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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6-01-1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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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매업계 공룡…온라인 쇼핑에 밀려 사라질 뻔
"비용절감은 이야기 일부일 뿐"…공격적인 재투자로 신성장동력 발굴
오프라인 매장은 베스트바이 사업의 초석…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 '베스트바이(Best Buy)'에서는 매년 추수감사절 다음 날 벌어지는 전국적 최대 규모 쇼핑행사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가 되면 밀려드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진다.

영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도어버스터(Door Buster·선착순 한정 할인판매)' 제품을 노리는 수백명의 고객들로 이뤄진 대기행렬이 건물 한 바퀴를 돌아야 끝이 보일 정도로 장사진을 이룬다. 한국에서도 베스트바이 블랙프라이데이 파격세일에 참여하기 위해 직구(해외 직접구매) 대행서비스를 이용할 정도다.

베스트바이는 2012년 취임한 유베르 졸리 최고경영자(CEO)가 "위대한 미국 아이콘"이라고 자부할 정도인 미국 최대 전자제품소매업체이며, 2014년 매출액 424억1000만 달러(약 51조3585억원)를 기록한 유통업계 공룡이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최대 IT·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롯데하이마트(3조7542억원)의 10배가 넘는 매출액이며, 한국 3대 백화점인 롯데백화점(8조278억원)과 현대백화점(1조5518억원), 신세계(2조4923억원)를 합친 것보다도 4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베스트바이는 과거 공룡들처럼 사라지지 않기 위해 혹독한 구조조정 중이다.

베스트바이는 지난해 캐나다 지역 내 전자제품 판매 브랜드 '퓨쳐샵(Future Shop)' 133개 중 절반이 넘는 66개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1500여명이 직업을 잃게 됐다.

하지만 캐나다 점포 폐쇄는 단순히 비용절감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에이미 본 월터 대변인은 "비용절감이 아닌 능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캐나다 점포 폐쇄로 약 2억8000만달러(약 3399억2000만원) 비용을 절감했지만, 이 중 약 1억6000만달러(약 1942억4000만원)를 나머지 점포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본 월터 대변인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 "캐나다 시장은 성장이 멈췄다"라며 "소비자들은 다른 경로로 쇼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다른 경로"는 다름 아닌 인터넷 쇼핑을 뜻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비용절감 필요성이 커지고 소비자들이 값싼 온라인 쇼핑몰 이용이 많이 늘어나면서 베스트바이와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야만 했다.

당시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던 브라이언 던은 "인터넷 사업이 최선의 성장동력"이라고 말하면서도 온라인을 장악하고 오프라인을 위협한 아마존을 "업계 역풍"이라고 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에는 베스트바이가 1858~5388㎡ '초대형매장(Big-Box)'을 줄이고 대신 800여개 소형 모바일기기 전문매장으로 오픈하는 대대적인 매장 구조조정에 나섰다. 

베스트바이는 미국에 살면서 이 곳에서 전자제품을 사보지 않은 사람은 단 1명도 없을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형점포만 1100여개에 달하는 방대한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3~5년 사이 총 매장면적을 10% 이상 줄이기로 한 것이다. 베스트바이는 이로써 매년 약 7000만~8000만달러(약 849억8000만원~971억2000만원)의 간접비용을 절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당시 연간매출액 2억달러를 창출하던 온라인 사업 매출을 앞으로 5년간 두 배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2012년 던 CEO의 뒤를 이은 유베르 졸리 CEO도 단순히 비용절감에만 집중하지 않고 신규 성장동력을 위한 공격적인 재투자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당시 베스트바이의 구조조정을 두고 "비용절감은 이야기 일부일 뿐"이라며 "오래된 것을 재무장시키고, 고객 욕구에 대한 신선한 통찰력으로 새로운 성장기회를 만드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졸리 CEO는 온라인쇼핑을 "역풍"이라고 비방하던 그의 전임자와는 달리 이를 '뉴 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였다. 그는 온라인 매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확대해 나갔다. 

소비자들이 베스트바이 점포에서 제품을 이용해본 뒤 정작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는 탓에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점포들이 '쇼룸(Showroom·진열실)'으로 전락했다는 평까지 나오던 중 졸리 CEO는 오프라인 매장을 베스트바이 사업의 초석으로 판단하고 이를 장점으로 살렸다.

오프라인 장점을 살린 베스트바이의 가장 대표적인 혁신은 바로 '픽업(Pick-Up)'제도다. 베스트바이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에서 아마존과 견줄만한 가격에 구매한 전자제품을 미국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오프라인 점포에서 당일 수령할 수 있는 제도다. 반품도 베스트바이 오프라인매장에서 할 수 있다.

세계에서 3번째로 넓은 미국 땅에서 제품의 당일 배송은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에 베스트바이의 픽업제도는 이미 온라인쇼핑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과 붙어볼 만한 경쟁력을 제공했다. 

또 점포환경과 직원교육을 대폭 개선해 점포가 쇼룸 및 수령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제공하고 고객들의 쇼핑경험을 아늑하게 만들었다.

온라인-오프라인 연계는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 구매장소, 시기, 방법 등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들이 온라인상에서 느끼는 불편과 불신을 해소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신성장동력에 투자하기 위한 혹독한 구조조정은 계속됐다. 2012년 3월에는 대형점포 50곳의 문을 닫고 400명의 인원을 감축하는 한편 영업비용 8억달러를 절감했다. 같은 해 7월에도 전 직원의 1.4%에 해당하는 2400명의 인원감축에 나섰다. 대신 절감한 비용을 이용해 소형 매장 수를 대폭 늘려 온라인과 병행한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했다.

지난해에도 연간운영비용을 약 4억달러(약 4856억원) 절감해 삼성전자와 소니, 애플 등 파트너들과의 관계개선과 온라인 쇼핑몰 확대에 재투자했다.

베스트바이의 구조조정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매출액은 아직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어 ▲2011년 502억7000만달러 ▲2012년 507억1000만달러 ▲2013년 491억4000만달러 ▲2014년 424억1000만달러 ▲2015년 40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서킷시티(Circuit City)'와 '라디오쉑(Radio Shack)' 등 다른 전자제품 소매업체들이 파산을 신청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는 동안 베스트바이는 아직까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자리를 건장하게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업체들이 전 세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 가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공략해야 하는 곳도 베스트바이다. 실제로 지난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도 삼성전자 임원 10명이 유베르 졸리 CEO를 만나기 위해 수십분간 애타게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표 경제경영지 포브스는 "베스트바이가 지금과 같이 좋은 실적을 기록해 나간다면 대표적인 턴어라운드 성공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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