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102년 전 '고마가타 마루' 인권침해 '사과'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캐나다 | 캐나다 총리, 102년 전 '고마가타 마루' 인권침해 '사과'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6-05-19 10:14

본문

NISI20160519_0011707533_web.jpg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운데)가 18일(현지시간) 오타와 연방해원에서 1914년 '고마가타 마루 호 사건' 에 대해 사죄하자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동감을 나타내고 있다.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18일(현지시간) 102년 전인 1914년 당시 정부가 저질렀던 인권침해 사건인 일명 '고마가타 마루 사건'을 정식 사죄했다. 

'고마가타 마루 사건'이란 1914년 주로 시크 교인으로 구성된 인도계 376명을 태운 일본 국적 고마가타 마루호가 밴쿠버 항에 들어오자, 당시 정부가 아시아계 이민자의 유입을 막기 위해 2개월 간 입국 허가를 내주지 않다가 인도 캘커타로 돌아가게 만든 일을 가르킨다. 당시 인도를 식민통치하던 영국은 캘커타로 귀환한 이들을 체제 저항세력으로 보고 체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20여명이 사망했다. 

캐나다공영방송 CBC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18일 연방 하원에 출석해 "고마가타 마루에 관한 모든 비극적 실책에 캐나다 책임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평화적이고 안전한 이주를 막는 법을 만든 것은 의심할 바없는 캐나다의 책임"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벌어진 유감스런 모든 결과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가 언급한 '법'이란 20세기 초 캐나다 연방의회가 이민 희망자를 태운 배는 출항 후 타국 항구를 기항하지 않고 바로 캐나다 항구에 입항해야 한다고 규정했던 법을 가르킨다. 대서양을 건너는 배들이나 중간에 기항하지 않고 캐나다 항구에 입항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법은 사실상 아시아계를 배제하려고 만든 것이었다. 당시 인도나 중국 등지에서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로 오는 배들은 대부분 중간에 보급을 받아야 했고, 고마가타 마루호 역시 홍콩을 출발해 중국 상하이와 일본 요코하마를 거쳐 밴쿠버항에 도착했었다. 

트뤼도 총리는 "그 어떤 말로도 희생자들이 겪었던 아픔과 고난을 덜어 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시간이 흘러 지금 우리가 하는 사과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여러분의 역경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 우리의 실패에 대해 진심으로(fully and sincerely)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 고마가타 마루호의 입항을 거부했던 문제의 '법' 에 대해 "여러분을 너무나도 무분별하게 차별했던 법에 대해, 그리고 좀 더 이르게 사과하지 않았던 이 모든 것에 대해 진정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나다는 실수로부터 배우고, 과거의 실책을 결코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BC에 따르면, 이날 하원에서는 고마가타 마루호 승객 후손의 일부가 방청석에 앉아 총리의 연설을 직접 경청했다. 
 
NISI20160519_0011708146_web.jpg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오타와 연방하원에서 102년 전인 1904년 발생한 '고마가타 마루호 사건'을 정식으로 사죄했다. 이 사건은 당시 캐나다 정부가 인도 이주민들이 탄 배의 입항을 거부하고 인도로 되돌려 보내는 바람에 2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일을 가르킨다. 사진은 1904년 입항을 거부 당한 '고마가타 마루호'에 타고 있던 인도인들. <사진출처:위키피디아> 

특히 트뤼도 총리는 배석한 하르지트 사잔 인도 국방장관을 가르키며 "(고마가타 마루 호에 탔던)사잔 장관의 선조는 당시 캐나다로부터 거부 당했지만, 오늘날 사잔 장관은 인도 정부의 핵심 멤버가 돼 지금 여기 우리의 하원에 앉아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트뤼도 총리의 연설이 끝난 후 야당 지도자들도 연단에 서서 트뤼도 총리의 '역사적 사죄'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야당 보수당의 로나 앰브로즈 당수 권한대행은 "고통받은 이들에게 대한 기억을 기리고 비극의 교훈을 배우는데 진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캐나다 총리가 연방 하원에서 고마가타 마루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연방 하원은 이미 지난 2008년 5월 이 사건의 피해자와 후손들에게 사과한 적이 있다. 또 같은 해 8월에는 스티븐 하퍼 당시 총리가 인도계 캐나다인 커뮤니티에 사과의 뜻을 전달한 적도 있다. 그런가하면 정부는 2012년에는 코마가타 마루 호가 들어왔던 밴쿠버 시내 하버그린 공원에 기념비를 세우기도 했다. 당시 제이슨 캐니 이민부 장관은 제막식에 참석해 "기념비는 우리 나라의 불행한 역사를 기억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트뤼도 총리의 사과연설은 102년 전에 저지른 과오이지만 "사과하고 또 사과한다"는 캐나다 정부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난민과 이주민 유입을 둘러싸고 갈등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캐나다 정부가 102년 전 이주민들이 겪었던 고통을 새삼 되새기고 사죄했다는 점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뉴시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22,649건 679 페이지
제목
[밴쿠버] 실종 관광객, 주택 수영장에서 숨진 채 발견
  지난 11월에 합창단과 방문한 루부마, 반년 만에 발견   지난 해 BC 주에서 실종된 아프리카인 관광객이 가정집의 야외 수영장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 실종 당시 33세였던 우간다인 에드워드 루부마(Ed...
이지연기자
06-01
[밴쿠버] 1일(수)부터 '운전 중 핸드폰 사용' 벌금 …
  벌점도 4점 조정, 이에 따르는 175 달러 벌금도 자동 추가   6월 첫날인 이번 주 수요일부터 운전 중 핸드폰 등 기기를 사용하다 적발된 운전자들에게 인상된 벌금이 적용된다.   기존 167 달러에서 ...
이지연기자
06-01
[밴쿠버] BC 교육부, 학교 비용 절감 예산 다시 교육…
  교육계, "반가운 소식이나 그 것만으로는 부족"   최근 BC주 교육청들과 예산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교육부가 "교육청이 마련한 비용 절감 예산 2천 5백만 달러 기금을 교육계에 재투입하겠다&q...
이지연기자
06-01
[밴쿠버] BC 교육부, 학교 비용 절감 예산 다시 교육…
  교육계, "반가운 소식이나 그 것만으로는 부족"   최근 BC주 교육청들과 예산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교육부가 "교육청이 마련한 비용 절감 예산 2천 5백만 달러 기금을 교육계에 재투입하겠다&q...
이지연기자
06-01
[캐나다] 연방보수당, 동성결혼 '반대' 에서 '중립'으…
연방 보수당이 정강정책을 개정하면서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을 새로 정리했다. 그동안은 결혼을 남녀간의 일대일 결합으로 정의했으나 이를 삭제함으로써 동성결혼이 결혼의 개념에서 배제되는 현상을 없앤 것이다. 보수당은 지난 토요일 밴쿠버에서 개최된 전당대회에서 결혼의...
온라인중앙일보
06-01
[캐나다] 캐나다, 다진 쇠고기에 살균용 방사선 처리 검…
  연방 자유당 정부가 식중독균과 살모넬라균 등 유해균 박멸을 위해 다진 쇠고기에 방사선 처리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 보건부는 이같은 방안이 대중의 논의를 거친 뒤 6월에서 늦어도...
온라인중앙일보
06-01
[캐나다] 앨버타 산불지역, 화학 물질 오염 심각…900…
  지난 1일 캐나다 앨버타주 포트맥머리시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를 입은 일부 가옥들이 화학물질에 오염돼 주민 9000명의 귀환이 연기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래이첼 노틀리 앨버타 주지사는 30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산불 피해가 ...
온라인중앙일보
06-01
[부동산 경제] 국제유가, 수요증가 전망에 ‘오름세’
알버타 생산재개-OPEC 동결 맞물려 산불 사태로 중단됐던 캐나다 알버타주의 원유생산 시설이 재가동에 들어가며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영국 런던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랜트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미화 0.44달러 상승한 49.76달러에 마감...
dino
05-31
[부동산 경제] 세계 최고 비싼 아파트는 뉴욕 센트럴파크 옆 …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중인, 아파트 값으로는 미국 최고인 2억5000만억달러짜리 뉴욕의 호화아파트 6동을 미국 부동산 전문가들은 "억만장자 거리"(Billionaires' Row)로 부른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손꼽힌...
dino
05-31
[밴쿠버] 클락 수상, 트위터에 '아시아 순방 중 주거용…
논란 일자 직접 해명, 해당 업체는 "상업용 부동산 홍보하러 가는 것"   한국과 일본, 필리핀을 순방하는 크리스티 클락(Christy Clark) 수상이 자신의 트위터에 '순방 계획에 밴쿠버의 주거...
이지연기자
05-31
[밴쿠버] 헬프스 빅토리아 시장, "페이스북 계정 폐쇄,…
    페이스북의 실명제 담당자로부터 '이름 부적절' 메시지 받아     최근 페이스북 계정이 한 차례 폐쇄되는 일을 겪은 리사 헬프스(Lisa Helps) 빅토리아 시장이 입을 열었다...
이지연기자
05-31
[밴쿠버] 헬프스 빅토리아 시장, "페이스북 계정 폐쇄,…
    페이스북의 실명제 담당자로부터 '이름 부적절' 메시지 받아     최근 페이스북 계정이 한 차례 폐쇄되는 일을 겪은 리사 헬프스(Lisa Helps) 빅토리아 시장이 입을 열었다...
이지연기자
05-31
[밴쿠버] 걸프 아일랜드, 벌써 가뭄 3단계 "물 부족 …
지난 여름과 비슷한 상황, "최악의 경우에는 주정부가 물사용 제한"   지난 해 여름 극심한 가뭄을 겪은 BC 주가 올 여름에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밴쿠버 아일랜드의 남부 지역과 걸프 아일랜드(Gulf ...
이지연기자
05-31
[밴쿠버] 걸프 아일랜드, 벌써 가뭄 3단계 "물 부족 …
지난 여름과 비슷한 상황, "최악의 경우에는 주정부가 물사용 제한"   지난 해 여름 극심한 가뭄을 겪은 BC 주가 올 여름에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밴쿠버 아일랜드의 남부 지역과 걸프 아일랜드(Gulf ...
이지연기자
05-31
[밴쿠버] 패스벤더 장관, "트랜스링크 운영방식 변화 없…
메트로 시장들, "투명성 위해 선출 정치인이 운영해야"   지난 주, 메트로 밴쿠버 시장들과 BC 주정부가 '교통 증진 10년 계획' 예산안을 두고 같은 날 서로 다른 입장을 발표해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 바 ...
이지연기자
05-31
[밴쿠버] 패스벤더 장관, "트랜스링크 운영방식 변화 없…
메트로 시장들, "투명성 위해 선출 정치인이 운영해야"   지난 주, 메트로 밴쿠버 시장들과 BC 주정부가 '교통 증진 10년 계획' 예산안을 두고 같은 날 서로 다른 입장을 발표해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 바 ...
이지연기자
05-31
[부동산 경제] 하루 60만명이 찾는 다이소, 한국 회사였소
다이소가 ‘1000원숍’이란 건 널리 알려졌지만 연매출 1조원이 넘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지난 26일 서울 도곡동 다이소아성산업 본사에서 만난 박정부(72) 회장은 “매출 1조 기업이란 건 물론이고 아직까지 일본기업...
dino
05-30
[이민] 미국 이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2)
분야 전문가 인정되면 자력으로 이민 가능   밴쿠버의 믾은 교민들이 미국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수시로 오가고 있다. 미국 영주권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본지에서는 미국 영주권 전문 한마음 이주법인 김미현 대표의 '미...
dino
05-30
[밴쿠버] 캠룹스, 뺑소니 운전자 911 신고자 차 훔쳐…
사고 차량 모습   지난 27일(금), 캠룹스에서 발생한 교통 사고 현장에서 차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데이비드 레처(David Retzer) 씨가 설명한 발생 경위는 황당하다.  ...
이지연기자
05-30
[밴쿠버] 캠룹스, 뺑소니 운전자 911 신고자 차 훔쳐…
사고 차량 모습   지난 27일(금), 캠룹스에서 발생한 교통 사고 현장에서 차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데이비드 레처(David Retzer) 씨가 설명한 발생 경위는 황당하다.  ...
이지연기자
05-30
[밴쿠버] 잉글리쉬 베이, 다량 수은 발견, BC 환경부…
  관계자, "온도계 1백 개 정도 있어야 나오는 양의 수은, 누가 흘렸는지는 불분명"   지난 29일(일), 밴쿠버 소방서(Vancouver Fire and Rescue)가 잉글리쉬 베이의 비치 에비뉴...
이지연기자
05-30
[밴쿠버] 잉글리쉬 베이, 다량 수은 발견, BC 환경부…
  관계자, "온도계 1백 개 정도 있어야 나오는 양의 수은, 누가 흘렸는지는 불분명"   지난 29일(일), 밴쿠버 소방서(Vancouver Fire and Rescue)가 잉글리쉬 베이의 비치 에비뉴...
이지연기자
05-30
[밴쿠버] BC주, 2016년 산불진압 예산 - 이미 절…
관계자, "많은 예산 투입된 피스 리버의 화재 45건, 10건은 방화 의심"    지난 해 여름, 크게 늘어난 산불로 인해 BC 주정부가 산불 진압에 배정된 기본 예산의 여섯 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
이지연기자
05-30
[밴쿠버] BC주, 2016년 산불진압 예산 - 이미 절…
관계자, "많은 예산 투입된 피스 리버의 화재 45건, 10건은 방화 의심"    지난 해 여름, 크게 늘어난 산불로 인해 BC 주정부가 산불 진압에 배정된 기본 예산의 여섯 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
이지연기자
05-30
[교육] "자녀들 스마트폰 중독 치유할 수 있어요"
자녀 방학을 앞둔 엄마들은 벌써부터 걱정이다. 학기 중에야 공부해라 숙제해라 잔소리하며 아이 손에서 잠시나마 스마트폰을 떼어낼 수 있었지만 방학이 되면 집에 있는 아이들과 아예 '스마트폰 전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 관련 비영리단체 커...
dino
05-27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