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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제 | 핵융합연구소 '바닷물 1L로 석유 300L 효과 목표'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6-03-09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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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공 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 실험장치 ‘KSTAR’를 견학 온 학생들이 살펴보고 있다. 한국 독자기술로 만든 KSTAR는 프랑스에 건립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참고 모델로 활용됐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12일 대전시 유성구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실험동. 연구원들이 비행접시 모양을 한 높이와 지름 각 9m 크기의 한국형 핵융합 에너지 실험장치 ‘KSTAR’를 살피고 있다. KSTAR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핵융합 연구 장치로 ‘한국의 인공 태양’이라고 불린다. 아직 실험 단계에 있지만 KSTAR는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을 통해 뜨거운 에너지를 스스로 뿜어내는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이는 한국의 독자기술로 만들어졌다.

EU·중국 등 미래 대비 과감한 투자
협력과 경쟁 통해 기술 확보 전쟁


핵융합 에너지는 수소처럼 가벼운 원자핵이 합쳐져 헬륨처럼 무거운 물질로 변환될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리와 유사하다. 인공 태양을 만들고 거기서 나오는 동력원을 말한다. 필요한 원료인 중수소는 바닷물 속에 무한정 있다. 또 핵융합에너지를 전기로 바꿀 때 열이 나오지만 석탄이나 석유 등의 화석연료에 비해 미미하고 원전과 달리 핵폐기물도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지구온난화나 환경오염 걱정 없이 마음껏 쓸 수 있는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오영국 KSTAR 부센터장은 “30년 후 바닷물 1L로 석유 300L가 만드는 에너지를 대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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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은 1950년대부터 핵융합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한국은 95년 3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KSTAR 설치를 시작해 2007년 완성했고,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출발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늦었지만 지금은 선진국들과 실력을 견줄 정도로 성장했다.

현재 한국은 미국·유럽연합(EU)·러시아·일본·중국·인도와 함께 공동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카다라슈에 실험로가 건설되고 있고 총 130억 유로(약 17조2000억원)을 들여 2042년까지 사업이 진행된다. 한국은 사업 예산의 9%를 분담한다. KSTAR 사업 총괄 책임자였던 이경수 박사가 지난해 ITER 사업 기술을 총괄하는 ITER 국제기구 사무차장으로 선임될 정도로 한국의 연구진들이 ITER 장치 건설의 핵심 분야를 맡고 있다. 또 KSTAR 건설에 참여했던 국내 업체들도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ITER 건설 현장에 초전도 선재 등을 납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핵융합 에너지 연구계를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ITER 건설에 힘을 합하고 있지만 원천 기술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각 나라가 치열한 연구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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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연구를 주도해왔던 EU는 일찌감치 핵융합 에너지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ITER 을 만드는데 투자비용의 45.6%를 대고 있고 유럽 최대 연구개발(R&D) 프로젝트인 ‘Horizon 2020’의 일환으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약 31억 유로(약 4조1000억원)를 핵융합 분야에 쏟아붓기로 했다.

중국도 핵융합 연구에 적극적이다. 선진국보다 10년 먼저 핵융합 에너지를 상용화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ITER 규모인 실험로(중국핵융합공정실험로·CFETR)를 자체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과학성 산하 연구소를 중심으로 베이징 대학, 칭화대 등 13개 대학과 14개 관련기관이 함께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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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만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중국은 정부가 나서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보다 성장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핵융합 연구의 촘촘한 인프라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핵융합과학연구소(NIFS)를 중심으로 교토대·규슈대 등 165개 대학 및 연구기관들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순수 기초연구에만 투자되는 비용은 14년 한해 약 130억 엔(약 1327억원)이다.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투자 규모가 작다. 지난해 KSTAR에 쓰인 비용 약 400억 원을 제외하면 핵융합 연구비는 66억원이고 핵융합 거점센터인 서울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각각 10억원 안팎의 예산이 돌아간다. 핵융합에너지 관련 투자 예산도 2012년 1723억원에서 지난해 1425억원으로 줄었다.

황용석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KSTAR 같은 우수한 장치를 만들어놓고도 국가는 오히려 투자를 줄이고 있다”며 “국가차원의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이 없다면 초기의 핵융합 실험장치 건설 단계만 주도하고 정작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기술들은 다른 나라들에게 빼앗기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 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핵융합 에너지 연구가 거대과학 분야인 만큼 성쇠는 꾸준한 ‘연구 인력 확보’에 달려 있다. EU의 경우 한해 교육비로만 900만 유로(약 117억 원)를 투자해 600여명 이상의 석·박사들을 길러낸다.한국의 경우 한해 배출되는 석박사가 50여 명 수준이다. 관련 기관 채용 규모도 작다. 핵융합 연구의 중심인 국가핵융합연구소의 경우 지난해 4명의 연구진을 채용했다.

문승일 서울대 기초전력연구원장은 “화석연료는 고갈될 수밖에 없어 핵융합을 포함한 차세대 에너지 산업은 꼭 키워야할 분야”라며 “장기적인 투자가 중요한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한국도 중국이나 일본과 같이 30년~50년의 장기 플랜을 짜고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강해령 인턴기자 jsham@joongang.co.kr


◆핵융합 에너지=1억℃~10억℃의 플라스마(고체·기체·액체외의 제4의 물질상태) 상태에서 수소 원자핵들이 융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원자력·화력 등 기존 에너지원과 달리 환경 오염 걱정없이 무한정 에너지를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연료전지=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것을 역이용, 수소와 산소에서 전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장치. 발전 장치의 규모가 크지 않아도 돼 소규모로 여러 곳에 설치해서 송전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기존의 에너지원에 비해 환경친화적이다.

◆마이크로그리드=특정 지역 안에서 자체적으로 전력 생산·소비를 할 수 있도록 구축한 소규모 전력망. 신재생 에너지, 분산형 전원을 자체 발전원으로 이용하고, 수요자는 스마트 미터와 같은 최신기기를 써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할 수 있는 미래형 에너지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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