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초등교육 현장서 '숙제 효과' 논쟁 가열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교육 | 미 초등교육 현장서 '숙제 효과' 논쟁 가열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6-10-03 11:41

본문

NISI20160928_0012226568_web.jpg

미국 초등학교 교사 벌리 콜먼 미첼이 지난 9월 13일 (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오크리지 초등학교에서 4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오크리지 초등학교를 비롯해 버몬트주 사우스 벌링턴, 매사추세츠주 홀리오크에 있는 초등학교들이 최근 학생들에게 숙제를 부과하지 않는 정책을 시작했다. 

 

 

미국에서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주지 않는 초등학교와 초등교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방과 후 숙제를 하기 보다는 신나게 뛰어 놀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며, 책을 많이 읽고, 잠도 충분히 자며, 과외 활동을 더 많이 하라는 것이다. 


버몬트주(州) 사우스 벌링턴에서 유치원부터 5학년까지 학제를 운영하는 오차드 초등학교는 10년 전인 지난 2006년 과감하게 숙제를 없앴다. 당시 교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숙제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2006년 발간된 미국 교육심리학자 알피 콘이 ‘숙제의 신화(The Homework Myth)’ 란 저서에서 한 제안에 따라 숙제를 내주지 않는 방침을 선택했다.

 

현대의 교육방식을 꾸준히 비판해온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알파 콘은 이 책에서 "숙제는 힘들기만 하고 얻는 것이 없는 일"이란 파격적인 주장을 제기했다. 


오차드 초등학교의 현재 교장인 마크 트리필리오는 최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초등학생들은 많이 어리다”며 “학생들은 하루 종일 공부를 하는데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공부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강제로 주입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숙제의 역효과는 모든 사람에게 확실히 나타난다”며 그 역효과로 피로감, 좌절감, 다른 관심사를 추구할 시간의 낭비, 공부에 대한 흥미와 관심의 감소를 꼽았다. 또한 "숙제는 이제까지 개발됐던 아이들의 호기심을 언제든 꺼뜨릴 수 있는 소화기가 될 수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숙제없는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감은 당연히 매우 높다. 오차드 초등학교의 학생들은 수업이 끝난 후 집에서 책을 읽거나, 밖에 나가 놀고, 부모와 저녁을 먹으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에이버리 큐트로니(9) 경우는 방과 후 댄스 학원과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있다. 그래서 에이버리는 하루 일정이 바쁘다. 에이버리의 엄마 하이디 큐트로니는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책도 많이 읽는다고 말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이디 큐트로니는 숙제를 없앤 학교의 정책에 대해 "아이들에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쉴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학부모, 교사, 학생 관계에도 정말 좋고 아이에게 자신의 열정과 흥미가 있는 일에 시간을 활용할 기회를 준다고 생각한다"며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물론 정반대의 의견도 있다. 


30여년 동안 숙제의 효과를 연구해 온 듀크 대학 심리학과의 해리스 쿠퍼 교수는 알파 콘이나 트리필리오 교장과는 반대 의견을 갖고 있다. 그는 모든 학교가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숙제의 양과 방식은 연령과 발달정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쿠퍼 교수는 1987년부터 2003년까지 숙제를 한 학생 60여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숙제가 학생의 성취도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숙제의 긍정적 효과는 초등학생보다 7~12학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쿠퍼 교수는 초등학생들에겐 짧은 시간 내에 쉽게 할 수 있는 숙제를 부과해야한다고 주장하고있다. 그는 숙제는 초등학생들이 단지 교실에서 배우는 것만이 아니라 평생학습자로 변모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독립성, 시간관리 능력, 학습능력도 키워준다고 주장한다. “숙제는 약과 같다.약을 너무 적게 먹으면 아무 효과도 없고 과용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적당량을 복용하면 기적을 이룰 수 있다”며 “교사가 지나치게 많은 숙제를 내주면 반발이 일어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래서 쿠퍼교수는 1학년 경우 10분, 2학년은 20분 식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숙제하는 시간을 10분씩 늘리는 방식을 권장하고 있다. 


숙제의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면서, 미국 초등학교 교육 현장에서는 숙제를 내주는 방식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몬태나주 마리온에 있는 K-8 마리온 초등학교의 쉐리 스토비 교장은 "숙제를 전혀 내주지 않는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합리적으로 숙제를 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미국교원협회(AASA)의 엘레인 M. 엘러슨역시 숙제 방식을 바꾸는 초등학교와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숙제를 내주지 않거나, 학교에서 끝내지 못한 과제만을 숙제로 내주는 경우, 또는 학부모와 함께 하는 숙제를 내주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8월 30일 초등 1~2학년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안성(안정과 성장) 맞춤 교육과정'을 2017년 1학기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안성맞춤 교육과정은 공교육을 기반으로 학습발달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해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덜고 선행학습 필요성을 근절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 교육과정은 선행학습이 필요 없는 한글·수학교육 활동 학습부담 감소를 통해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신장하는 교육 학습자가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놀이 중심 교육 활동 등을 포함한다.

 

뉴시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22,762건 616 페이지
제목
[밴쿠버] Hydro, "올 겨울 전기료, 6개월 동안 …
  전기 사용량 지난 10년 중 최고 기록...높아진 전기요금 배려     유난히 추운 올 겨울, 주민들의 전기 사용량이 예년보다 크게 높아진 가운데 BC 하이드로가 특별 방침을 발표했다. 지난 9일(월), 하이드...
이지연기자
01-10
[밴쿠버] BC주, 재산세 보조금 160만 달러증액
기본주택 재산세, 평균 570 달러 절약       주정부가 "주택소유자 보조금(home owner grant) 예산을 증액해 작년과 같은 수준의 보조금을 받게 하겠다"고 발표했다.&nb...
표영태
01-10
[밴쿠버] 인플레이션 2% 전망, 허리띠 졸라 매야
가계당 1,600 달러 추가 지출    올해 인플레이션이 2% 오르면서 작년보다 2배 높아진다. 이에 따라 가계 지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컨퍼런스보드의 크레이그 알렉산더 수석경제연구원은 올해 가계 지출이 작년보...
표영태
01-10
[밴쿠버] 11월 전국 신축 허가액 0.1% 감소
    밴쿠버, 전달 대비 30.7% 대폭 증가       전체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정체를 보이면서 각 자치시의 부동산 신축허가 액수가 약보합세를 보였다. 연방통계청이 발표한 ...
표영태
01-10
[이민] 1999년생 선천적 이중국적, 3월 31일까지…
1992년생 한국국적 남자, 오는 15일까지 병무청 국외여행허가 필요     (사진출처=병무청 입대 및 군복무 관련 홍보 사진들)   매년 선천적 이중국적자들은 오는 3월 31일, 그리고 병역 ...
표영태
01-09
[밴쿠버] 세월호 1,000일 추모 집회 열려
"어린 학생들이 죽었는데, 진영 논리로 몰고 가 안타깝다"         밴쿠버 한인들이 세월호 참사로 숨진 246명의 영정걸개 사진 뒤에 이들을 추모하는 글이...
표영태
01-09
[이민] 재외국민 선거법 개정안, 첫 관문 통과
대선 참정권 보장 여야 모두 찬성, 본회의 통과는 미지수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고 재외국민 조기 대선 참정권을 보장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이 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안전 및 선거법심사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를 통과했다.&nbs...
표영태
01-09
[밴쿠버] 자신의 아름다움 되찾아 드려요 !
  이스트사이드 채러티, 16년 동안 '미용'등 봉사 활동 펼쳐 저소득층과 성적 학대 경험자 대상, 치유에 중점두고 있어     추운 날씨를 녹이는 미담이 전해졌다. <Beauty Nights&g...
dino
01-09
[이민] 부모 초청이민, 3인 가족 47,000불 이상…
최저 소득 기준 충족해야 지원 가능   연방 이민부가 지난 9일자로  부모 또는 조부모 초청자(스폰서) 소득 자격 조건 관련 페이지(www.cic.gc.ca/english/information/applications/guides/5...
표영태
01-09
[밴쿠버] 주택 공시가 인상. 그러나 재산세 감소할 수도
(사진=스튜어트 코퀴틀람 시장 페이스북 캡쳐)   각 자치시 세수에 따라 재산세율 결정   최근 주택소유자들이 작년보다 껑충 뛴 공시지가 고지서를 받아 보고 재산세가 오를까 노심초사하지만 크게 놀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코...
표영태
01-09
[밴쿠버] 밴쿠버, 겨울철 맞아 노숙인들에게 커뮤니티 센…
    센터 찾는 노숙인들, 전용 보호 시설 수용 인원의 두배     유난히 추운 올 겨울, 밴쿠버 시가 1년 내내 운영되는 노숙인 보호시설 외 커뮤니티 센터 네 곳을 보호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키칠라노(K...
이지연기자
01-09
[밴쿠버] 펜타닐 사태, 연방 정부 늑장 대응 비난 이어…
    밴쿠버 대변하는 여당 MP, 연방정부 "서부보다 동부에 더 민감" 지적   지난 2016년, BC 주를 강타한 주요 이슈 중 하나는 불법 약물 과다복용이었다. 신종 약물인 펜타닐(...
이지연기자
01-08
[밴쿠버] 악화 일로 겨울 도로, 교통 담당 부처들 긴장
  ICBC "사고 크게 증가...속도 제한 보다 천천히 운전해야" 당부     계속되는 눈과 추위로 밴쿠버의 도로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CBC와 BCAA 등 교통 관련 공기관들...
이지연기자
01-08
[밴쿠버] 세월호 1,000일 추모 집회
"어린 학생들이 죽었는데 진영 논리로 몰고가 안타깝다"     (사진=밴쿠버 한인들이 세월호 참사로 숨진 246명의 영정걸개 사진 뒤에 이들을 추모하는 글이 담긴 노란색 종이배를 달아 이들이 영혼이 배...
표영태
01-08
[캐나다] 한국, 11월 캐나다 수출입 증가율 1위
  한국이 캐나다의 10대 교역국 중 11월 기준으로 전달 대비 가장 큰 폭의 수출과 수입 증가율을 보였다. 연방 통계청이 6일 발표한 지난 11월 국제 상품 교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의 대 한국 수출에 있어 전달 대비 41.2%, 수...
표영태
01-06
[캐나다] 加 공정거래위, 애플 불공정 거래 무죄
공정거래법 위반 조사 종료     캐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에 대한 불공정거래 조사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이 캐나다 무선통신사업자와 계약에서 애플이 우월적 지...
표영태
01-06
[밴쿠버] BC주, 교사 채용 확대 등 5천만 달러 예산…
BC교사연맹, 오랜 법적 소송 승리 교사 1,100 명 확보할 수 있는 금액   <사진=주정부 관련 보도자료 사진>     BC주 교사들이 10년 넘게 오랜 시간 주정부와 법정 공방 끝에 5,...
표영태
01-06
[밴쿠버] BC, 2년 연속 고용증가 전국 최고
전국적으로 구직 활동자 크게 늘어 실업률 높아져     <도표=BC주 고용 증가율(연방통계청)>     BC주가 퀘벡주와 함께 12월 고용을 주도하며 2년 연속 계속 높은 고용 증가율...
표영태
01-06
[캐나다] 캐나다 방통위, '통신요금 문제없다' 주장
'요금 비싸다'는 시민 생각과 다소 괴리 있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데이터 요금으로 악명이 높은 캐나다이지만 캐나다 방송통신위원회(CRTC, 이하 방통위)는 "고객 불만이 줄었다"며 문제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방통위는...
표영태
01-06
[캐나다] BC주민, 올해 주가 나아질거라 긍정 평가
긍정에 대한 개인 확신은 전체 평균보다 낮아   BC 주민들은 올해 BC주가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른 주에 비해 긍정에 대한 확신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인 앵거스 레이드가 지난 3일 발표한 ...
표영태
01-06
[부동산 경제] '라스베이거스 총집결' CEO들 "미래 먹거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전격 회동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글로벌 가전쇼 'CES2017'이 개막함에 따라 현지 출장...
온라인중앙일보
01-06
[밴쿠버] 눈청소 규정 미비 리치몬드, 주민 불만 높아
리치몬드 주민 SNS에 올라온 사진     외출 못하고 집에 갇힌 남성, "지자체 규정, 과거에 머물고 있어"     밴쿠버 시가 눈 길 청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이지연기자
01-06
[캐나다] 이혼율 45% 캐나다, 1월은 이혼의 달?
  자녀 있는 가정, 크리스마스 함께 보낸 후 이혼 절차 개시     2017년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많은 사람들이 신년 계획(New Year's Resolutions)을 지키기 위해 분주하다. 그런데 이...
이지연기자
01-06
[밴쿠버] 써리, 영화산업 활발 - 촬영 허가 두 배 증…
오래된 인쇄소를 개조한 스카이댄스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루니 가치 낮게 유지된다면 앞으로 더 증가할 것"   캐나다 루니 약세 영향으로 밴쿠버 영화 산업이 호...
이지연기자
01-06
[밴쿠버] "눈 길 뿌리기 위해 바닷가 모래 가져가지 말…
키칠라노 비치에서 모래를 담아가는 모습     "바닷가 보호와 자연 보호 위해 모래 필수...적발될 경우 벌금 2천 달러 부과"     계속되는 눈과 추위로 BC 주민들이 외출...
이지연기자
01-06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