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한국과 다른 이스라엘 영재 교육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교육 | [노트북을 열며] 한국과 다른 이스라엘 영재 교육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5-05-09 09:30

본문

 
김성탁
사회부문 차장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예술·과학 아카데미’(The Israel Arts and Science Academy·IASA). 현지 교육학자가 1990년 설립한 고등학교 과정의 영재교육기관이다. 이곳 음악실에서 한 남학생이 직접 작곡한 곡을 피아노로 연주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한국 방문단 앞에서다. 연주를 마친 학생에게 졸업 후 계획을 물었다. 작곡 역량을 끌어올리려고 유명한 기관으로 진학하겠다는 식과는 전혀 다른 답이 돌아왔다. 그는 “1년 동안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무료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이런 태도에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이 학교의 교육법이 영향을 미쳤다. IASA는 유대인뿐 아니라 이스라엘 내 아랍계 학생이나 이주민 등을 다양하게 선발한다. 종교가 다른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어울린다. 학생들은 매주 한 차례 상담교사와 이스라엘의 사회 문제나 시사 이슈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 매주 화요일엔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지역사회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저소득층 초등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노인이나 장애인을 돕는다.

 영재를 골라내는 과정에도 같은 철학이 녹아 있다. 1단계로 어디에 관심이 많고 여가 시간엔 무엇을 하는지 등을 묻는 심리측정평가를 하는데, 대부분의 학생이 낮은 점수를 받기 때문에 비중이 높지 않다고 한다. 2단계에선 교사들이 한 시간가량 학생을 면접하며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지 등을 살핀다. 이 학교 교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것은 3단계다. 모든 지원자가 3일간 기숙사에 머물며 실제 학교 생활을 체험하는데 학교 측은 사회성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영재 교육의 역사가 40여 년에 달하는 이스라엘은 재능뿐 아니라 리더십과 사회적 책임감, 민주적 사고를 갖추게 하는 것을 인재 양성의 목표로 삼고 있었다. 이를 위해 수업도 교사가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철저히 스스로 실험 등을 통해 깨닫도록 기다려준다. 이스라엘에선 고교 3년을 마치고 1년간 봉사활동을 하는 ‘커뮤니티 서비스’에 나서는 학생들이 있는데, IASA는 졸업자의 30%가 참여한다. 일반 고교는 해당 비율이 2% 수준이다.

 한국에도 과학고 등 7개 고교가 영재학교로 지정돼 있다. 입학 경쟁이 치열해 초등학교 때부터 각종 영재교육원에 들어가기 위한 사교육이 횡행한다. 중학교 때부턴 본격적으로 고난이도 문제 풀이와 선행학습에 나선다. 이른바 ‘영재’들은 과학고를 나와 의대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인구 1만 명당 과학자 수가 140명에 달하고 예루살렘 히브리대에서만 노벨상 수상자가 7명 배출된 이스라엘에선 우리보다 느슨한 기준으로 ‘우수 학생’을 골라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인재로 길러내고 있다. 황 부총리는 한국에 IASA의 교육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리더십과 사회적 책임이 절실한 국내에서 ‘우리는 어떤 인재를 키우고 있는가’라는 고민이 시작됐으면 한다. 

김성탁 사회부문 차장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22,782건 769 페이지
제목
[밴쿠버] 지난 주 판매 오이, 살모넬라 균 위험 리콜
세이프웨이, 세이브온 푸드에서 판매된 캘리포니아 산 오이     BC 주 대형 그로서리에서 판매하는 오이, 그리고 오이가 들어간 식제품들이 리콜 대상에 올랐다.   미국발 살모넬...
이지연기자
09-09
[밴쿠버] 지난 주 판매 오이, 살모넬라 균 위험 리콜
세이프웨이, 세이브온 푸드에서 판매된 캘리포니아 산 오이     BC 주 대형 그로서리에서 판매하는 오이, 그리고 오이가 들어간 식제품들이 리콜 대상에 올랐다.   미국발 살모넬...
이지연기자
09-09
[밴쿠버] 올해 PNE 행사, 관객 10% 줄어
주최 측, '폭풍 준비 미흡이 큰 영향'   8월 22일에 개막해 지난 7일(월)에 막을 내린 올해의 PNE 페스티벌 흥행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PNE 페어 측의 로라 발...
이지연기자
09-09
[밴쿠버] 올해 PNE 행사, 관객 10% 줄어
주최 측, '폭풍 준비 미흡이 큰 영향'   8월 22일에 개막해 지난 7일(월)에 막을 내린 올해의 PNE 페스티벌 흥행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PNE 페어 측의 로라 발...
이지연기자
09-09
[밴쿠버] 밴쿠버 난민 포럼, '초청 외에도 도울 수 있…
로버트슨 시장이 참석한 포럼 현장   후원 경험자, '1년 후원 2만 달러로는 역부족'   지난 8일(화), 밴쿠버 시청에서 시리아 난민 사태 해결을 위한 포럼이 열렸다.   이 ...
이지연기자
09-09
[캐나다] 캐나다 중앙은행, 0.5% 기준 금리 동결
최근 경기 침체 논란이 정치권에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캐나다중앙은행 로고<출처=캐나다중앙은행>    ...
온라인중앙일보
09-09
[캐나다] 노인 살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캐나다5위, 한…
  세계 노인들의 생활 환경 용이성을 조사하고 있는 국제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HelpAge International, 본부 런던)이 9일 발표한 2015년 노인이 살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캐나다는 96개국 가운데 5...
온라인중앙일보
09-09
[캐나다] 집권 보수당, 8일 발표 여론조사서 3위 하락
  캐나다 총선을 앞두고 8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스티븐 하퍼 총리(위 사진)가 이끄는 보수당의 지지율이 3위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총선은 다음 달 19일 치러진다.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 앤드 메일(Globe ...
온라인중앙일보
09-09
[캐나다] 유럽발 난민사태로 연방 보수당 ‘마비상태’
언론들 일제히 난민정책에  포화 오는 10월 연방총선에서 4기 집권을 노리고 수년전부터 준비해온 보수당 선거 전략이 유럽발 난민사태의 파장으로 마비상태에 빠졌다.    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세살배기 시리아...
온라인중앙일보
09-08
[캐나다] 유학생들 울리는 ‘졸업후 취업비자’
    5천5백만불 집단소송 제기  캐나다 정부와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가운데 온타리오주 일부 유학생들이 “약속과 달리 졸업장은 종이장에 불과하다”며 ...
온라인중앙일보
09-08
[밴쿠버] 클락 수상과 로버트슨 시장, '시리아 난민 적…
주정부 1백만 달러 지원 발표, 밴쿠버 시는 포럼 통해 방안 강구   내전 중인 시리아의 난민 문제가 유럽을 중심으로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총선(10월 19일)을 앞두고 야당들이 여당 보수당의 난민 정책을 &...
이지연기자
09-08
[밴쿠버] 메트로 밴쿠버, 폭풍 후 물 저장량 정상 범위…
메트로 밴쿠버가 언론사들에 제공한 그래프   2개월만에 물 저장량 정상 되찾아, 물사용 3단계 철회 가능성 높아   지난 8월 마지막 주, 메트로 밴쿠버를 덮친 폭풍 영향으로 지역의 물 저장량이 정상 수준을 찾았다...
이지연기자
09-08
[밴쿠버] 메트로 밴쿠버, 폭풍 후 물 저장량 정상 범위…
메트로 밴쿠버가 언론사들에 제공한 그래프   2개월만에 물 저장량 정상 되찾아, 물사용 3단계 철회 가능성 높아   지난 8월 마지막 주, 메트로 밴쿠버를 덮친 폭풍 영향으로 지역의 물 저장량이 정상 수준을 찾았다...
이지연기자
09-08
[밴쿠버] 피트 메도우, 타운하우스 화재 발생- 17명 …
사고 당일 현장의 모습   화재 원인은 불분명, 소방서 조사 진행 중   지난 6일(일) 저녁, 피트 메도우 119번가에 위치한 타운하우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5개 유닛이 전소되고 3 가구가 큰 피해를 입었다. ...
이지연기자
09-08
[밴쿠버] 피트 메도우, 타운하우스 화재 발생- 17명 …
사고 당일 현장의 모습   화재 원인은 불분명, 소방서 조사 진행 중   지난 6일(일) 저녁, 피트 메도우 119번가에 위치한 타운하우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5개 유닛이 전소되고 3 가구가 큰 피해를 입었다. ...
이지연기자
09-08
[밴쿠버] 스탠리 파크에서 여아 납치 시도 남성 체포
2세 여아 납치하려던 남성, 4일(금) 사건 가해자와 동일인물 가능성   지난 6일(일) 오후, 스탠리 파크에서 만 2세 여아를 납치하려던 28세 남성이 체포되었다.   그는 2시 경, 로스트 라군(Lost Lagoon)에서 가족...
이지연기자
09-08
[밴쿠버] 스탠리 파크에서 여아 납치 시도 남성 체포
2세 여아 납치하려던 남성, 4일(금) 사건 가해자와 동일인물 가능성   지난 6일(일) 오후, 스탠리 파크에서 만 2세 여아를 납치하려던 28세 남성이 체포되었다.   그는 2시 경, 로스트 라군(Lost Lagoon)에서 가족...
이지연기자
09-08
[캐나다] 익사한 시리아 꼬마난민 고모, 유족 캐나다에 …
익사한 시리아 꼬마 난민 아일란과 갈리브의 고모인 티마 쿠르디(가운데 꽃을 든 여성)가 가족들을 추모하는 사람들과 함께 밴쿠버항에서 하얀 풍선을 날리고 꽃다발을 바다에 던졌다. 티마는 조카 형제의 사진을 든 친지들과 친구들, 일반인 추모객들과 함께 하면서 ...
온라인중앙일보
09-08
[캐나다] 보수당 총선 후보, 남의 집에서 컵에 소변 보…
캐나다 보수당을 이끄는 스티븐 하퍼 총리가 지난달 9일 온타리오 주 오타와에서 총선을 앞두고 유세를 하고 있다. 하퍼 총리는 오는 10월 치러지는 총선에 출마한 보수당 후보가 가전제품 수리공 시절 남의 집에서 커피컵에 소변을 보는 동영상이 포착돼 곤혹을 치르고 있다. ...
온라인중앙일보
09-08
[캐나다] '난민시태, 현정부의 대응 이대로 지켜볼수만은…
    일부 시민들, 이민성  몰려가 항의시위    터키 해변 모래에 파묻힌 익사체로 발견된 3살 시리아 난민 남아 아일란 쿠르디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지구촌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연방총선을 ...
온라인중앙일보
09-06
[캐나다] 10월 연방총선, 소수계 표심이 ‘캐스팅 보트…
각당, 집권달성 ‘진검승부’ 종교성향도 표심좌우에 큰 몫  오는 10월 19일 연방총선에서 각 정당의 운명은 이민자 출신 소수유색계 유권자들의 표심에 달려있다.  이는 보수당과 신민당, 자유당이 총선에 앞서 내...
온라인중앙일보
09-06
[이민] 2006년 보수당 집권…. 이후 이민정책 ‘성…
경제와 고용이 우선….가족 보다는 투자가 앞줄 이민쿼터 확대는 정당마다 매년 ‘빈말’  지난 2006년 연방보수당이 집권한 이후 캐나다 이민정책이 급변했다.  복합문화주의와 인도주의의 원칙을 벗어나 경...
온라인중앙일보
09-06
[이민] 유학생들 울리는 ‘졸업후 취업비자’
5천5백만불 집단소송 제기  캐나다 정부와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가운데 온타리오주  일부 유학생들이 “약속과 달리 졸업장은 종이장에 불과하다”며  최근 거액의 집단소송을 제기해 귀추가 ...
온라인중앙일보
09-06
[교육] [워킹맘 다이어리] 게임에 빠진 사춘기 아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박혜민 메트로G팀장 “엄마 언제 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 아들 녀석이 매일 저녁 하는 질문이다.  아들이 어렸을 때 &ldq...
온라인중앙일보
09-05
[캐나다] 캐나다 한류 사이트 ‘소주 웨이브’ 인기 폭발
하루 평균 800명 방문   드라마, 음식,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캐나다 웹사이트가 하루 평균 방문자 800명을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사이트는 토론토 ...
온라인중앙일보
09-04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