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돌발 변수 된 비 … 투표율 80% 넘길까, 누가 유리할까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7-05-08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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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선거에선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낮으면 보수 진영에 유리하다는 게 ‘공식’이었다. 하지만 2012년 대선 때 깨졌다. 당시 투표율이 75%를 넘자 문재인 후보 측이 고무됐지만 막상 개표를 해보니 ‘보수 결집’ 효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는 투표율로는 각 후보의 득실을 미리 따지기가 더욱 어렵다는 평가다. 사실상 양자대결이었던 과거 선거와 달리 다자대결로 후보가 갈리면서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자 구도 속에서는 투표율을 통해 유불리를 따지는 건 어렵다”며 “가령 2030세대의 투표율이 높으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불리할 수는 있지만 누구에게 유리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② 비 오면 투표율 떨어질까=이번 대선에선 선거 당일 비 예보가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선거 당일 새벽 전남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후에 전국으로 확대된다. 예상 강수량은 적게는 5~10㎜, 많게는 10~40㎜ 정도다.
직선제가 도입된 87년 대선 이후 선거 당일 비가 온 적은 한 번도 없다. 보통 선거일에 비가 오면 투표율은 낮은 경향을 보인다. 국내 기상 사업체인 케이웨더에 따르면 최근 6번의 총선에서 전국 평균 투표율은 흐리거나 비가 내렸던 18~20대 총선이 52.8%, 대체로 맑았던 15~17대 총선에선 60.6%였다.
하지만 오히려 비가 투표율을 더 끌어올릴 것이란 예상도 있다. 최근 중국발 황사로 연일 최악의 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비가 내리면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효과로 인해 오히려 외출 가능성을 더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영일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는 “폭우가 아닌 이상 비 소식이 투표율엔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표가 늦어지는 건 투표 시간이 2시간 연장된 데다 후보자 수가 많기 때문이다. 15명이 출마한(2명은 사퇴) 이번 대선의 투표용지 길이는 28.5㎝로, 7명이 출마한 지난 대선 때보다 12.9㎝ 더 길다. 이에 따라 투표지 분류기 처리 속도는 분당 310장에서 190장으로 떨어진다. 여기에 부정투표 의혹을 없애기 위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처리 속도를 분당 150장으로 더 늦췄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이날 오전 6시부터 한국방송협회와 공동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해 오후 8시 투표 마감과 동시에 예상 당선인과 득표율을 발표한다. 이날 발표되는 내용은 지난 4~5일 사전투표에 참여한 투표자의 지역·성별·연령 등 정보를 반영해 보충한다. 이미 투표자의 4분의 1 정도가 사전투표를 마쳤지만 사전투표는 선거법상 출구조사를 할 수 없어 출구조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냈다.
당선인 윤곽이 드러나는 시간은 방송사들이 유력 후보를 지목할 오후 11~12시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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