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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엄마, 순결이 뭐야” 묻는 아들, 뭐라고 말해야 하나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6-01-2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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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자녀 성교육

청소년 성 관련 사건·사고는 매년 증가 추세입니다.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의 면접 상담 통계를 살펴보면 2010년 49.6%였던 성폭행 관련 상담은 2014년 70.3%로 크게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성(性)인식을 길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학부모들도 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동감을 하면서도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 성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고민에 답을 찾아봤습니다.

 

질의 :‘나중에 크면 알게 된다’고 얼버무렸는데…

초4, 초2 자녀를 뒀습니다. 첫째는 남자아이고, 둘째는 여자아이입니다. 남편과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어 자녀 교육은 온전히 제 몫일 때가 많습니다. 학교 공부 관련은 혼자 힘으로 해결하겠는데 성교육이 어렵습니다. 어디서부터 얘기해줘야 할지, 어디까지 알려주는 게 맞는 건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얼마 전에는 책에서 봤다면서 ‘순결을 잃는 게 뭐냐’고 묻더군요. 사회·과학 과목과 관련한 내용 중에 모르는 게 있으면 “인터넷을 찾아보자” “같이 알아보자”고 할 수 있지만, 이 질문에는 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 입장에서 이해가 안 되는 순수한 호기심으로 물어본 건데 저도 모르게 ‘나중에 크면 알게 된다’고 얼버무렸습니다. 성에 대해 난감한 질문을 하는 아이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우모씨·48세·서울 노원구 중계동)
 
 
응답 :
 
 
 
 
질의 :고2 아들이 여친과 깊은 관계인 것 같아요

아들이 중학교 때부터 음란물을 보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성장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해 모르는 척하고 넘어갔습니다. 남편도 “남자애들은 다 그런다”며 이럴 때 잔소리하면 오히려 엇나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저도 어느 정도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에 겪은 일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방 청소를 하다 휴대전화를 두고 간 것을 알고 무심결에 SNS 내용을 엿봤습니다. 여자친구와 어떻게 하면 더 진한 스킨십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친구들과 의논한 내용이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건전한 연애를 할 거라고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이후로는 아이가 조금만 늦게 와도 걱정이 돼 잠이 안 옵니다. 음란물 보는 걸 모른 척한 게 이런 문제로 이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강모씨·50·서울 양천구 목동)     응답 :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올바른 가치관 심어주세요

가정에서 성교육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비상교육이 지난해 9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도 이를 잘 보여줍니다. 전체 90%가 ‘성교육을 한 적 있다’고 답했지만, ‘성교육 할 때 어려운 점이 없다’고 답한 사람은 4%에 불과했습니다.

자녀 성교육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교육의 주체인 부모들도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성교육을 단지 신체 발달에 대한 정보를 주고, 성폭력을 예방하는 교육이라고 이해하면 안 됩니다. 성에 대한 바람직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성 역할에 대한 올바른 지도가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부부간의 관계와 태도입니다. 부부가 평등한 입장에서 서로 존중하며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레 성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 번째 사례 자녀는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한창 성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성행위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의 엉뚱한 질문에도 당황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얘기를 이어 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성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 준비해 놓는 게 좋습니다. 즉각적으로 대답하기 난해한 질문을 했을 때에도 “나중에 크면 알게 된다”거나 “쓸데없는 거에 관심 갖지 말라”는 식의 답변은 안 됩니다. 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만드는 것은 물론, 부모와 아이 사이의 대화를 차단시킵니다.

‘순결’ ‘첫경험’ 등에 대해 질문했을 때는 제대로 된 가치관을 심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순결을 잃다’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설명하는 것보다 ‘성인이 돼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양다리를 걸치는 게 순결을 더럽히는 행동’이라는 식으로 가치 지향적인 얘기를 해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첫경험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전적 의미를 설명하는 것보다 첫경험의 소중함에 대해 인식시키는 게 필요합니다. 성인이 돼 사랑하는 사람과 준비된 상태에서 육체적으로 관계를 맺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경험인지 알려줘야 한다는 얘기죠. 이를 통해 아이들 뇌리에 ‘첫경험을 충동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야 합니다. 자신의 몸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하고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방법을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 사례 부모는 아들이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하지 않나 우려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더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은 건 모든 인간의 본능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성관계를 무조건 잘못된 행동으로 규정하는건 문제가 있습니다. 위험한 행동이지만, 잘못된 행동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가 어려서부터 음란물을 접했기 때문은 더욱더 아닙니다. 고등학생이라면 90% 이상 음란물을 접한 적이 있거나 접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부모가 아이 행동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서 발생한 문제라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음란물을 못 보게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음란물에 대해 제대로 알려줄 필요는 있습니다. 음란물은 남자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여성의 성을 상품화해 자극적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영상물에 여과 없이 노출된 아이들은 성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갖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음란물 속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과장된 동작이나 비정상적으로 오랫동안 성관계를 하는 모습이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가짜’라는 걸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성관계는 단지 본능에 충실한 행위만이 아니라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감정을 바탕으로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과정이라는 걸 알려줘야 합니다.

청소년기 성관계에 대해 우려하는 부모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자녀를 24시간 감시할 수는 없습니다. 평소에 자녀와 대화를 충분히 나누고 있는 상황이면 한 번쯤 진지하게 얘기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서로 동의 하에 이뤄지는 건지, 제대로 된 피임법을 알고 있는지, 충동이나 호기심에 의한 성관계는 아닌지 말입니다. 만약에 부모가 교육하는데 한계를 느낀다면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도움말: 이충민 푸른아우성 교육팀장, 한춘근 목동아동발달센터 원장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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