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하긴다즈 아이스크림 재사용 용기에 담아 먹는다?...친환경 소매운동 민간 사업화에 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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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p사 슈퍼스토어 Loblaws사와 손잡아
우유, 기름, 소스 등 유명제품 백가지 배달
용기재료 생산 줄여 온난화가스 방출 감축
하긴다즈 아이스크림, 하인츠 케첩, 우유 등을 재사용 용기에 담아 집으로 보내주면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사는 것만큼 반길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한 재활용업체가 유명 식품체인 롭로우즈(Loblaw)사와 손을 잡고 온타리오주에서 이 같은 실험에 들어갔다. 캐나다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세척 후 재사용되는 용기, 높은 용기 보증금, 사용 후 반납에 따른 불편 등 부정적인 요인을 참아낼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를 타진해보는 실험이다.
재활용업체 루프(Loop)는 슈퍼스토어 등 유명 슈퍼마켓 체인 모기업 롭로우사와 합작으로 이달 1일부터 이같은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 웹사이트(loopstore.ca)를 통해 온라인 주문이 가능한 제품으로는 현재 우유, 아이스크림, 치약 등 일반제품과 PC 브랜드 기름과 소스, 하인츠 케첩, 하긴다즈 아이스크림 등 98가지가 포함돼 있다. 또 이 회사는 패스트푸드도 주문에 올리기 위해 팀홀튼, 버거킹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루프사 톰 스자키(Tom Szaky) 회장은 새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 “대형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구할 수 있는 똑같은 제품을 재사용 용기에 담아 받아볼 수 있게 한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즉, 서구를 중심으로 소위 ‘쓰레기 제로 방출’를 표방한 친환경 소매업체들이 등장했지만 이들이 취급하는 제품이 소비자 지명도가 떨어져 사업효과를 못 본다는 인식에 착안한 사업이다.
이 사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일회용 용기사용을 대폭 줄임으로써 거기에 필요한 원천재료의 생산을 전 지구 차원에서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 결과 광산, 제조, 운송 등 전 과정에서의 온난화가스 방출과 유해물질 생산을 줄여나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스자키 회장은 이를 이루기 위해 크게 3자의 노력이 합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소비자에게 세척을 통해 재사용되는 용기에 대한 반감을 극복하고, 용기당 50센트에서 5달러까지 하는 보증금을 지불하며, 사용 후 용기를 챙겨 다음 배달 때 반납하는 부지런함을 떠는 등의 역할이 주어진다.
또 이 소매형태에 참여하는 제조업체는 최소 10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한 용기를 디자인해내며, 제품이 이 용기에 담기도록 생산라인까지 일부 바꿔야 하는 투자가 필요하다. 한 예로 하긴다즈 모기업네슬리는 “아이스크림 튜브를 새 용기에 맞추기 위해 백만 달러 가까운 돈을 썼다”는 게 스자키 회장의 설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루프사 같은 중간업체가 양쪽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온라인 주문 및 배달 시스템 확립, 용기 제작·세척·유통 등을 책임지는 작업이다. 루프사는 현재 온라인 주문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번 실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재사용 용기에 들어 있는 제품을 슈퍼마켓 진열대에 집어넣는다는 계획이다.
루프사의 모기업 테라사이클(TerraCycle)사는 이미 미국, 영국, 프랑스 등지에서 비슷한 개념의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스자키 회장에 따르면 캐나다에서는 비록 한 업체와 손잡았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대형 유통업체 15곳과 제조업체 백여 곳이 이미 물건을 댈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네슬리는 이 회사에 투자까지 해 놓은 상태다.
환경 관련 전문가들은 이 새로운 소비형태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관이나 비영리단체가 주도해온 소비운동에 전문성을 갖춘 산업계가 적극 나섰다는 데 기대를 거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소비자의 소비 형태를 바꾸는 것은 결국 양적인 규모에 달렸다”면서 “민간 업체가 주도하는 사업이라는 데 큰 기대를 걸어본다”고 말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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