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반기문, 컨벤션효과 시들…캠프내 “감동 메시지가 없다”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한국 | [뉴스분석] 반기문, 컨벤션효과 시들…캠프내 “감동 메시지가 없다”

JohnPark 기자 입력17-01-18 14:23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이 18일 광주광역시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묘역을 돌아보고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추모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이 18일 광주광역시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묘역을 돌아보고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추모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로 귀국 엿새째를 맞았다. 하루도 쉬지 않고 전국을 도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지만 ‘귀국 컨벤션 효과’(전당대회 같은 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 효과)는 반 전 총장 측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민생행보로 발은 바쁘지만 메시지에 감동이나 국가 비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캠프 내부에서도 나온다.

 

이날 공개된 한국일보·한국리서치(지난 15~16일) 조사에서 반 전 총장은 20.0%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1.4%)에게 11.4%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9~10일 같은 기관 조사(문재인 19.7%-반기문 14.1%)와 비교해 격차가 두 배로 벌어진 셈이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상무는 “반 전 총장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58% 이상이 ‘국정운영이나 정치를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며 “외교관으로서 능력과는 별개로 정치지도자 반기문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재인과 격차 두 배로 더 벌어져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 당일 공항에서 “국민 대통합과 정치교체”를 외치며 “패권과 기득권은 안 된다”고 밝혔다. 향후 정치행보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강하게 차별화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지방 방문에서의 반 전 총장 메시지는 오락가락하는 반반(半半)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냐, 진보냐’부터 ‘빅텐트(대통합)냐, 입당이냐’까지 국민의 궁금증만 자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산업화의 상징인 부산 국제시장을 찾았다가 17일 오전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5년 만에 참배하면서 “노무현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한 게 대표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캠프 관계자는 “봉하마을이나 5·18묘지, 진도 팽목항은 진보적 색채가 강한 곳이라 메시지를 조심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데 전날 밤 교수 몇 명에게 무슨 말을 하나 물어보고 얘기하는 식이니 어떻게 혼선이 없겠나”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나는 ‘진보적인 보수주의자’라며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겠다는 두루뭉술한 행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민은 반 전 총장이 정치교체를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를 듣고 싶어 한다”고 조언했다. 반 전 총장을 돕는 전직 의원은 “입당을 할지, 아니면 창당을 할지 큰 그림이 결정되지 않으니 메시지나 일정에 스토리가 없고 큰 감동을 못 준다”고 토로했다.

 

보수·진보 오락가락 차별화 못 해
하루 600㎞ 민생행보 이어가지만
귀국 후에도 지지율 큰 변화 없어
“청년, 정 할 일 없으면 봉사해라”
기자 겨냥 “나쁜놈” 발언 구설도


캠프 내부 갈등도 메시지 혼선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김숙 전 대사가 이끄는 외교관·측근그룹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곽승준 고려대 교수 등 친이명박(MB)계 인사들 사이의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제 김 전 대사 측이 “공식 캠프 발족 때는 MB계 인사들을 정리할 것”이라고 공언하자 이명박 전 대통령 주변에선 “반 전 총장 주변 외교관들이 대선에서 두 번 실패한 이회창 전 총재 주변 서울대 법대 출신 측근들처럼 행세하고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반 전 총장은 19일 오후 4시 이 전 대통령을 직접 방문해 귀국 인사를 할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은 18일 국립 5·18민주묘지 방문을 시작으로 여수 수산시장→대구 서문시장을 돌아 충남 공주로 가는 600㎞ 강행군을 했다. 오전 7시 숙소인 전남 영암읍 마을회관을 출발해 조선대 특강, 대구 청년 리더와 삼겹살 만찬 토크 등 6개 일정을 마쳤다.
 

외교관 그룹과 MB계 내부 갈등도

하지만 반 전 총장이 전국을 돌며 쏟아내는 발언은 연일 구설을 낳고 있다. 18일 대구에서 그가 이도운 대변인에게 했던 “아니, 이 사람들이 와서 그것만 물어보니까 내가 마치 역사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나쁜 놈들’이에요”라고 한 발언도 논란이 됐다. 유엔 사무총장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던 배경을 끈질기게 묻는 기자들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 전 총장 측은 이런 해석에 대해 특별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 조선대 특강에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여러분들은 해외로 진출해 정 다른 일이 없으면 자원봉사라도 해서 세계 어려운 곳도 다녀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야당은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얘기는 희망이 있고 미래가 보일 때다. 너무 섣부르고 상처를 주는 발언”(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정효식 기자, 광주·여수=박유미 기자 jjpol@joongang.co.kr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605건 20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한국 [단독] 북핵·미사일 개발 못 막아…선제타격·요격 강화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을 보도했다. 김정은의 2017년 첫 군 관련 행보다. 지난 1일 김정은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시험발사 마감 단계”라고 주장했다. [사진 조선중앙TV]  
01-19
한국 “한·미 FTA 재협상 걱정할 필요 없으나 대비는 해야”
트럼프 오늘 취임…“한·미 FTA 재협상 걱정할 필요 없으나 대비해야”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식을 갖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오른다.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하고
01-19
한국 [단독] 정치후원금 연말정산 오류…8만5000원 환급 못 받을 뻔
직장인 이모(38)씨는 지난 17일 연말정산 서류 구비를 위해 국세청 연말정산 서비스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기부금 항목을 조회하던 이씨는 지난해 한 국회의원의 후원회 계좌로 입금했던 10만원이 ‘법정기부금’으로 분류된 사실을 발견했다. 그동안 중앙
01-18
한국 [뉴스분석] 반기문, 컨벤션효과 시들…캠프내 “감동 메시지가 없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이 18일 광주광역시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묘역을 돌아보고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추모했다. [프리랜서 오종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로 귀국 엿새째를 맞았다.
01-18
한국 [경제기획부장의 뉴스분석] 구글 막으면서 개방 외친 시진핑의 모순
자유무역 강조한 다보스 연설 세계무역 12% 차지하는 중국 보호무역 강화 땐 타격 심각 트럼프 맞선 리더십도 노려 무역불균형 시정 비전 없고 중국 내 투자장벽 언급 안 해 세계화 대신 경제 세계화 강조 인권 등 글로벌 규범 거부 뜻  
01-18
한국 [단독]황교익 "문재인 지지했다고 KBS서 출연 금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전문가그룹인 '더불어포럼'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최근 KBS로부터 출연 금지 통보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떠들썩한 상황인데도 정치 성향에 따른
01-18
한국 AI 감염된 중국인 140명…14개 지역 여행 땐 조심을
중국에서 사람이 AI(조류독감)에 감염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광둥(廣東)성을 비롯한 4개 지역은 두 가지 유형의 인체 감염 AI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18일 H7N9형 AI의 인체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01-18
한국 '정유라 이대 특혜' 김경숙 전 학장 구속
[중앙포토]   18일 최순실씨(61)의 딸 정유라씨(21)에게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를 제공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김경숙 전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62)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
01-17
한국 “동맹 중요성 잘 아는 틸러슨, 한국의 훌륭한 친구 될 것”
  미국 굴지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햄리(66·사진) 소장은 렉스 틸러슨(64) 국무장관 후보를 가장 잘 아는 인물로 손꼽힌다.   동년배로서 CSIS의 이사회 멤버인 틸러슨과 오랜 기
01-17
한국 “글로벌 영국” 메이의 결단
“유럽 넘어 세계와 거래하겠다” EU 단일시장·관세동맹 동시 탈퇴   [로이터=뉴스1] “6개월 전 영국인은 더 밝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투표했다. 지금은 위대한 국가 변화의 순
01-17
한국 [뉴스분석] 감정에 호소한 독도 소녀상, 민감한 영토문제 건드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이 17일 총리공관에서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 교황청 대사,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 추궈훙 중국 대사 등 14명의 주한 외교단 대표들과 간담회를 했다. 황 권한대행이 스즈키 히데오 일본 대사관 총괄공사와 인사하
01-17
한국 朴대통령, KT 회장에 '장시호 작성 계획서' 직접 전달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38)씨.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 최순실(61)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전 수석의 3차 공판에서 검
01-13
한국 [인구 5000만 지키자] ‘출산 늘려라’ 파격 처방…첫 애만 낳아도 최고 350…
충북 영동군이 올해 첫째 아이 출산장려금을 종전 3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11배 정도 올렸다.   첫째 아이 출산장려금으로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영동군은 또 둘째는 50만원에서 380만원, 셋째는 500만원에서 510만원으로 인상했다. &n
01-12
한국 4시간 넘도록 세월호 전원 구조 오인? “있을 수 없는 일”
“청와대 각종 보고 중에 ‘전원 구조는 오보’라는 보고가 있는데 오후 2시가 넘도록 청와대가 전원 구조 상황으로 오해하고 있을 수 있나요?”(이진성 헌법재판관)   노무현 정부 때 비서관 헌재 출석 &ld
01-12
한국 [일문일답]朴 대통령, 출입기자단 신년 인사회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를 겸한 티타임을 하고 있다.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
01-01
한국 朴대통령, 각종 의혹 전면 부인…헌재·특검 대비 여론전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를 겸한 티타임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정유년(丁酉年) 새해 첫날을 맞아 출입기자단과 신년인사 행사를 갖
01-01
한국 北 핵무력 집착 대외협상력 극대화 목적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아 1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육성 신년사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韓·美 정권교체기 노린
01-01
한국 교육부,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 1년 유예...사실상 폐기수순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룸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를 희망하는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운영하고 국·검정 혼용 체제를 도입한다고 밝힌 뒤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교육부
12-27
한국 가칭 보수신당, 새 원내대표 주호영 추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가칭) 제1회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공동창당추진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책위의장 이종구·원내수석 정양석 비박계 신당인 가칭 '개
12-27
한국 朴대통령 탄핵안, 찬성 234표 '압도적 가결'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착수…'황교안 권한대행 체제'
12-09
한국 '축제의 촛불이냐, 분노의 횃불이냐'…10일 집회 어떻게 될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문화예술인이 박 대통령 퇴진 및 구속수사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탄핵안 가결 시 축제 분위기 속 각종 정부 정책 재검
12-08
한국 "모든 준비는 끝났다"…3野, '탄핵전야' 대오정비
야3당, 탄핵안 부결시 의원직 사퇴하겠다 공언하며 국회 안팎서 밤샘농성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저녁, 탄핵안 가결을 위한 대오정비에 총력전을 펼쳤다.
12-08
한국 BBC "국민은 정직한데 상층부는 부패한 한국,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같은 일이 왜 자꾸 반복되는지를 BBC가 분석했다. [BBC 캡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관심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아지는 가운데
11-26
한국 "朴 최순실에 속았을뿐 잘못없다"…보수단체 맞불집회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주말 5차 촛불집회가 26일 열린 가운데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보수단체도 맞불 집회를 열었다. 
11-26
한국 광화문 촛불집회 마침내 150만명 돌파…전국 200만 임박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5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올리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오후 9시40분 지방 40만명 등 190만명 운집" "전세계 20개
11-26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