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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틴틴 경제] 대형마트 상품 진열의 비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5-04-2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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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대형마트는 어느 곳이나 매장 입구에 과일 코너가 있는 것 같아요. 그 많은 상품 중에 과일을 매장 입구에서 파는 이유가 뭘까요. 또 운동용품 코너에서 스포츠 음료를, 삼겹살 옆에 숯을, 자동차용품 코너에서 껌을 파는 것도 봤어요. 마트에 있는 수많은 상품을 어떤 기준에 따라서 진열하는지 궁금해요.

매장 입구엔 과일 … 구매 욕구 자극

A 대형마트 매장의 상품수는 5만~7만 개나 됩니다. 이렇게 많은 상품이 소비자의 눈에 쏙쏙 들어오게 하려면 진열을 할 때도 법칙을 세워야겠지요. 우선 매장 입구에 과일 코너를 두는 이유는 새로운 과일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딸기며 수박처럼 철마다 바뀌는 과일을 보면서 소비자는 ‘아 새로운 상품이 들어왔구나’하는 느낌과 함께 구매 욕구를 느끼게 되고요. 또 과일은 색상이 선명해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좋습니다. 

 매장 입구에서 또다른 점은 못느꼈나요. 잘 보면 입구 쪽 판매대는 높이가 낮답니다. 매장 안쪽의 진열대에 있는 상품까지 한 눈에 들어오게 해서 고객이 매장 구석구석을 가보고 싶도록 자극하는 것이지요. 

 매장 입구처럼 키가 작은 판매대를 사용하는 곳은 행사 매장이에요. 낮은 판매대에 풍성하게 상품을 모아서 진열해 고객이 쉽게 알아보고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하지요. 또 행사 매장은 주요 통로와 작은 통로 사이에 둬요. 주요 동선을 돌면서 쇼핑을 마친 고객의 발길을 끌기 위해서랍니다. 

 대형마트에서는 고객의 심리와 행동 패턴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진열을 합니다. 사람이 한눈에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시선의 범위가 가로 90~120cm에 세로 3~4단 정도라고 해요. 상품 진열대는 이 크기에 맞춰서 제작합니다. 또 사람의 시선은 눈높이에서 시작하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위에서 두세번째 줄, 그 중에서도 오른쪽이 눈에 잘 띄는 좋은 자리에요. 그래서 이 위치에 인기상품이나 이익이 많이 나는 상품, 신상품 등을 배치한답니다. 

빈 자리 채울 때는 새 상품을 왼쪽에

 빈 자리에 물건을 채워놓을 때도 새로 채우는 상품은 왼쪽에 넣고, 기존에 있던 상품은 오른쪽으로 밀어 놓는답니다. 왜냐고요? 그래야 전에 진열해뒀던 상품이 눈에 잘 띄는 자리에서 먼저 팔려나가니까요. 상대적으로 소용량 상품이나 저가 상품은 왼쪽에 두는 경우가 많아요. 전체 매장을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의 고객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쇼핑하기 때문에 왼쪽에 있는 매장을 가장 마지막에 들르게 되지요. 그래서 아이스크림 같은 냉동 상품은 왼쪽 매장에 둬서 쇼핑을 마칠 때 구입하도록 유도한답니다. 만약 쇼핑하는 중간 쯤에 있으면 장보다가 녹을까봐 선뜻 사기가 망설여지잖아요. 

 대형마트에는 ‘진열 명당’이 있어요. 각 코너의 양쪽 끝에 튀어나와 있는 ‘엔드캡’이에요. 똑같은 상품을 일반 진열대에 뒀을 때와 엔드캡에 진열했을 때를 비교하면 매출이 3~4배 차이가 난다니 정말 명당은 명당이지요. 그런만큼 여기에 두는 상품은 고르고 골라서 정해요. 또 상품도 한두 종류만 둬서 주목 효과를 높이죠. 주로 시음이나 시식 행사를 집중 배치해서 고객이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고요. 상품을 한 종류만 진열할 때는 풍성해 보이도록 80~90㎝ 높이로 진열해요. 

두 종류를 진열할 때는 더 주력할 상품이거나 부피가 큰 쪽을 아랫단에, 나머지를 윗단에 진열하고요. 만약 두 종류의 상품을 나란히 진열할 때는 고객의 동선을 고려해요. 고객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니는 동선 쪽일 때는 주력상품을 왼쪽에, 보조상품을 오른쪽에 둡니다. 아까 진열대 오른쪽에 더 중요한 상품을 진열한다고 했었는데 왜 이번에는 왼쪽인지 혼란스럽다고요? 진열대 앞에 서서 고를 때는 시선이 머무는 오른쪽이 명당이지만, 상품이 두 개 밖에 안돼 한 눈에 들어오는데다가 통로를 지나가면서 보게 되는 엔드캡에서는 고객이 다가오면서 먼저 접하게 되는 위치가 더 좋은 자리랍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는 동선일 때는 오른쪽,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동선일 때는 왼쪽이겠지요. 

 이렇게 복잡하고 정교한 배치를 어떻게 결정할까요. 진열 방식이 매출과 직결되다보니 대형마트에서는 진열 전담 인력을 두고 연구를 거듭한답니다. 국내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의 경우 상품 진열과 판매기법만 연구하는 40여 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MSV(Merchandising Superviser)라는 전담 부서까지 있답니다. 고객 수를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다보니 진열을 잘 해서 고객 한 명이 더 많은 상품을 사도록 하려는 거지요. 이런 노력 때문에 ‘연관 진열’이라는 새로운 진열 방식도 생겨났어요. 틴틴 여러분이 궁금해했던 자동차 용품 코너에서 껌을 함께 판매하는 식의 진열 방식이에요. 자동차 용품을 사는 사람은 운전을 할테고, 운전 중 졸음을 쫓기 위해 껌을 사는 경우도 많을테니 함께 판매한다는 거지요.

기저귀 매장서 맥주 팔아 대박나기도

 이마트의 경우 2006년 겨울 고구마 판매 코너 옆에 ‘군고구마 냄비’를 함께 팔았더니 매출이 두 배가 늘었대요. 생수 진열대 옆에서 생수통을 꽂아서 사용하는 소형 가습기를 팔았더니 이 제품 판매량이 50% 더 늘었고요. 신선한 해산물을 파는 코너에는 청하나 화이트와인처럼 회와 잘 어울리는 10여 가지 술을 함께 팔고, 라면 코너에서는 끓여먹는 양은냄비를 팔아요. 한 가지만 사려다가 두 가지 다 사게 되는 효과가 있는 거지요. 우유와 시리얼은 대부분 함께 먹잖아요. 그런데 우유 판매대 한 가운데 시리얼 판매대를 설치한 것만으로도 매출이 4배나 늘었대요. 눈에 띈 김에 사는 고객이 많다는 거지요. 심지어 기저귀 매장에서 맥주를 팔았더니 판매량이 엄청 늘었대요. 대형마트의 기저귀는 보통 박스 단위로 팔기 때문에 무거워서 아빠가 사러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연관 진열 확산 … 현장 직원이 아이디어

 현장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기도 해요. 이마트 은평점에선 채소코너 직원이 “채소를 사면서 요리법을 묻는 젊은 주부가 많은데, 미니 요리책을 함께 팔면 어떠냐”고 해서 같이 진열했더니, 미니 요리책 판매가 15배나 늘었대요. 책 코너에서는 찬밥 신세였던 책인데 자리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인기 상품이 된 거지요. 비오는 날에는 파 옆에 부침가루와 막걸리를 함께 파는 등 연관 진열 방식은 점점 확산하고 있어요. 캠핑음식인 삼겹살 옆에 숯과 돗자리를 팔고, 조개 옆에는 쿠킹호일과 천일염을 파는 식이지요. 채소·과일로 만든 해독주스가 인기를 끌면 주스 재료와 미니 믹서기를 함께 팔고, 달래 간장 양념이 화제가 되면 달래 옆에 간장을 판매해 그때그때 뭐가 유행인지도 알 수 있답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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