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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내 아이들이 배워야 할 핵심 기술은? ‘코딩’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5-05-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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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 트럭을 타고 미국을 질주하면서 핵전쟁의 낙진으로 돌연변이가 된 동물들을 물리친다. 그리고 이 동물들을 타코에 넣을 맛있는 식재료로 만든 뒤 요새화된 마을에서 팔아야 한다. 목표는 캐나다 위니펙까지 가는 것.

 

‘건맨 타코 트럭(GTT)’의 내용이다.

 

30년 넘게 비디오게임을 디자인한 브렌다 로메로는 아들 도노반 로메로 브래스웨이트(10)가 만든 건맨 타코 트럭을 두고 “어린 아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게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건맨 타코 트럭은 이미 맥, PC, iOS, 안드로이드의 비디오게임을 내놓는 퍼블리셔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으며 콘솔로도 발매될 예정이다. 유명 비디오게임 디자이너인 아버지 존과 도노반이 토요일마다 프로그래밍 수업을 한 결과다.

 

부모가 둘 다 프로그래머인 도노반과 같은 상황은 흔치 않다. 하지만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부모들은 배우지 못했던 ‘코딩’ 기술을 익히고 있다.

 

코딩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프로그래밍이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 아이들이 지금 배우고 있는 것, 이들이 21세기에 직장을 얻기 위해 배워야 할 것은 교육자들이 ‘절차적 활용 능력(procedural literacy)’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어린이 친화적인 프로그래밍 언어 ‘스크래치’ 개발을 이끌고 있는 미첼 레스닉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는 “코딩을 배우면 세상에 있는 절차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스크래치에 등록된 사용자는 620만 명이며 5세 어린이부터 사용할 수 있다.

 

경제 같은 복잡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거나 어떤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등 코딩은 아이들에게 문제 해결 방법뿐만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도 훈련시키기에 적합하다고 레스닉 교수는 말한다.

 

코딩 교육을 추진하는 비영리 기관 ‘코드닷오알지(Code.org)’의 하디 파르토비 공동창립자는 “컴퓨터공학이 흥미로운 점은 분석적 기술, 문제 해결 능력, 창의력 등 기초적인 동시에 직업적인 요소들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이 모두가 결합된 분야가 이것 말고 또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글쓰기를 배우는 모든 어린이가 소설가가 되는 것은 아니며 대수학을 배운 사람 모두가 수학자가 되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이 두 가지 능력을 모든 어린이들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르토비나 레스닉 같은 교육자들은 코딩도 그와 같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미국의 모든 어린이들이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미 노동통계국은 2020년까지 프로그래머가 100만 명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파르토비는 이 추산이 과소평가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그는 스마트폰, 드론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그들만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들어감에 따라 인간이 점점 더 많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만들수록 소프트웨어 관련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그것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싶다. 미래에 기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직업이 없을 거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코딩이 교양 과목의 일부가 될 것임을 인정하는 셈이며 따라서 코딩은 모든 어린이들이 배워야 할 핵심 기술이다.

 

‘교양 과목’의 원래 정의는 시민 생활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전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천문학과 수학이 교양 과목으로 간주됐다.

 

수업에 코딩을 포함시키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전문 훈련을 받는 교육자들 중에는 수학, 기술 교사들뿐 아니라 영어 교사들도 있다고 파르토비는 말한다. 레스닉 교수는 코딩이 어떤 의미에서는 글쓰기의 일종이라며, 다만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역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공립학교들은 이 추세에 느리게 반응하고 있다. 도노반의 학교를 비롯한 대다수의 학교들은 코딩 수업을 제공하지 않는다. 파르토비는 이것이 발전을 막는 최대 장애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다리기 싫은 부모들을 위해 집에서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는 추세다. 책 ‘Teach Your Kids to Code(가제, 아이에게 코딩을 가르치세요)’의 저자 브라이슨 페인은 자신의 두 아들이 각각 2살, 4살일 때 코딩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접근법을 어린이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기 위한 스즈키 교수법과 비교한다. 부모가 어린이 옆에서 함께 배우는 교수법이다.

 

태블릿은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에게조차 자연스러운 배움의 도구가 된다.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마우스나 키보드 사용법을 배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들과 소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영리 단체 ‘코드 인 더 스쿨’의 그레첸 르그랑은 어린 아이들이 ‘라이트봇’ 같은 프로그래밍 게임을 쉽게 이해한다고 말한다.

 

내가 인터뷰한 모든 이들은 어린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최고의 방법이 게임을 만들게 하거나 놀이 형태로 연습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르그랑은 카드를 약간 수정한 것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2진 부호를 가르친다. 스크래치 사용자 커뮤니티에 등록된 어린이들은 애니메이션, 코드, 이야기들을 거대한 온라인 시장에서 교환한다. 유명 어린이책에 기반한 게임들이 제일 인기가 많다.

 

코드닷오알지가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코드스튜디오’는 이미 미국의 1~10학년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파르토비는 말한다. 그 학생들 중 43%가 여학생이며 47%는 흑인 또는 히스패닉계다. 코드스튜디오에 등록한 중학생 중 1%만 컴퓨터공학을 전공해도 이 분야를 졸업한 여성의 수가 3배 이상 많아진다고 파르토비는 덧붙였다.

도노반은 또래들의 교육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구체적 사례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는 레벨 설계, 미술 감독, 심지어 소매업까지 배우느라 너무 바쁘다. 도노반의 건맨 타코 트럭에는 벌써 T셔츠 라인도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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