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맨발 투혼' 27년만의 충격…US여자오픈 톱10에 韓선수 0명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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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뉴스 | '박세리 맨발 투혼' 27년만의 충격…US여자오픈 톱10에 韓선수 0명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 업데이트 24-06-0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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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소 유카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인근 랭카스터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일본의 사소 유카가 합계 4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아버지가 일본인, 어머니가 필리핀 출신인 사소는 2021년 필리핀, 이번엔 일본 국적으로 우승했다.


톱 10에 든 한국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일본은 5명, 태국은 3명이었다. 미국이 2명, 호주가 1명으로 뒤를 이었다.


US여자오픈은 한국 골프의 상징적인 대회다. 1998년 경제위기 시절 박세리가 맨발의 투혼으로 우승해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래서인지 박세리 키드들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전통적으로 이 대회에 강했다.


박세리 이후 지난해까지 26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11번 우승했다. US여자오픈 톱 10에 한국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건 1997년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1998년부터 2023년까지 26개 대회에서 US여자오픈 톱 10에 든 한국 선수는 평균 3.3명이었다. 전성기를 달리던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2개 대회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8명이었다. 2017년엔 8명이 톱 10에 들어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방한해 국회 연설에서 이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런데 7년 만에 0으로 줄었다. 2023년과 2022년에는 3명, 2021년에는 2명이었다.


일본 투어는 1980년대 엔화 강세를 발판으로 세계 최고 상금 여성 투어로 꼽혔다. 선수들은 안락한 일본 투어에 안주했고 협회는 일종의 쇄국정책을 폈다. 고립된 상태에서 잃어버린 30년을 겪으며 쇠락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부활을 알렸다.


일본은 축구, 야구가 그런 것처럼 여자 골프도 선진국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물 안 개구리를 넘어 세계 최고가 되려는 선수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LPGA에 진출한 하타오카 나사의 이름 나사는 미 항공우주국(NASA)처럼 다른 사람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의미다.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는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 JLPGA 소속 선수가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 나가면 대상 포인트를 일본 일반 대회(3라운드 대회)의 4배를 준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늘었고 JLPGA 투어 자체의 경쟁력도 강해졌다.


이번 대회 톱 10에 든 다케다 리오와 코우와이 사쿠라, 공동 12위인 야마시타 미유는 일본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인데 메이저대회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태국은 맨발의 투혼 직후 한국처럼 에너지가 넘친다. 에리야 주타누간이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후 선수들 사이에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태국 여성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상금(US여자오픈 우승 상금 33억원)도 선수들을 끌어당긴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골프채를 잡는다.


주타누간 자매, 패티 타바타나킷, 아티야 티띠꾼 등이 LPGA 주력 선수로 자리 잡았는데 이외에도 많은 ‘태국의 박세리’들이 도전하고 있다. 이번 대회엔 지역 예선을 통해 참가한 태국의 무명 선수 2명이 우승 경쟁했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버틴 서른 한 살의 위차니 미차이와 태국 투어에서 성장한 22세의 아프리차야 유볼이다. 이런 선수들이 더 나올 것이다.


한국 여자 골프는 쇠락기의 전형적인 특징들이 보인다. 선수들은 큰 꿈을 잃고 안락해진 투어에 안주한다. KLPGA는 임원들의 자리싸움으로 시끄럽다. 투어가 사회 분위기에 영향도 받는 듯하다.골프 선수 중엔 섹시 스타의 광고가 가장 많고 스타 선수 팬클럽 끼리의 다툼은 정치권을 닮았다.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 ICT 융합학과 교수는 “맨발의 투혼 시대가 막을 내리며 일본과 태국에 낀 샌드위치 형국이다. 한국사회가 변화의 압력에 직면해 있는 것과 묘하게 닮았다. 새로운 동력과 구조, 문화를 모색할 시기”라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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