국대학 입학 전형 상담 연기
5월 23~24일로   밴쿠버총영사관(김건 총영사)과 캐나다한국교육원(이병승 원장)이 공동으로 밴쿠버영사관 회의실에서 진행하는 '한국대학 입학전형 상담 및 설명회'가 당초 5월 11~12일에서 5월 23~24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밴쿠버 중앙일보
04-20
[부동산 경제] "밴쿠버만 비싼 게 아냐"... 토론토 油價 …
여름철 첨가제 넣고 가격 올려송유관 갈등도 영향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토론토 휘발유값이 지난 10년래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가격 정보를 분석 게시하는 온라인 사이트 ‘GassBu...
토론토 중앙일보
04-20
[세계한인] '먹방, MUKBANG' 세계 공용어, 세계인…
캐나다인도 모방 방송미국 가수 먹방이 인기 한국에서 1인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한국 BJ(Broadcasting Jockey, 1인 방송진행자)들 중에 일부가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는 장면을 보여주는 먹방(먹는 방송)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표영태
04-20
[교육] 어학원 '비자 장사' 한인 징역 15개월
재산 50만 달러도 몰수미 복역 후 한국으로 추방 미 LA한인타운에서 어학원 4곳을 운영하다 이민사기 혐의 등으로 체포돼 기소됐던 한인 매니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19일 연방법원(담당판사 조지 우)은 유학생들에게 돈을 받고 학생 비자를 ...
미주 중앙일보
04-20
[밴쿠버] 올해 밀알런, 버나비 센트럴파크에서
올해 처음으로 버나비에서 열리는 밀알런의 5킬로미터와 10킬로미터 코스  밴쿠버 밀알선교단이 작년까지 UBC에서 진행하던 밀알런을 올해는 버나비 센트럴파크 스완가드 운동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장애인 대상 전도를 목적으로 창립된 밀알선교단의 ...
표영태
04-20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