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부인 '부패 스캔들'에…총리 "사퇴 여부 검토" >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월드뉴스 | 스페인 총리부인 '부패 스캔들'에…총리 "사퇴 여부 검토"

박형수 기자 입력24-04-25 09:27 수정 24-04-25 09:27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부인 베고냐 고메스. 로이터=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52) 총리가 총리직 사퇴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24일(현지시간) 전격 발표했다. 스페인 법원이 부패 의혹이 제기된 총리 부인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한 데 대한 대응이다.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 등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4쪽 분량의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이 정부를 계속 이끌어야 할지, 아니면 이 명예로운 임무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알리면서 총리직 사퇴를 포함해 자신의 거취를 고민한 뒤, 결정된 사안을 오는 29일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부패 혐의로 실각한 보수 성향의 마리아노 라호이를 대신해 2018년부터 집권해왔다. 지난해 재선에 성공해 임기는 2027년까지다. 엘파이스는 “가족에 대한 조사로, 현직 총리가 사임을 심각하게 고려한다고 발표한 건 전례가 없다”고 전했다.


산체스의 이런 입장 표명은 마드리드 수사법원에서 그의 부인인 베로냐 고메스(49)의 부패 혐의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법원의 예비조사 결정은 극우 세력과 연결된 반부패 단체 ‘마노스 림피아스(깨끗한 손)’가 고메스를 기소 요청한 데 따른 조치다. 스페인에서는 제삼자에 대해 검찰을 거치지 않고 법원에 기소를 요청할 수 있는 시민 기소 제도가 있다.


마노스 림피아스는 고메스가 총리 부인이라는 지위를 남용해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고 대가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고메스는 2018~22년 4년간 IE마드리드 대학의 아프리카 센터 소장으로 일했는데, 이 시기 ‘에어 유로파’ 항공사와 이 회사의 지주회사인 글로벌리아로부터 후원 계약을 맺은 것이 문제가 됐다.


마노스 림피아스는 글로벌리아가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빠져 정부로부터 4억7500만 유로(약 7000억원)의 구제금융을 받은 게 ‘후원에 따른 정치적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고메스가 글로벌리아의 최고경영자(CEO)인 하비에르 이달고와 두 차례 만난 직후 글로벌리아가 스페인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최초의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공공계약 입찰 경쟁에도 고메스가 개입했다고 단체 측은 주장했다. 고메스는 산체스가 총리에 취임한 이후 마드리드에 위치한 콤플루텐세 대학에서 석사학위 책임자로 일해왔다. 이 대학에서 고메스의 도움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사업가 카를로스 바르라베스가 1020만 유로(약 150억원) 규모의 입찰 경쟁에 뛰어들자, 고메스는 담당 기관에 그를 추천하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라베스는 20개의 경쟁업체를 제치고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산체스 총리는 아내의 혐의에 대해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라면서 “극우 언론과 야당이 주도하는 파괴적인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이어 “나는 순진하지 않다”며 “그들이 베로냐를 고소한 이유는 불법적인 일을 해서가 아니라 단지 나의 아내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모든 상황에도, 나는 여전히 스페인의 사법 제도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메스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석사 출신인 그는 마케팅과 NGO 기금 모금 전문가로, 현재 옥스팜 등 다양한 국제기구 고문으로도 활동 중이다. 또 패션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공개 석상에서 화려한 차림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마드리드 패션위크 등에선 맨 앞줄에 자주 등장했다. 산체스 총리와는 2006년 결혼해, 아인호아(18)와 카를로타(16) 두 딸을 뒀다.


야당인 국민당은 총리가 피해자인 척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국민당은 논평을 통해 “산체스 총리는 공식 석상에서 사라지는 대신, 당과 정부, 국민 앞에 부인의 스캔들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만약 산체스 총리가 사퇴할 경우 의회가 새 총리를 뽑게 되는데, 현재 의석 분포를 볼 때 여야 어느 쪽도 과반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그가 사퇴하면 조기 총선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도우파인 국민당이 총리가 소속된 사회당을 8%포인트 앞서고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관련 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게시물 검색
Total 22,399건 3 페이지
밴쿠버 중앙일보 뉴스 목록
   뉴스 제목
캐나다 트럼프, 중범죄 유죄로 캐나다 입국 금지될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캐나다 입국이 금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캐나다 이민법 전문가 마리오 벨리시모 씨는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은 현재 캐나다에 입국할 수 없다고 밝혔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형사 재판에서 34개 혐의 모두
05-31
캐나다 캐나다군, 7만명 지원에 합격자 고작 4,000명… 심각한 병력 부족
효율적인 군 운영 위협, 인력난 해결 시급캐나다군이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7만명이 군 입대를 지원했으나 합격자는 겨우 4,000명에 불과했다. 이 문제는 현재와 미래의 군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빌 블레어  국방
05-31
밴쿠버 화이트 록 여름밤을 밝히는 나이트 마켓, 오늘 밤 개장
자료사진다채로운 현지 음식과 라이브 공연화이트 록의 새로운 나이트 마켓이 오늘(31일) 도시의 해안가에서 문을 연다. 이 마켓은 메모리얼 파크와 부두 서쪽의 웨스트 비치 산책로에서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열리며 라이브 음악, 푸드 트럭, 독특한 수공예품 등 다채로운
05-31
월드뉴스 한국, 종부세 폐지 검토…與 "상속·증여세도 손본다"
문재인 정부에서 납부 대상이 확대된 종합부동산세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옛 종합부동산세법 7조 1항, 8조 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 사건에서 이들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사진은 30일 상공에서
05-31
월드뉴스 "포르노 보는 것 같았다"…마돈나 콘서트 관객, 소송 제기
미국 팝스타 마돈나 콘서트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주장하는 관객이 정신적 피해 배상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30일(현지시간) 미 연예지 TMZ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7일 캘리포니아 잉글우드에서 열린 마돈나 콘서트를 관람한 저스틴 리펠레스는 법원에 낸 소장에서
05-31
캐나다 캐나다 이민정책 축소로 노동인력 크게 줄어
2027년, 인구 110만 명 감소"더 많은 이민자 받아들여야"'노년 인구 증가'가 더 큰 문제캐나다의 최근 이민 정책 축소가 인구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2027년에는 인구가 2.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로열 뱅크 보고서에
05-30
밴쿠버 최저임금 인상, 과연 누구에게 이익일까…
BC주 최저임금 17.40달러 시대 개막급여 오르지만, 일자리 줄어드는 악순환소상공인 타격 불가피BC주의 최저임금이 다시 인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노동 비용 상승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이 주제는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05-30
밴쿠버 밴쿠버 콘도 소유주, 1년 동안 빈집세 감사 3번 받아
반복되는 감사와 벌금, 주택 소유주들의 고충 심화지난달, 사이먼 윌슨 씨는 밴쿠버시로부터 빈집세 감사 통보를 받았다. 지난 1년 동안 세 번째 감사 통보였다.윌슨 씨는 유 스트리트에 거주하며 메인 스트리트에 세입자를 둔 작은 콘도 두 채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2015
05-30
캐나다 밴쿠버 식당들, 급등하는 올리브유 가격에 비상
올리브유 부족 사태, 지역 비즈니스들에 큰 타격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그리스 레스토랑 'Hydra Estiatorio'는 거의 모든 요리에 올리브유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 식당을 포함한 많은 지역 식품 비즈니스들이 전 세계적인 올리브유 부족으로 인한 가격
05-30
캐나다 햇볕 주의보… 캐나다 피부암 발병률 역대 최고
멜라노마 공포, 캐나다 전역에 경고음"피부암 예방 가능, 그러나 발병률은 증가 추세"여름이 다가오면서 캐나다에서 피부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캐나다 암 협회(Canadian Cancer Society)의 이오아나 니콜라 수석 역학자는 "멜라
05-30
캐나다 트뤼도 총리, 사임했으면 결혼생활 지켰을까? 새 책에서 드러난 사실들
새 책이 밝히는 트뤼도 총리의 파란만장한 통치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18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아내 소피 그레구아르 트뤼도와의 이혼을 발표한 지 약 1년이 지났다. 그의 통치 기간 동안 겪은 여러 사건들이 새로 출간된 책에서 자세히 다뤄지고 있다. 스티븐 마허 기자가
05-30
밴쿠버 BC주 근로자 3명 중 1명 생활임금 못 받아
BC주 최저임금 인상에도 더 많은 변화 필요BC주 최저임금이 토요일부터 시간당 65센트 인상되지만 시민단체는 생활고를 겪는 근로자들을 위해 임금이 더 많이 올라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시민단체인 '캐나다 정책 대안 센터'와 '생활임금 BC'가
05-30
캐나다 캐나다 국회의원 사무실, 협박 급증에 보안 강화
의원들, '잠긴 문' 정책 도입… 안전 우려 커져국회의원 사무실, 협박 속에 철통 보안 강화국회 보안 당국이 국회의원들에게 사무실의 문을 항상 잠가 두고, 사전에 약속된 사람만 들어오도록 하는 보안 조치인 '잠긴 문' 정책을 따
05-30
캐나다 자동차 결함, 어떻게 해결할까? 캐나다의 리콜 시스템 알아보기
매일처럼 들려오는 차량 리콜 소식, 안전 운행을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최근 닛산(Nissan)이 2002-2006년형 닛산 센트라(Sentra), 2002-2004년형 닛산 패스파인더(Pathfinder)와 2002-2003년형 인피니티 QX4 모델 소유자들에게 &#
05-30
밴쿠버 [The 많은 뉴스] 5월 30일(수)
▶클릭을 하면 'The 많은 뉴스'를 볼 수 있습니다. ■ 캠룹스 시장, 시 대변인 역할에서 해임■ 한화오션, 캐나다 방산 전시회서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 선보여■ 캐나다 해군, 원자력 잠수함 도입 계획 부인■ 밴쿠버 시,
05-30
캐나다 70만 달러로 살 수 있는 전국의 '꿈의 집'… 도시별 최고의 선택
도시별 집값과 주택 유형 분석캐나다의 평균 주택 가격이 70만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캐나다 주택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4월 캐나다의 평균 주택 판매 가격은 703,446달러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 사이트 Realtor.ca를 통해 70만 달러로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05-30
캐나다 문신(타투)의 숨겨진 위험, 림프종과 연관성 발견
연구 결과 문신(타투)이 림프종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스웨덴 연구진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문신 노출과 악성 림프종 위험 간의 잠재적 연관성을 발견했으며 이 결과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연구는 5월 21일 Lancet의 eClinica
05-30
밴쿠버 밴쿠버 시, 공원 이름 판매로 수익 창출 모색
밴쿠버 시는 공원과 시 소유 자산의 명칭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이는 1월에 시장의 예산 태스크포스가 제안한 17가지 권고 사항 중 하나로, 매년 증가하는 인프라 자금 부족과 재산세 인상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켄 심 시장은 "시의 연간 5
05-30
캐나다 노년층, 생활비 부담에 위험한 투자 선호 증가
고정 수익 투자 상품은 오랫동안 노년층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였지만 금리가 하락하면서 고위험 투자를 감수하려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노년층은 저축의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고위험 투자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최근 CIBC 인베스터스 에지(C
05-30
밴쿠버 주방 화기, 천연가스에서 전기 전환 시 업소 당 80만 달러
BC주의 레스토랑이 주방 화기를 천연가스에서 전기로 전환하는 데 업소 당 평균 80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이 연구는 밴쿠버, 버나비, 뉴웨스트민스터, 빅토리아, 나나이모 등 여러 지방 자치단체가 2030년 무탄소 주정부 정책을 앞두고 신축 건물
05-30
캐나다 로블로 불매운동에 코스코와 월마트에서 주로 쇼핑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로블로를 불매운동하는 캐나다인들이 주로 코스코와 월마트에서 쇼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설문 조사 기관 레저(Leger)는 캐나다인들의 식료품 쇼핑 습관과 로블로 불매운동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불매운동은 8만 6천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온라인
05-30
밴쿠버 밴쿠버 시, 보행자 안전 인프라 강화 계획 승인
시의회 만장일치 통과... 학교와 공원 우선밴쿠버 시의회는 29일 도시 전역에 보행자 안전 조치를 추가하는 계획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 계획에는 안전조치를 강화하도록 6월중에 시 예산을 재편성하는 사안이 포함돼 있다리사 도미나토, 레니 저우 시의원 2명이 제안한 이
05-30
캐나다 한화오션, 캐나다 방산 전시회서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 선보여
캐나다 방산 전시회서 국방 정책 발표… 방산 장비 계약 체결한화오션이 사상 처음으로 캐나다 방산 전시회 'CANSEC'에 참가해 차세대 잠수함 '장보고-Ⅲ 배치-Ⅱ'를 선보이며 약 550억 달러(60조원) 규모
05-30
캐나다 캐나다 해군, 원자력 잠수함 도입 계획 부인
트뤼도 총리 발언과 상반된 국방부 입장국방부, 한국 등 재래식 잠수함 도입 회의 진행 캐나다 해군이 원자력 잠수함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최근 발표한 내용과 상반되는 것으로 해군은 현재 기존의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할
05-30
캐나다 캠룹스 시장, 시 대변인 역할에서 해임
갈등 끝에 시장 배제, 부시장 대변인 임명캠룹스 시의회, 시의원들과의 불화로 시장 역할 변경 결정캠룹스 시의회는 리드 헤이머-잭슨 시장을 시의 공식 대변인 자리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헤이머-잭슨 시장은 2022년 BC주 캠룹스 시장으로 선출된 이후 시의회와 여러 차
05-30
회사소개 신문광고 & 온라인 광고: 604.544.5155 미디어킷 안내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상단으로
주소 (Address) #338-4501 North Rd.Burnaby B.C V3N 4R7
Tel: 604 544 5155, E-mail: info@joongang.ca
Copyright © 밴쿠버 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ro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