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 상담소] 제가 쌈 붙이는 엄마래요, 두 아이 동시에 선거 출마시켰더니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교육 | [열공 상담소] 제가 쌈 붙이는 엄마래요, 두 아이 동시에 선거 출마시켰더니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5-04-22 08:09

본문

형제끼리 경쟁 피해야 할까요

 

새 학기가 시작되고 학급 임원 선거가 한창입니다. 선거에 떨어진 아이는 섭섭한 마음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형제나 자매 중 한 명만 임원이 되면 남은 한 아이는 더 큰 상처를 받습니다. 이럴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쌍둥이 아들을 동시에 출마시킨 엄마의 사연을 통해 해법을 찾아봤습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Q 초등학교 5학년 일란성 쌍둥이 아들을 둔 직장인 엄마입니다.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학교에선 학급 회장 선거와 전교 회장 선거가 잇따라 치러졌습니다. 쌍둥이 아들은 각자 다른 반에 배정됐어요. 두 아이 모두 성적도 상위권이고 교우관계도 원만해 학급 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입니다. 둘다 전교 어린이 회장 선거에 부회장 후보로 나가게 겁니다. 처음엔 한 명에게 포기하라고 할까 했지만, 오히려 그게 비교육적일 것 같아서 모두 출마시켰습니다. 결국 첫째가 당선되고 둘째는 떨어졌죠. 선거에 진 둘째는 “어차피 한 명은 떨어질 줄 알았으니 괜찮다”고 합니다. 하지만 첫째는 저에게 “동생이 2학기에 출마했으면 아무도 상처 입지 않아도 되는데 엄마가 형제를 싸움 붙였다”며 엄마를 비난합니다. 남편도 아이 이야기를 듣더니 제게 “당신이 실수한 것 같다”고 하더군요. 친정 어머니도 남편과 같은 생각이고요. 쌍둥이 형제를 어린이 회장 선거에 같이 입후보시켜 경쟁하게 만든 제가 잘못한 건가요. (김모씨·45·서울 중랑구 면목동)

A 쌍둥이도 경쟁에 대해 배워야 합니다. 아이들이 상처받을까 싶어 경쟁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학교 선거는 쌍둥이가 경쟁과 패배를 경험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선거에 입후보하는 건 아이들의 자유입니다. 어머니가 지레짐작해 어느 한 명에게 “포기하라”고 강요했다면 쌍둥이는 이런 배움의 기회를 놓쳤을 겁니다.

쌍둥이 형제 중 한 명만 당선돼
모두가 같은 결과 누릴 순 없다 깨닫는 기회로
선거에 진 아이가 엄마의 사랑 느끼게 신경 써야

 첫째 아들이 어머니에게 항의한 것도 정당합니다. 1, 2학기 나눠서 출마하면 아무도 상처받지 않으니 자기 생각엔 그게 합리적이란 얘기죠. 아이의 생각도 맞고, 어머니의 생각도 맞습니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두가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의견도 틀린 게 아닙니다. 아이에게 사람들의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기회로 삼으세요. 엄마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아이의 생각이 틀리다고 야단치는 건 좋지 않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가족끼리 의견을 나누며 토론을 해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쌍둥이라도 똑같이 자라고, 똑같은 기회를 누리고, 똑같은 결과를 맞을 수는 없다는 걸 알려주는 기회로 삼아보세요. “너희 둘 다 잘했고, 큰 경험을 했다”고 칭찬해주시기 바랍니다. 둘째는 쿨하게 상황을 이겨냈고, 첫째는 상황을 자기 나름대로 판단해 객관적인 비판을 했습니다. 문제될 게 없는 상황입니다. 담임 교사 등 주변의 상담자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도 좋습니다. 상황을 정확히 알려주고 “타인의 생각이 자신과 다를 수 있다는 걸 깨우칠 수 있게 지도 해달라”고 요청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낙선하고도 “괜찮다”고 얘기하는 둘째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주말 한가한 시간에 쌍둥이 중 한 명씩을 데리고 외출해보세요. 맛있는 것도 사주고 영화도 보며, 아이의 이야기을 잘 들어주세요. ‘네가 애쓰지 않아도 엄마는 너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해주시길 권합니다. 

 쌍둥이라고 해서 기질이나 성격이 100% 같지는 않습니다. 전혀 다른 성향과 기질을 타고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낙선한 둘째가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면 그 아이가 잘하는 부분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면 됩니다. 당선된 첫째도 다른 부분에선 둘째보다 못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다양하고 각자가 가진 장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번 선거의 당락에 얽매일 필요가 없단 사실을 자연스럽게 일깨워 주세요.

도움말 주신 분 : 문경보 서울 대광고 교사, 이정균 고양 관산초 교사, 김동철 ‘김동철심리센터’ 원장

 

 

박형수 기자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22,654건 808 페이지
제목
[밴쿠버] BC 선거청, 달튼(메이플 릿지-미션) MLA…
(캡션: 메이플 릿지-미션 지역을 대변하는 주의원 마크 달튼)지역 유권자 40% 서명, 보궐선거 실시BC 선거청(Elections BC)이 메이플 릿지-미션(Maple Ridge-Mission) 지역을 대변하는 마크 달튼(Marc Dalton, 무소속) MLA에 대한 ...
04-10
[밴쿠버] BC 선거청, 달튼(메이플 릿지-미션) MLA…
(캡션: 메이플 릿지-미션 지역을 대변하는 주의원 마크 달튼)지역 유권자 40% 서명, 보궐선거 실시BC 선거청(Elections BC)이 메이플 릿지-미션(Maple Ridge-Mission) 지역을 대변하는 마크 달튼(Marc Dalton, 무소속) MLA에 대한 ...
04-10
[밴쿠버] UBC 회장 집 부근, 남성 시신 발견
(캡션: 노먼 맥캔지 하우스 전경)RCMP, "의심가는 정확 포착, 수사 계속"지난 9일(목) 낮, UBC 대학 아빈드 굽타(Arvind Gupta) 회장 자택 근처에서 한 남성이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회장이 거주하는 노먼 맥켄지 하우스(Norman Mac...
04-10
[밴쿠버] UBC 회장 집 부근, 남성 시신 발견
(캡션: 노먼 맥캔지 하우스 전경)RCMP, "의심가는 정확 포착, 수사 계속"지난 9일(목) 낮, UBC 대학 아빈드 굽타(Arvind Gupta) 회장 자택 근처에서 한 남성이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회장이 거주하는 노먼 맥켄지 하우스(Norman Mac...
04-10
[밴쿠버] 계속 늘어나는 홍역 감염 학생들, 10번째 환…
포코 지역 고등학생 감염지난 3월, 중국 견학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고등학생 중 홍역 감염자가 발생된 후 그 숫자가 계속 늘고 있어 걱정이 커지고 있다. <본지 9일(목) 기사 참조> 지난 9일, 프레이져 보건부(Fraser Health)는 포트 코...
04-10
[밴쿠버] 잉글리쉬 베이 연료 누출 사고, 정화 작업 마…
'인체 유해' 알려진 누출 연료, 정확한 성분 파악 난항지난 8일(수) 오후, 잉글리쉬 베이에서 누출된 선박 연료 정화 작업이 10일(금) 오전에 마무리되고 있다.  <본지 10일(금) 기사 참조> 그러나 캐나다 해안수비대의 로저 기로어드(Roger...
04-10
[밴쿠버] 안정 되찾는 43번 교육구 재정, 유학생 등록…
지난 7일(화), 코퀴틀람과 포트 코퀴틀람, 그리고 포트무디가 속해있는 43번 교육구(코퀴틀람 교육청)의 2015/16년도 예산안 발표 미팅이 있었습니다. 지역의 여러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참석한 공개 미팅이었습니다.43번 교육구는 지난 2013년, 재정 적자 규모가 무...
04-10
[밴쿠버] 안정 되찾는 43번 교육구 재정, 유학생 등록…
지난 7일(화), 코퀴틀람과 포트 코퀴틀람, 그리고 포트무디가 속해있는 43번 교육구(코퀴틀람 교육청)의 2015/16년도 예산안 발표 미팅이 있었습니다. 지역의 여러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참석한 공개 미팅이었습니다.43번 교육구는 지난 2013년, 재정 적자 규모가 무...
04-10
[밴쿠버] 신재경 의원, 전자청원허용법 발의
지난 8일(수), BC주 제1야당 신민당(NDP)이 주민들의 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두 개의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그 중 하나는 한인 MLA 신재경(Jane Shin, Burnaby-Lougheed) 의원이 발의한 ‘전자청원허용법(Electr...
04-10
[밴쿠버] 신재경 의원, 전자청원허용법 발의
지난 8일(수), BC주 제1야당 신민당(NDP)이 주민들의 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두 개의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그 중 하나는 한인 MLA 신재경(Jane Shin, Burnaby-Lougheed) 의원이 발의한 ‘전자청원허용법(Electr...
04-10
[밴쿠버] 포트무디, 싱크홀 사고 발생
싱크 홀이 발생된 현장은 즉시 통제되었고, 보수 공사를 위해 인부들이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 : 독자 유전근 님)어제 9일 오후 3시 30분경, 클락 로드와 씨뷰 드라이브가 만나는 지점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한 시간 정도 교통 통제가 이루어졌다. 근처에서 그로서리...
04-09
[밴쿠버] 포트무디, 싱크홀 사고 발생
싱크 홀이 발생된 현장은 즉시 통제되었고, 보수 공사를 위해 인부들이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 : 독자 유전근 님)어제 9일 오후 3시 30분경, 클락 로드와 씨뷰 드라이브가 만나는 지점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한 시간 정도 교통 통제가 이루어졌다. 근처에서 그로서리...
04-09
[캐나다] 캐나다 해외원조 OECD 하위권
캐나다 해외원조 지출이 하락해 OECD 하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가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의 지난해 해외 원조 지출은 GDP 대비 0.24%로 그 이전해 수치인 0.27%보다 감소했다. OECD 평균 해외원조 지출은 GDP...
04-09
[캐나다] 에어 캐나다, 성희롱 사건 부적절 대처 도마 …
올해 3월, 에어 캐나다는 수하물 칸으로 옮겨진 휴대 가방 분실에 미숙한 대응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불과 보름 만에 또 다른 일로 언론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는 기내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에 대한 부적절한 대처 때문이다. 언론에 사례를 ...
04-09
[밴쿠버] 흥행 폭탄 코미디 영화 <스물> 17일 밴쿠버…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 주연  개봉 2주만에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스물’이 17일 밴쿠버에서 개봉된다. 낭만과 아름다움, 또는 아픔과 시련으로 표현되는 스무살을 영화한 ‘스물’은 인기 많은 놈 ‘치호(김우빈)’ 생활력만...
04-09
[밴쿠버] 밴쿠버 공원 위원회, 2009년 부결 생수 판…
"그린 노선에 부합해야" vs "높은 판매 수익은?"밴쿠버 공원 위원회가 공원과 해변에서 병에 든 생수 판매 금지 안건을 고려 중이다. 밴쿠버 시의 자연친화주의 노선에 부합하기 위한 것으로, 마이클 위브(Michael Weibe) 커미셔너가 다음 주 중 정식으...
04-09
[밴쿠버] 밴쿠버 공원 위원회, 2009년 부결 생수 판…
"그린 노선에 부합해야" vs "높은 판매 수익은?"밴쿠버 공원 위원회가 공원과 해변에서 병에 든 생수 판매 금지 안건을 고려 중이다. 밴쿠버 시의 자연친화주의 노선에 부합하기 위한 것으로, 마이클 위브(Michael Weibe) 커미셔너가 다음 주 중 정식으...
04-09
[밴쿠버] 교통위반 티켓 변화 예고, 시민 권리 훼손 염…
법률 전문가들 , "부당한 벌금, 항소 힘들어질 것" 우려BC 주정부가 도로법 위반 운전자 처벌 방식에 변화를 예고했다. 첫째는 벌금 고지서를 종이가 아닌 전자 메시지로 발송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벌금 부과가 부당하다’고 운전자가 주장할 경우 법원이 아닌 별...
04-09
[밴쿠버] 써리 RCMP, 뺑소니 사고 차량 공개 수배
(캡션: 경찰이 공개한 문제의 차량 사진)사고 당한 85세 보행자 회복 중써리 RCMP가 85세 남성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힌 뺑소니 차량을 찾고 있다. 사고는 지난 6일(월) 오후 5시 45분 경, 92번가의 2600번 블럭에서 발생했다. 인근에 있던 경찰이 ...
04-09
[밴쿠버] 대중교통 주민투표 4주차, 유권자 8% 참여
유권자 거주율 높은 밴쿠버와 써리, 참여율도 높아대중교통 주민투표(Transit Referendum) 4주 차가 끝나가고 있는 가운데, BC 선거청(Elections BC)이 지난 8일(수), “오늘까지 총 12만 4천 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이 수치는 메트로 밴쿠버 ...
04-09
[밴쿠버] 대중교통 주민투표 4주차, 유권자 8% 참여
유권자 거주율 높은 밴쿠버와 써리, 참여율도 높아대중교통 주민투표(Transit Referendum) 4주 차가 끝나가고 있는 가운데, BC 선거청(Elections BC)이 지난 8일(수), “오늘까지 총 12만 4천 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이 수치는 메트로 밴쿠버 ...
04-09
[밴쿠버] 잉글리쉬 베이에서 벙커유 누출 사고
(캡션: 정화 작업이 진행 중인 현장 모습)'인체 유해하니 만지지 말라' 경고지난 8일(수) 저녁, 잉글리쉬 베이에서 연료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밴쿠버 시청은 9일(목) 아침, ‘누출된 연료는 선박용 벙커유다. 인체에 유해하니 만지지 말라’는 내용을 트위터에...
04-09
[캐나다] 전 국회예산 담당자, "재정 적자 예방법은 불…
지난 8일(수), 조 올리버(Joe Oliver) 연방 재무부 장관이 2015/16년도의 예산안과 함께 “앞으로 캐나다의 연방 정부가 예상치 못한 경기 침체나 자연 재해와 같이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정 적자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정식으로 입법하겠다”고 ...
04-09
[캐나다] 에어 캐나다, 기내 성희롱에 대한 대응 미숙 …
올 3월, 수하물 칸으로 옮겨진 휴대 가방의 분실 사건과 이에 대한 미숙한 대응이 보도되었던 에어 캐나다가, 보름 여만에 또 다른 일로 다시 언론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번에는 기내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에 대한 대응 미숙 때문입니다.언론에 사례를 제보한 피해...
04-09
[캐나다] 전 국회예산 담당자, "재정 적자 예방법은 불…
재무장관, '재정 적자 방지법' 입법 발표지난 8일(수), 조 올리버(Joe Oliver) 연방 재무부 장관이 2015/16년도의 예산안과 함께 “앞으로 캐나다의 연방 정부가 예상치 못한 경기 침체나 자연 재해와 같이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정 적자를 내지 못하...
04-09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