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유일하게 인권위원회 없는 BC주, 가장 큰 피해자는 이민자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인권위원회 없는 BC주, 가장 큰 피해자는 이민자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14-12-12 10:46

본문

b-c-human-rights-tribunal.jpg

캐나다의 각 주정부들은 독립적인 인권위원회(Human Rights Commission)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인권위원회가 없는 주가 있는데, 바로 BC 주입니다. 

BC주에는 인권재판소(Human Rights Tribunal)가 있기는 하지만 그 역할이 위원회에 비하면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에 위원회가 반드시 생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BC 주에 인권위원회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1973년에 한 차례 결성되었으나 1984년에 해체되었고, 재구성이 이루어졌지만 2002년에 또 다시 해체되고 말았습니다. 

그 후로 BC 주에는 인권위원회가 없이 인권재판소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판소 마저 현 주정부의 ‘균형 예산(Balanced Budget)’ 모토 아래 예산 절감의 위기에 있는 것이 알려져 우려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인 사회가 인권위원회의 유무에 각별한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BC 주의 업무 환경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 중 상당수가 신규 이민자들, 또는 단기 채용된 외국인 노동자 ‘Temporary Foreign Worker’들에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용주가 피고용인에게 가하는 차별, 또는 학대에 더해 인종차별적인 언사도 발생합니다. 또, 단기 채용 외국인에게 무척 질이 낮은 숙식을 제공하는 경우도 인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신고율은 극히 낮은 편입니다. 외국의 낯선 환경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사회적 고립, 그리고 영어 능력 부족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러한 점은 인권재판소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합니다. 

인권위원회는 차별 및 학대를 미연에 방지하고, 인권 침해 고발 시스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주민들에게 자신의 권리에 대해 교육 시킵니다. 하지만 인권재판소는 이미 발생한 일들 중 신고가 접수되는 경우에만 이에 대응합니다. 위에 언급한 ‘역할이 한정적’이라는 문제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굳이 언어 장벽이 존재하는 이민자, 또는 외국인의 경우를 들지 않아도, 그 신고율이 위원회에 비해 극히 낮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잘 알고,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해결 방법을 찾으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에 대한 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만이 신고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외국인이나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과 같이 개인적인 문제를 벗어나 더욱 넓은 영역의 사회 문제의 경우, 개개인의 신고를 통해 주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재판소 시스템으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이는 인권재판소와 인권위원회의 가장 큰 차이점이며, 이민자 사회나 소수계 사회에 더욱 치명적입니다.

그 외에도 인권위원회가 일반적으로 많이 다루는 사회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성차별과 성폭력입니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의 신고율이 매우 낮은 것은 만국 공통에 가깝습니다. 그 배경에는 피해자들이 느끼는 수치심과 보복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경찰에 대한 신뢰 부족 등이 작용합니다.

캐나다는 여성 인권이 낮게 평가되는 나라는 아닙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 언론의 관심을 받은 성차별 관련 사건들이 지성을 대변하는 대학과 정부 예산을 받는 공영 방송사에서 일어난 것이 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바로 UBC 대학에서 발생한 연쇄 성폭력 및 신입생 환영 행사에서 외쳐진 성폭력 두둔 구호, 그리고 CBC 방송국의 라디오 진행자 짐 고메시(Jim Ghomeshi)를 둘러싼 성추문입니다. 두 사건의 발생 배경이 캐나다를 대표하는 대학과 공영 기관이었음에도 불구, ‘차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미약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BC 주에는 인권보호법(Human Rights Code)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법은 ‘차별을 미연에 예방하고, 불평등을 조장하는 사회 요소를 파악해 제거해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인권재판소의 능력 밖의 일이며, 인권위원회가 있어야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야당과 인권단체들의 주장입니다.

BC 주의 인권보호법이 제 역할을 하고 한인 사회와 같은 이민자 사회와 외국인 체류자들이 겪는 각종 차별과 피해를 줄이려면 BC 주정부가 타 주의 정부들처럼 독립적인 인권위원회를 다시 갖추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도 이들의 주장입니다[JTV].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Total 22,590건 854 페이지
제목
[밴쿠버] 2014 기초선거, 예년 비해 투표율 상승 -…
지난 15일(토)에 끝난 BC 주 기초선거(Civic Election)에서 예년에 비해 높은 유권자 참여가 있었다. '방관'이 아닌 '참여 정치'로 세상을 바꾸는 민주주의의 원칙이 제대로 작동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각 지역의 투표율 상승 실태를 ...
11-18
[밴쿠버] 집권당 BCA가 모든 의석 휩쓴 버나비, 코리…
지난 2002년의 첫 당선 후 세 차례나 재선에 성공하며 12년 동안 버나비 시장으로 재임해 온 데릭 코리건(Derek Corrigan)이 올해 선거에서도 투표자 과반의 지지를 얻으며 수월하게 임기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투표자 중 68.9%에 육박하는 28, 113명...
11-18
[밴쿠버] 집권당 BCA가 모든 의석 휩쓴 버나비, 코리…
지난 2002년의 첫 당선 후 세 차례나 재선에 성공하며 12년 동안 버나비 시장으로 재임해 온 데릭 코리건(Derek Corrigan)이 올해 선거에서도 투표자 과반의 지지를 얻으며 수월하게 임기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투표자 중 68.9%에 육박하는 28, 113명...
11-18
[밴쿠버] 올해 BC 주 기초선거 투표율, 대체로 상승세
지난 15일(토)부로 마무리된 BC 주의 기초선거(Civic Election)에서 과반의 지자체들이 유권자 참여율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그 자세한 내용을 짚어 봅니다. 메트로 밴쿠버(Metro Vancouver)지난 2011년, 34.6%의 투표율을 기록한 B...
11-18
[밴쿠버] 올해 BC 주 기초선거 투표율, 대체로 상승세
지난 15일(토)부로 마무리된 BC 주의 기초선거(Civic Election)에서 과반의 지자체들이 유권자 참여율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그 자세한 내용을 짚어 봅니다. 메트로 밴쿠버(Metro Vancouver)지난 2011년, 34.6%의 투표율을 기록한 B...
11-18
[밴쿠버] 스카이 트레인 점검 결과 발표, 스무 가지 개…
(캡션: 7월 21일 메인 스트리트의 사이언스 월드 역 광경)'열차 중단은 시스템 설계에 따른 것, 승객 대피는 위험 없이 이루어져'올 여름과 가을, 여러 차례 운행 중단 또는 지연 사태를 일으킨 메트로 밴쿠버의 스카이 트레인 시스템에 대한 점검 결과가 나왔다. 점검 ...
11-18
[밴쿠버] BC 검시청, 스카이트레인 역의 투신방지 시설…
세계 곳곳의 지하철에서 만날 수 있는 투신 방지창, 토론토도 고려 중BC 검시청(BC Coroner’s Office)의 밥 맥린톡(Barb McLintock)이 “밴쿠버의 스카이 트레인 역에 자살방지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의 여러 대...
11-18
[밴쿠버] BC 검시청, 스카이트레인 역의 투신방지 시설…
세계 곳곳의 지하철에서 만날 수 있는 투신 방지창, 토론토도 고려 중BC 검시청(BC Coroner’s Office)의 밥 맥린톡(Barb McLintock)이 “밴쿠버의 스카이 트레인 역에 자살방지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의 여러 대...
11-18
[밴쿠버] 송유관 반대 시위자들, 법원 명령에도 철수 거…
(캡션: 17일(월) 버나비 마운틴의 시위 현장 모습)경찰, "일단 체포 없이 상황 지켜볼 것"송유관 확장을 둘러싼 킨더 모르간(Kinder Morgan) 사와 버나비 마운틴 주민들의 갈등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월), 메트로 밴쿠버 언론의 이...
11-18
[밴쿠버] 송유관 반대 시위자들, 법원 명령에도 철수 거…
(캡션: 17일(월) 버나비 마운틴의 시위 현장 모습)경찰, "일단 체포 없이 상황 지켜볼 것"송유관 확장을 둘러싼 킨더 모르간(Kinder Morgan) 사와 버나비 마운틴 주민들의 갈등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월), 메트로 밴쿠버 언론의 이...
11-18
[밴쿠버] 집권당 BCA가 모든 의석 휩쓴 버나비, 코리…
재선에 성공한 버나비시 데릭 코리건 회장과 그의 아내 캐시지난 2002년의 첫 당선 후 세 차례나 재선에 성공하며 12년 동안 버나비 시장으로 재임해 온 데릭 코리건(Derek Corrigan)이 올해 선거에서도 투표자 과반의 지지를 얻으며 수월하게 임기를 이어가게 되...
11-18
[밴쿠버] 월튼 노스밴 시장, 새로 선출된 시장 7인에게…
12월 임기 시작과 함께 진행되는 시장 투표,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지난 15일(토) 기초선거 이후 메트로 밴쿠버 지역 시장 22인으로 이루어진 트랜스링크 시장의회(Translink Mayors’ Council)의 구성이 다소 변화를 맞았다.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
11-17
[밴쿠버] 월튼 노스밴 시장, 새로 선출된 시장 7인에게…
12월 임기 시작과 함께 진행되는 시장 투표,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지난 15일(토) 기초선거 이후 메트로 밴쿠버 지역 시장 22인으로 이루어진 트랜스링크 시장의회(Translink Mayors’ Council)의 구성이 다소 변화를 맞았다.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
11-17
[밴쿠버] BC 주 임대 가정 1/4, 총수입 반 이상을…
 BCNPHA 조사 결과, 수입 차이에 따른 임대료 지출 차이 적어BC 주의 공공지원주택(Social Housing) 분야를 관장하는 BCNPHA(B.C.'s Non-Profit Housing Association)가 지역의 51만 7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
11-17
[밴쿠버] 이번 주는 집단 따돌림 예방 위크
알러지 약품 회사 캠페인, "알러지 앓는 학생 1/3이 따돌림 경험"이번 주는 캐나다의 ‘집단 따돌림 예방 위크(Bullying Awareness and Prevention Week)’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몇년 동안 집단 따돌림을 받던 10대 학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
11-17
[밴쿠버] 이번 주는 집단 따돌림 예방 위크
알러지 약품 회사 캠페인, "알러지 앓는 학생 1/3이 따돌림 경험"이번 주는 캐나다의 ‘집단 따돌림 예방 위크(Bullying Awareness and Prevention Week)’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몇년 동안 집단 따돌림을 받던 10대 학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
11-17
[밴쿠버] 로버트슨 밴쿠버 시장 재선 성공, 유효투표중 …
그레고 로버트슨(Gregor Robertson) 밴쿠버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며 앞으로 4년 동안 임기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2008년에 처음 당선된 그는 특히 2010년의 밴쿠버 동계 올림픽 당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널리 알렸습니다. 덕분에 올해 선거를 앞두고 인지...
11-17
[밴쿠버] 개표 긴장감 없었던 써리 선거, 집권당 써리 …
(이지연 기자)올해의 BC주 기초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었던 써리 시장 선거가 의외로 싱겁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이앤 왓츠(Dianne Watts) 현 시장의 후계자인 린다 헤프너(Linda Hepner, Surrey First 당)가 압도적...
11-17
[밴쿠버] 개표 긴장감 없었던 써리 선거, 집권당 써리 …
(이지연 기자)올해의 BC주 기초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었던 써리 시장 선거가 의외로 싱겁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이앤 왓츠(Dianne Watts) 현 시장의 후계자인 린다 헤프너(Linda Hepner, Surrey First 당)가 압도적...
11-17
[밴쿠버] 무어 포코 시장 재선 성공, '33년 시의원'…
그레그 무어(Greg Moore) 포트 코퀴틀람 시장이 압도적인 표차로 2번 째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유일한 도전자 에릭 허보넌(Eric Hirvonen)을 맞아 투표자 중 89%(총 9,711표 중 8, 632표)의 지지를 얻어 수월하게 3번 째 임기를 맞게...
11-16
[밴쿠버] 트라이시티 지역 교육 위원, 9인 중 6인이 …
(이지연 기자)예산 적자로 위기에 처한 43번 교육구, 교육청 터줏대감들 대거 떠나한인 거주율이 높은 트라이시티 지역의 교육계가 올해의 기초선거를 기점으로 큰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총 9 명의 교육 위원 중 무려 6명이 새롭게 당선되었기 때문입니다.재선에 성공한 재...
11-16
[밴쿠버] 트라이시티 지역 교육 위원, 9인 중 6인이 …
(이지연 기자)예산 적자로 위기에 처한 43번 교육구, 교육청 터줏대감들 대거 떠나한인 거주율이 높은 트라이시티 지역의 교육계가 올해의 기초선거를 기점으로 큰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총 9 명의 교육 위원 중 무려 6명이 새롭게 당선되었기 때문입니다.재선에 성공한 재...
11-16
[밴쿠버] 클레이 포트 무디 시장 재선 성공, 22세 S…
(이지연 기자)올 해의 기초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현직 시장들 중, 가장 위협적인 도전자를 만난 사람으로 손 꼽혔던 마이크 클레이(Mike Clay)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그의 유일한 경쟁자였던 게튼 로이어(Gaetan Royer)는 포트 무...
11-16
[밴쿠버] 클레이 포트 무디 시장 재선 성공, 22세 S…
(이지연 기자)올 해의 기초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현직 시장들 중, 가장 위협적인 도전자를 만난 사람으로 손 꼽혔던 마이크 클레이(Mike Clay)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그의 유일한 경쟁자였던 게튼 로이어(Gaetan Royer)는 포트 무...
11-16
[밴쿠버] 스튜어트 코퀴틀람 시장, 압도적인 표차로 2번…
(이지연 기자)김성헌 후보, 최하위 당선자보다 2백여표 뒤져 낙선서로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던 트라이시티 지역의 시장 3인이 모두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4년간 3번째 시장 임기를 보내게 된 코퀴틀람의 리차드 스튜어트(Richard Stewart) 시장은 ...
11-16
게시물 검색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